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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페르난도 토레스: 그의 도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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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5 6, 잉글랜드에서 열린 '유로피언 챔피언십 16세 이하(Euro2001-U16)'의 결승전이 선더랜드의 홈 구장인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시작되었다.


결승전은 유럽의 두 전통 강호 프랑스와 스페인. 특히, 그 당시 16세 이하 프랑스 팀은 주 공격수 시나마 퐁골이란 선수를 중심으로 동급 최강이란 칭호가 붙어졌었고, 이런 모두의 기대에 보답하듯 프랑스는 4강전까지 5경기에서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채 17골을 퍼부으며 막강화력을 자랑했다. 모든 언론들은 유로2001-U16 우승은 프랑스의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청소년 대표 경기지만, 3만 여명의 관중이나 운집했고, 기대에 부응하듯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접전을 치렀다. 90분간의 혈투끝에 우승한 팀은 스페인. 이 경기 유일한 골인 76분 페널티 킥 골로 승부가 갈린 것이다.


이 골의 주인공은 4
살 때부터 형의 공을 빼앗아 문 사이를 골대 삼아 플레이 하길 좋아하던 소년, 바로 페르난도 토레스였다.


토레스의 이 골로 스페인은 6
번째 16세 이하 유로피언 챔피언십을 우승했고, 프랑스 팀과 시나마 퐁골로 집중되던 언론은 토레스한테 초첨을 맞추게 된다. 드디어, 토레스의 축구 인생에 있어 최대의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이다.


16세의 소년
, 스타가 되다

우승 직후 토레스는 그야말로 유명세를 치러야 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축구 전성기를 이끌어 갈 재목 그리고 더 나아가 스페인 축구계의 미래라는 칭찬이 항상 그를 따라 다녔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얻은 갑작스런 유명세에 우쭐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토레스의 성격상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끈질김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강인함과 의지를 쏟아 자신의 역량에서 벗어난 것에도 도전을 해야 하고 마는 성격이 아주 강했기 때문이다.


사실 유로피언 챔피언십2001-U16
출전 자체도 부상으로 불투명했으나 의지로 이겨낸 것이었다.


시합을 앞두고 다리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지만,
생애 처음으로 맞은 스페인 대표 발탁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결국 출전하게 된 것이다. 부상으로 3개월을 쉬었지만, 아직 시합 전까지 5개월이 남아 그 기간 동안 몸 컨디션을 올리면 자기의 실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믿었던 그였다.


책임감이 투철한 소년


,
토레스는 우승 직후 여러 클럽의 구애를 받게 된다. 스페인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등 유럽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킨 것이었다. 특히,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의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의 집합소라고 불리는 아스날은 유로피언 챔피언십 이전부터 일찌감치 그의 재능을 눈치채 그의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토레스는 아스날의 끈질긴 구애를 물리치고 AT마드리드에 남게 된다. 유소년 팀 때부터 자신을 믿어온 AT마드리드에 남아 우승으로 보답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책임감으로 토레스는 매 경기 열심히 뛰었다
.


유소년 팀 최연소 나이인 10
세에 AT마드리드 유소년 팀('꼴초네로')에 입단한 토레스는 15세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벤투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 등 유럽 명문 유소년 팀과 대결을 펼쳤던 '나이키 컵'에서 우승을 했다. 16세와 17세 때에는 스페인 국가 대표로 참가, 유로피언 챔피언십 16세 이하와 유로피언 챔피언십 19세 이하 우승컵을 따면서 그 나이 또래에 적수가 없음을 유럽 무대에 알렸다.


하지만,
유로피언 챔피언십 우승 후 그에게 AT마드리드 1군으로 발탁의 기회가 생기면서 새로운 책임감이 요구되고 있었다. 바로, AT마드리드를 1부 리그로 승격시키는 것이 그것이다.


팀의 라 리가 승격이란 도전


16
세 이하 유로피언 챔피언십 우승 후 토레스는 AT마드리드 1군으로 전격 발탁되었다. 그의 나이는 아직 16, 팀 내 최연소 1군 멤버다.

하지만, 그의 팀은 스페인의 1부 리그(라 리가)가 아닌 2부 리그(세군다 디비젼)에 있었다. AT마드리드는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 연고를 두고 있으나, 레알 마드리드의 화려한 축구 성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을 냈다. '아틀레티코의 희망','스페인 축구의 미래'라는 언론의 찬사를 한껏 받아온 그였기에 2부 리그로 떨어진 팀을 승격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과 그에 따른 도전 정신은 누구보다 강했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첫 무대 데뷔 소감을, "
그 날은 무척 더웠지만, 우리는 이겨야 했다. 이번 경기를 꼭 이겨야 라 리가로 승격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선수들이 부담감을 가졌지만,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뛰어 다녔다. 하루빨리 꿈의 무대에 가고 싶었다 " 2001년 5월 27 2부 리그 레가네스와의 원정경기를 회고했다.
하지만, 축구는 1명이 아니라 11명이 하나로 되어 싸우는 경기, 토레스 혼자만으로는 벅찬 일이었다.


데뷔 해에는 아직 토레스의 역량을 충분히 드러내기도 어려웠거니와 조직력 혹은 팀과의 융화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팀이 2부 리그로 떨어진 이후라 하셀베잉크나 베이블 등 주축 선수들도 떠나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였다.


데뷔해가 아니면 어때
, 내년을 위해


어쩌면 이때 1
부 리그 진출 실패가 토레스에게 정신적으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던 혹은 그 반갑잖은 경험에서 성숙함을 배울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토레스는 자신의 데뷔 해에 1부 리그 승격을 실패한 것에 대해, " 2부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겼지만, 1부 리그 승격이 되지 못해 이기고 나서도 팀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나의 데뷔 그리고 1군으로 올라와 넣었던 골들이 1부 리그 승격에 도움이 되었다면 무척 기뻤을 것이다. 큰 실망을 하루빨리 잊고 새로 준비하려고 했다 " , 쓸데없는 실망감을 버리고 철저한 준비로 내년을 위한 재도전을 기약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에 거짓말 같이 AT마드리드는 승점 79(2위 라싱과 7점차)으로 2부 리그 강등 2시즌 만에 다시 스페인 최고의 리그로 복귀하게 된다. 모든 선수들이 이 사실에 기뻐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토레스 스스로도 '소년의 꿈'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었다. 스페인의 가장 높은 레벨의 축구를 하기 위한, 그래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토레스 자신의 꿈을 이룬 것이었다.


캡틴 토레스의 등장


자신의 축구 재능을 더욱 갈고 닦을 수 있는 무대에 등장한 토레스는 아직 유망주에 불과했다.
하지만, 임대 다니고, 출전 시간이 적은 다른 유망주들과는 달랐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토레스가 축구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가졌고, 토레스의 출전 시간은 그를 성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승격된 첫 시즌인 2002-03에는 31경기에 14, 두번째 시즌에는 40경기 21골 등 출전시간은 물론 그가 기록한 득점과 경기 내용이 날로 향상되고 있었고, 당연히 토레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팀원 모두가 갈망하던 AT
마드리드의 라 리가 진출 후 토레스에게는 또 다른 특별한 날이 다가왔다. 2시즌 후 토레스는 AT마드리드의 주장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것은 19세의 나이에 출중한 실력, 통솔력, 카리스마 그리고 리더십 등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했고, 토레스 자신에게는 또 다른 책임감을 의미했다.


토레스는 종종 AT
마드리드에서 보낸 10년이란 세월에 대해, "나는 자유로웠다. 자유로웠기에 행복했다' 라며, AT마드리드 유소년 팀을 거쳐, 1부 리그 진출에 최연소 주장직까지 맡았다는 것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을 숨기지 않았다.


리버풀에서 알린 그의 이름
, 토레스


정든 AT
마드리드 생활을 뒤로 하고 토레스는 지난 여름 AT마드리드를 떠나 2100만 파운드( 360억 원)에 프리미어리그 빅 4라고 불리는 리버풀에 입단했다.


스페인에서의 익숙한 축구 인생을 뒤로 하고 낯선 땅 잉글랜드로 건너온 것이다.
잉글랜드는 보다 거친 몸싸움과 빠른 템포의 축구를 구사하는 등 지금껏 토레스가 해오던 축구 스타일과는 다른 색다른 경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토레스의 이적 결정에 고개를 갸우뚱할 필요는 없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그는 도전 정신을 즐기는 소년, 아니 청년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유소년 때부터 구애를 펼쳤던 아스날 대신 리버풀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선택한 요인으로 베니테즈 감독을 비롯, 리버풀의 주축 선수들에 스페인 국적의 선수가 여럿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46
경기에서 33골을 몰아치는 등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토레스. 새로 이적한 선수의 부진에 대해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변명에 가깝게 들릴 만큼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부상으로 출전이 불규칙적임에도 불구하고 27경기 10골을 기록 중이다.


토레스의 꿈은 바로 리그 우승,
아직 스페인이든 잉글랜드든 최상위의 리그 우승 경험이 전무하다. 17년만의 리그 우승을 꿈꾸는 리버풀은 어떻게 보면 토레스와 같이 리그 우승을 갈망하는 실력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잘 맞아 떨어진다. , 이러한 사실을 꽤 뚫고 있는 듯 베니테즈 감독은 그에게 이번 여름 이적 시장 최고액의 이적료를 제시했다.
 

리그 우승이 나의 목표


베니테즈 감독은 클럽 최고의 이적료를 경신하며 토레스를 영입할 당시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
토레스는 항상 유럽 최고의 레벨에서 뛰고 싶어했다. 23세로 아직 어리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주 성숙하다. 리그든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든 토레스와 함께라면 가능하다 " 라며, 베니테즈 감독은 내심 토레스를 기용해서,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모두 노리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토레스의 리그 우승 갈망은 이적 후 첫 인터뷰에서도 쉽게 나타난다.
그는, " 리버풀은 모든 대회를 우승해봤다. 하지만, 리그 우승은 아주 머나먼 날에 이뤄진 것으로 이제 우리가 다시 리그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 올 때가 된 것 같다. 그러기 위해 매 경기 승리가 중요하다" , 스페인 리그 우승을 해보지 못한 아쉬움을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채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데뷔 해에 라 리가 승격을 실패한 후 다음 해에 보기 좋게 라 리가 승격을 일궈낸 토레스를 안다면,
리버풀 데뷔 해에 실패한 자신의 리그 우승 꿈을 위해 토레스는 지금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주 주말 벌어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이번 시즌 리그 우승에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지난 주중 챔피언스리그에서 선발 출장한 토레스의 선발 또한 예상되므로그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도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c)Daily 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