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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런던&해외 이슈

담배 밀수와의 전쟁. 영국 정부의 대처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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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담뱃값은 아주 비쌉니다. 우리 나라 담뱃값과 비교해서는 종류에 따라 2배에서 4배가량 차이가 나고 있죠. 말보로 한 갑만 해도 우리 나라 돈으로 약 9000원 정도합니다. 환율이 올랐던 몇 주전에는 한 갑에 만원가까이 하기도 했죠. 

 

영국에 있는 유학생들은 이 사실을 알기에, 누가 한국에서 온다고 하면, 담배를 꼭 사가지고 오라고 부탁하기도 합니다. 여행객은 돈 대신 담배로 민박집 숙박료를 낼 수도 있죠.

 

이런 살인적인 영국의 담배가격은 역시 우리 나라 말고도 다른 나라 담배 시세와 비교해도 아주 높나 봅니다. 영국 담배 가격 중 세금이 77%라니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죠. 웬만한 국가 보다도 담배가격에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영국은 아주 큽니다. 그래서, 중국인, 터키인 그리고 동유럽인 등이 상대적으로 싼 가격의 자기 나라에서 밀수해 온 담배를 길거리에서 버젓이 팔고 있죠.

 

영국 정부가 오랜 기간 담배 밀수와 싸우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세수 확보라는 측면이 강합니다. 담배를 몰래 들여 오면, 그것 자체가 블랙 이코노미(Black economy, 지하경제)이기 때문에, GDP에도 잡히지 않을뿐더러 각종 세금도 피해갈 수 있죠. 지금 담배피시는 유학생들도 담배가격이 만원이라고 치면, 한 갑당 7700원은 영국 정부 세금으로 내는 셈입니다. 세금은 뭐 영국 지역 개발에 잘 쓰이겠죠.

 

하지만, 잔머리 굴리는 밀수꾼들은 여전히 런던의 길거리에서 활개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런던 경찰의 눈을 피해 이러저리 자리도 옮겨가면서 잘 팔고 있죠. 이들을 볼 수 있는 곳은 주로 런던 동쪽의 해크니(Hackney), 런던 북쪽의 홀로웨이 로드(Holloway Road) 그리고 런던 남쪽의 페켐(Peckham)지역으로, 이민자 혹은 불법체류자가 많은 그런 지역입니다. 이들은 일은 하지도 않고, 하루 종일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담배 좀 사라고 하죠. 영국의 저소득층이 주고객입니다.

 

최근 들어, 담배 밀수꾼들에 대한 강한 단속을 해야 한다는 각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영국내에서 들리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내 사회 단체들은 영국 밀수꾼들의 담배 판매로 인해, 흡연률이 전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여기에 따른 사회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담배 가격이 10% 오르면, 그 소비량은 4% 준다는 선진국의 경제원리는 철저히 무시하고 있고, 또
영국 정부의 사회 보장제도에 가장 대치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영국의 NHS(National Health Service, 의료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지만, 지금 NHS는 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한 때 유료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었습니다. 담배 많이 피면, 병원에 자주 들락날락 할 일이 많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죠.

 

정부는 이런 사회단체의 로비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세금을 높이는 정책을 썼지만, 밀수꾼은 아직도 활개를 치고 있으니, 이들이 경제에는 도움도 안되고, 또 사회 비용이 세금 수익보다 많으니, 세금만 무작정 높이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나 봅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기존의 관세청과 출입국관리소에 더해 담배 밀수를 막고 런던 길거리의 밀수 담배 판매만을 막는 작지만 전문적인 정부기관을 곧 만들거라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포착되었습니다. 만약 설립된다면, 세계 최초의 담배밀수관리국(가칭)이 되겠네요.

, 지금은 불황을 해쳐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인해 담배 가격에 대한 부가가치세도 17.5%에서 5%로 줄어든 상황입니다. 담배 가격 하락은 담배 소비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사회단체의 반발이 조금은 예상되지만서도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밀수 담배와 적법한 담배 가격 차이를 줄여 사람들의 소비 습관을 바꾸고자 하는 영국 정부의 소극적인 자세를 나타낸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영국 정부의 담배 밀수와의 전쟁.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의 마지막에 누가 웃을 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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