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몇 년전 세계랭킹 100위에 들었다고 한다. 국민적으로도 큰 쾌거라고 생각하며, 나머지 후발 대학교도 꼭 톱100 혹은 톱10에도 껴서 세계 명문대와 경쟁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서울대 등 소위 한국의 명문대라고 하는 곳들에 한국의 모든 학생들이 입학할 수는 없다. 나는 정원론자(定員論者)로서, 어떤 것이든 정원이란 것이 있고, 이 정원은 꼭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 공간과 교수 수는 한정되어 있고, 이런 제한된 조건 속에서 학생 수가 많아진다면, 교육의 질은 물론 위에서 큰 쾌거라고 했던 대학이 톱100위 밖으로 순식간에 내동댕이쳐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한국에서 명문대라고 불리는 곳은 몇 있다고 한다. 괜히, 논란만 일으킬 테니 열거는 하지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나라 총 인구 대비 대학생 숫자를 선진국에 맞춘다고 할 때, 나머지 대학교는 솔직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충 선을 긋자면, 하위 50%는 필요 없어 보인다. 왜 우리가 선진국에 맞춰야 하냐고 반문하겠지만, 이것은 지금 겪고 있는 실업률만 봐도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취업에도 정원이 있기 때문이다.
이름 모를 사립대에서 아무리 뛰어난 학생이라도 명문대 학생에 비해 취업이 안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이 학벌사회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도 아니고, 이것은 아무리 학벌사회 타파라고 외쳐도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바뀌지 않는 한국 사회의 고정관념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래도, 나름 4년간 대학물도 먹고 캠퍼스 생활도 했는데, 그런 수준 낮은 중소기업에서 일할 수 없다고 하는 이름 모를 사립대생에게는 대학이 기대치만 높여준 꼴이 된다. 이들은 정원 초과를 무시하고 동시에 직무 유기까지 범하고 있는 셈이다.
내가 있던 영국만 봐도 대학교 진학률이 한국과 비교해서 높지가 않다. 대학교 가지 않고, 기술만을 배워 혹은 그냥 자격증 하나만으로 대학교 나온 사람보다 잘 사는 사람들이 많고 실제로 그렇게들 많이 한다. 예를 들어, 버스 운전사들은 대형 버스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데, 그 일이 힘들지만, 소득은 공인회계사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다. 또, 한국에서 낮춰 보는 배관공이나 건설 노동자 등의 임금도 회사원과 비교해서 결코 낮지 않다. 내가 말하고 싶은 말은, 이제 기술만 있어도 먹고 살만한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어차피, 한국은 선진국으로 가는 도중의 나라(Developing country)이고, 영국이란 선진국에서는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 만약, 집에 변기가 꽉 막혔는데 뚫리지는 않고, 누구 하나 고치러 오는 사람이 없다면, 당연히, 배관공을 부르는 데 돈을 많이 지불해야 할 것이다. 70년대 경제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지어진 한국의 아파트, 주택, 빌딩 등 노화되는 곳이 많아 조만간 배관공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따라서 곧 그들의 시대가 올 수 밖에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영국처럼 대학교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하는 인식은 사회전체적으로 합치된 인식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대학교 나오지 않아도 낮춰 보지 않고, 그 사람의 됨됨이와 기술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고용주에게 알리고 권장해야 한다.
또 하나의 방법은 기술을 가진 사람이 스스로 좀 당당해지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와이셔츠에 넥타이’ 앞에 기죽지 않는 ‘청바지에 면티’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4년제보다 2년제라는 것이 오히려 이점이 훨씬 많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가령, 웹사이트 하나를 뚝딱 만드는 전문대 컴공의 실력을 4년제 경영 출신에게 보여주면서 으스대기도 하면 될 것이다. 이런 작지만 큰 일이 모여,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 인식 변화는 더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다.
꼭 4년제 대학교라고 해서 다 같은 4년제가 아니다. 4년이라고 하지만, 다른 대학교에서 2년만에 배울 것을 4년만에 깨친 것일 수도 있으며, 심하게 말하면, 4년동안 배운 것은 하나도 없을 수도 있다. 더 말할 필요 없이 4년제 명문대가 아니라면, 기술을 배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지금 취업 정원은 기술로밖에 뚫을 수 밖에 없고, 나중에는 영국처럼 하찮은 기술처럼 보이지만, 그런 기술로도 떵떵 거리며 살 때가 오기 때문이다.
"Dreams come true, London po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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