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다처제는 여성에 대한 독점
일부다처제는 그 이름처럼, 한 남자가 여러 명의 여자와 결혼을 할 수 있기에 여성들을 독점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요즘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마치 여성이 시장에 전시되어 팔리는 것처럼 일부 돈 많은 남성이 여러 여성들을 살 가능성이 높다. 돈이 많다면, 그만큼 여러 명의 부인과 많은 자녀들이 있어도 경제적으로 살아가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시장 독점이고, 경제학에서 말하는 독점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지는 다들 알 것이다.
독점이란 지위를 악용해 시장을 장악하고, 가격을 그들 마음대로 조정하여 폭리를 취하는 것이 독점 기업이다. 가령, 휴대폰 제조업체가 하나 밖에 없다거나 카메라를 만드는 기업이 하나 밖에 없다면, 당연히 우리들은 거액의 돈을 주고 휴대폰이나 카메라를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독점 기업은 시장 내 그들 혼자만 있기 때문에, 서비스도 좋지 않고, 고객 만족 보다는 어떻게 하면 폭리를 취할 지만 고민한다. 결국, 소비자들은 경제적인 손해는 물론 정신적인 피해까지 입게 되는 것이다.
일부다처제도 마찬가지다. 한 남자가 부자라고 하여 그 자본적인 이점을 들어 여성들을 독점한다면, 그것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독점적 폐해와 시장 불균형을 조장한다. 가령, 한 젊은 재벌가의 총수가 일부다처제를 이용하여 여러 명의 여성들을 부인으로 삼는다고 하자. 돈이 많으니 당연히 자손을 많이 낳아도 상관이 없고, 만약 계열사까지 여러 개 된다면, 사돈의 팔촌까지 손을 벌릴 필요 없이 나중에 자신들의 자녀들 각자에게 하나의 계열사를 맡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가능한 한 최대한의 자손을 보려고 하는 재벌가의 총수는 사실 한 명의 부인으로는 감당하기 힘들 수 있다. 여성은 신체학적으로 가임 기간, 임신 기간, 출산 및 산후 조리 기간 등이 있어 하루빨리 자식을 보려는 재벌 총수로서는 그 여성의 컨디션 조절을 기다리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재벌 총수는 아들을 원하지만, 임신을 한다고 해서 다 아들이라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일부다처제는 이런저런 제약 없이 그 유전자의 계승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한 마디로, 부자들은 일부다처제에 찬성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학의 독점의 폐해처럼 일부다처제로 여성에 대한 독점이 된다면, 사회간 불균형이 심해지고 갈등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가난한 자들은 결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점점 소외되게 된다. 지금도 농촌에서는 동남아시아 신부를 받아들이는 마당에, 만약 지금 일부다처제가 실행된다면 농촌 노총각뿐 아니라 도시 총각들도 결혼 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요즘은 남녀 인구 비율도 맞지 않기에 그 고통은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즉, 이런 자본주의 논리가 허용되는 사회 속에서 일부다처제가 된다면, 가진 자만 더 갖는 그런 계층간 극단적 불균형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부자 남성들만 일부다처제를 원할까
일부다처제를 남성, 특히, 그 중 일부 돈이 많은 남성만 원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 될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가뜩이나 자본주의 논리가 판치는 사회 속에서 돈을 원하는 것은 꼭 남성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한 젊은 여성에게 재벌가의 5번째 부인이 되는 것과 상대적으로 가난한 일반 직장인의 첫째 부인이 되는 선택권이 주어졌다고 하자. 과연 이 여성은 어떤 남성을 선택할까.
물론, 여성마다 그 선택이 다를 수 있다. 당연히, 상대적으로 재벌가보다는 가난하지만, 아직까지는 일반 직장인의 부인이 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나라는 자본주의 사회라는 것과 이런 자본주의 사회 속 여성들은 종종 재벌가의 5번째 부인이 되는 걸 선택하길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런 여성들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점점 자본주의와 물질주의에 물들어 가고 있는 여성들이 많고, 그 속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수록 그들은 재벌가 혹은 그 돈에 현혹되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주변을 둘러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여대생들은 공부보다는 명품 가방이란
물질을 더 좋아하고, 그 명품을 사기 위해서는 어떤 알바라도 거리낌 없이 하고 있으며, 남자들의 진심보다는 손목에 차고 있는 명품 시계와 타고 다니는 외제차에 더욱 눈길이 간다. 재벌가의 5번째 부인이 마음씨 좋은 일반 직장인의 첫째 부인보다 더 낫다는 선택도
무리가 아닌 것이다. 즉, 자본주의사회 속에서 만약 여성이 자발적으로 원하다면, 아무리 법으로 제한한다고 해도 일부다처제의 가능성은 그만큼 열려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여성 개인의 선택 문제만이 아니다. 캘리포니아대학(UCSB)의 경제학자 시어도어 버그스트롬 (Theodore C. Bergstrom)은 일부다처제에 경제학 모델을 적용해,
상대적으로 가난한 가족은 거액의 돈을 받고 재벌가 같은 부자 남성에게 딸을 보내고, 그
거액의 돈을 가지고 가족 내의 아들을 같은 방법으로 장가 보내는 데에 쓴다는 톱니바퀴식의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즉, 일부다처제는 여성 개인의 선택뿐만 아니라 사회를 지탱하는 가족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며, 이것은 자본주의화가 더욱 거세질수록 가족의 존속을 위해 200여전 흔했던 일부다처제가 현대 사회에 다시 유행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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