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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적 시선

경제학으로 보는 교회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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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다. 사람들이 믿고 싶은 어떤 종교가 있다면, 그것을 믿을 수 있다는 자유 말이다. 하지만, 가끔 이런 자유가 사람들에게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우리 아파트 창문만 내다보면 교회의 십자가가 3개나 보이기 때문에, 가끔 우리 나라가 예수의 나라가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는 것이다. 물론, 나는 무교라 그 십자가를 보고도 아무 감흥이 없다. 그나마 어렸을 때, 드라큘라를 만나면 꺼낼 요량으로 십자가를 나도 모르게 신성시 했지만, 커가면서 자연스레 사라졌다. 아마 산타클로스가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쯤 드라큘라의 존재도 믿지 않은 것 같다.

 

교회는 공급자, 신도들은 수요자

 

교회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교회에 가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교회도 여러 개 종파가 있다고 하지만, 나는 솔직히 뭐가 뭔지 모르기 때문에 여기서 그냥 신도라고 하겠다. 이 신도들은 경제학적으로 보면, 소비자 혹은 수요자나 다름이 없다. 교회에서 제공하고 있는 일련의 위안, 평안, 영적인 삶 혹은 윤리적 반성, 죄의식의 삭감, 감정적 충만 혹은 사회적인 연결 등을 얻기 위해 교회를 다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신자들은 이것들을 얻기 위해 헌금이란 것을 낸다. 마치 마트에서 이것저것 장을 다 보고, 계산대에서 돈을 지불하고 나오는 것처럼 이들도 교회 안의 의식이 끝나면 돈을 내고 나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헌금은 교회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라는 점이다. 마트와 마찬가지로, 이들도 교회에 오는 신도들이 많아야 수입이 늘어난다. 쉽게 생각해서, 교회에 오는 사람이 많을수록 이들이 지갑을 열 가능성도 커지고, 당연히 헌금의 액수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전도를 통해서 자기 교회로 새로운 신도를 모집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새로 생긴 교회일수록 이렇게 새로운 신도를 전도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다. 또한, 우리 집에서 보이는 세 개의 교회들처럼 종기종기 좁은 지역에 모여 있는 교회일수록 그 경쟁은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교회가 많이 생기는 것은, 교회를 믿는 신도가 수요자라고 했던 것에 미루어, 공급자가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 교회가 많이 생기면, 교회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양이 많아지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수요자는 별로 없는데, 공급이 많아지면 당연히 가격이 떨어지는, 즉 교회당 헌금 액수가 떨어지는 공급 충격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좁은 지역에도 아랑곳 않고 생겨나고 있으니 다소 경제학 이론과는 벗어나는 듯 하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제학자 세이(Jean B. Say) 19세기 초반 이런 주장을 했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을 주장한 것이다. 이것을 우리 나라에 늘어나는 교회에 적용하면 아주 무서운 결과로 이어진다. , 세이의 법칙대로라면, 교회(공급자)가 확장을 하면 할수록 교회 신도(수요자)가 늘어난다는 논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무섭지만 우리 아파트 앞에 보이는 교회들만 봐도 그렇고, 또 이슬람교가 국교인 나라에 가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추방당했다는 뉴스도 종종 들리니, 그들의 수요를 창출하려는 움직임은 전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경제적 불균형과 시장 교란 상태

 

교회들이 정말 세이의 법칙을 알아서 교회를 마구마구 세우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의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하는 듯 싶다. 만약 교회를 세워 신도도 안 모이고, 헌금도 안 모이면 그들 스스로 문을 닫고 다른데로 장소를 옮겨야 하지만, 그런 곳은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공급자가 많아지고 적정 수의 수요자가 그 공급을 따라가는 세이의 법칙따라 안정적인 현상으로 보이더라도, 지금 우리 나라 교회는 경제학적으로 볼 때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일부 교회의 독점 현상 때문이다. 독점 기업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다들 알 것이다. 독점이란 지위를 악용하여 시장을 장악하고, 가격을 그들 마음대로 조정을 하여 높게 받으려고 한다. , 경쟁자가 없으니 서비스도 좋지 않고, 고객 만족보다는 그들 수익에 더 매진을 한다. 일부 교회도 마찬가지다. 종종 일부 교회는 독점 기업처럼 거의 모든 신도를 독점하는 경향이 있다. 시장 불균형을 조장하는 것이다.

 

이런 독점 교회의 문제점은 위에서 말한 교회의 서비스, 가령 위안, 평안, 영적인 삶 등의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사람 수가 많으니 교회가 복잡해지고, 주변 주차난도 심각하며, 그야말로 주중에 사람에 부대끼며 살았는데, 주말에도 사람에 부대끼며 괴로워한다. 위안과 평안을 얻기 위해 교회에 갔는데, 혼란과 번잡스러움만 얻고 온 셈이다. 게다가, 교회는 신도가 많다는 그 사실만으로 그들 스스로 의기양양해진다. 요즘에는 무슨 교회가 정당을 만들어 정치에 끼어든다는 소리까지 나오는데, 이런 것들이 바로 시장을 교란시키는 독점 교회의 폐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독점 교회의 막대한 소득에 관한 불편한 진실

 

독점 교회는 어마어마한 신도들로 구성되어 있는 하나의 종교집단이다. 매주 몇 십만 명의 사람들이 왔다가 가는 곳도 있다. 상암월드컵 경기장이 꽉 차면 65천명 정도 되는데, 이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매주 교회를 방문하는 것이다. 정말 엄청나다.

 

더 엄청난 것은 바로 그 헌금의 액수다. 50만 명의 신도가 오는 교회라면, 일인당 천원으로 계산해도 어마어마하다. 다들 알겠지만, 교회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교회의 헌금에 대한 법인세도 내지 않을뿐더러 교회가 목사에게 주는 월급에도 소득세가 붙지 않는다. 케이먼 제도, 스위스 혹은 홍콩이 조세 피난처(Tax Heaven)가 아니라 실질적인 조세피난처는 바로 우리 나라 안에 있는 수많은 교회들인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교회의 수입이 많아지면, 교회의 사업도 활발해진다.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이다. 가령, 돈에 여유가 있는 교회는 당연히 땅을 사고, 빌딩을 사는 등의 부동산 투자도 한다. 아니면, 신도를 더 늘리기 위한 광고를 한다. 마트에서 손님을 끌기 위해 TV광고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교회의 본 사업을 제쳐두고 이런 부수적인 사업을 한다면 그만큼 비리가 많아진다. 돈과 관련된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만큼 비리의 유혹도 많이 생기는 것이다. 또, 종종 교회 목사들끼리 이 수익을 서로 갖기 위해 싸운다는 소식을 들으면 허탈한 웃음까지 나온다.

 

이렇게 경제학으로 본 우리 나라 교회의 현 상황은 예전 우리 나라의 IMF 시대 때처럼 아주 좋지 않다. 하지만, 더 안타까운 점은 IMF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도했던 재정 혹은 통화 정책 같은 방법이 우리 나라 교회 문제에 있어 전혀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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