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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금융권, 연말 성과급 잔치할 생각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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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올해의 마지막 12월이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연말이면 사람들은 들뜨게 된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한해 동안 열심히 일한 노동자에게 보너스란 이름으로 성과급이 주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기업마다 다를 수 있다. 보너스도 수익이 나고 있는 기업에서나 가능하지 손실을 보고 있거나 미래가 불투명하여 비실비실하고 있는 기업은 보너스는커녕 감봉만이 기다릴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건네고 싶다. 좋은 기업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은행, 증권회사 등 금융권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은행, 증권회사에서의 성과급은 정당하지 못한 수단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그 원천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정당하지 못한 수익으로 성과급을 준다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 아무리 소매치기가 지갑을 훔쳐 그 안에 있는 돈을 기부하더라도 그 행위 자체가 정당화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 왜 그런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은행은 부당이득을 취하는데 선수

 

은행이나 증권회사를 소매치기로 비유한 것을 두고 너무 심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음을 이 글을 좀 더 읽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은행의 부당이득 취득은 너무나 흔하다. 가령, 한국은행이 이자율을 높이면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발빠르게 올리지만, 이자율을 낮추더라도 대출금리 내리기에는 아주 인색하다. 그리고, 예금 금리에 있어서는 그 반대로 행동한다. 가뜩이나 낮은 예금 이자를 주면서 대출금리로 서민들의 이자를 조금씩 매달 빼가는 것이 은행인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고액 자산을 가진 사람에게는 온갖 무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온갖 자질구레한 수수료를 부담시킨다. 이것도 너무나 흔한 은행의 꼼수다. 은행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은행을 자주 이용한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은행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당연히 고액자산가일 수 밖에 없다. 돈이 많으니 당연히 은행을 많이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서민들은 그런 혜택조차 받을 수 없고, 이체 수수료, 송금 수수료, ATM 기계 수수료 등 온갖 이름의 수수료를 부담할 수 밖에 없다. 이들 수수료는 건당 금액이 작아 보이지만, 이슬비에 옷 젖는 것 모르듯이 은근히 서민들에 부담된다. 나도 ATM 수수료 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지금 우리 나라 농협, 수협을 포함한 18개의 시중 은행들은 이런 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번 순이익이 올해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당연히 연말 성과급 잔치가 벌어질 것으로 본다. 서민들로부터 자질구레한 수수료 수입을 모아 그리고 예대금리 차이로 쉽게 돈을 더 모아 그들의 배를 불리는데 쓰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합법적으로 서민들의 돈을 가로채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은행의 수수료와 예대금리가 아닌가 한다.  

 

은행들은 성과급을 주지 말고 공적 자금부터 갚아야

 

이렇게 성과급을 주는 은행 외 금융기관들은 사실 국민이 주인이다. 1998 IMF 때는 파산한 은행을 국민들이 살린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4년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때에도 은행들은 또 공적 자금을 빌려갔다. 은행들이 IMF 때와는 또 다른 금융 위기가 올까 두려워 정부로부터 막대한 금액을 차입한 것이다. 이렇게 은행들이 받은 공적 자금은 국민의 세금이며, 어떻게 보면 우리 나라 은행들은 국민들에게 돈을 빌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오히려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것처럼 은행에 대출받으러 가면 은행 직원들이 더 콧대가 높다. 어이가 없다.

 

더 문제는, 우리 나라 은행들은 이런 공적자금을 4년이 지난 오늘까지 갚지도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농협 7500, 국민은행 6000, 우리 은행도 7000억원을 여전히 갚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공적 자금을 갚지도 않고 있으면서 성과급 잔치라니 말이 안된다. 먼저 국민들로부터 빌린 돈부터 다 갚고 나서 그들의 이득을 취해야 하지만, 지금은 주객전도가 된 셈이다.

 

입장 바꿔 한번 생각해보자. 은행은 내가 300원만 연체되면 기재된 날짜까지 돈을 갚으라고 편지를 보낸다. 바빠서 그 사실을 잊어버려 갚지 못했다. 그랬더니, 이제 전화를 해서 나보고 300원을 갚으라고 한다. 껌값도 안되는 300원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시간이 또 흘러갔다. 그랬더니 이제 은행은 편지와 전화를 동시에 한다. 한번 어디까지 하나 두고보자 생각하면서 전화를 받지 않으니, 한동안 전화가 없다. 잊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달 뒤에 다시 387원 갚으라고 전화가 왔다. 한 달 사이에 연체 이자가 붙은 것이다.

 

약간 과장된 이야기지만, 은행들은 이렇게 작은 돈이라도 빨리 받으려고 하면서 몇 천억이 되는 돈을 4년이 지나도록 갚지 않고 있다. 돈이 없으면 이해하겠지만, 그렇지도 않다. 위에서 말했듯이, 우리 나라 은행들 올해 순이익만 10조 가까이 된다. 돈은 갚지 않고 그 돈으로 성과급 잔치를 하겠다니 내가 정당하지 않고 옳지 않다고 하는 것이다.

 

아직도 이해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이렇게 생각해보자. 친구가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100만원을 빌려줬다. 돈이 생기면 갚겠다고 하면서 빌려간 것이다. 그런데, 그 친구가 우연히 산 로또가 1 10억에 당첨되었다. 돈이 생긴 친구에게 이제 돈이 생겼으니 돈을 갚으라고 말했더니, 친구는 갚을 돈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친구는 100만원은 물론 10억까지 모두 흥청망청 다 써버렸다. 지금 우리 나라 은행이 이런 추태를 부리고 있는 셈이다. 돈이 있으면서 돈을 갚지 않고 그 돈으로 자기 욕심만 채우겠다는 것이다.

 

증권회사는 도대체 왜 성과급을 받아야 하는가

 

이번에는 증권회사를 한번 보자. 우리 나라 증권회사가 돈을 버는 수단은 HTS 수수료가 크다. 기업의 자문, 증권의 발행, 리서치 등으로 돈을 버는 회사도 있긴 하지만, 여전히 어떻게 하면 우리 나라 전체 주식 투자자 99%인 개인투자자들이 더 많은 거래를 하도록 유도할까 고민하고 있는걸 보면 그들이 얼마나 HTS 수수료에 집착하는지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개인들을 주식 투자하도록 유도할 때, 그리고 그 유도가 성공할 때 증권회사가 성과급을 준다는 말이다. 이것은 보다 잦은 단기 매매를 유도하여 전문적 지식이 없는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게 만들면서 오히려 그들은 성과급을 받아간다는 뜻이다. 이건 마치 꼬마아이들을 꾀어 사탕을 판 사탕장수는 돈을 벌겠지만, 사탕을 사먹은 꼬마아이들은 곧 이빨이 썩게 된다는 논리와 아주 비슷하다. 어떻게 보면, 이들은 건전한 주식 투자 문화를 해하며, 투자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개인투자자들이 빈번하게 투자를 하겠금 유혹하는 사회악인 셈이다.

 

게다가, 증권회사는 일반적으로 증시가 올라야 수익을 낸다. 그리고, 어제도 그랬지만 사이드카가 발동하면서 코스피 1900선을 넘었다. 이렇게 주식 시장이 활발해지면 증권회사는 돈을 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증시가 오른 것과 증권회사 직원의 능률 혹은 집단의 작업 성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 증권회사 직원들이 머리띠를 싸매 열심히 일해서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또 증시가 올라간 것이 아니란 뜻이다. 하지만, 증권회사는 꼭 증시가 올라간 것이 곧 그들의 능력인양 성과급을 받아먹고 있다. 성과급의 정의를 보면, 개인 혹은 조직구성원이 달성한 성과에 따라 받는 보상을 말하는데, 증권회사는 남이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 공짜로 점심을 먹겠다는 어이없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제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자.


금융권 성과급. 국민들에게 결코 정당화될 수 없으며, 당연히 연말 성과급잔치도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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