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 KATUSA] 나는 카투사다 3
나는 나를 마중 나온 두 명의 선임 가운데 한 명인 신 일병과 함께 방을 쓰게 되었다. 우리 부대 카투사들은 방을 두 명이서 같이 썼다. 2인 1실이었고, 가구들로 가운데 임시 경계를 해둬 개인 공간 구분을 했다. 내가 들어간 방도 그런 식으로 신 일병 공간과 내 공간을 구분해 놓았는데, 얼핏 보니 내 공간은 신일병 공간의 3분의 2수준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왠지 셋방 사는 느낌까지 들었다ㅡㅡ;
짐을 대충 정리하고 있는데, 아까 마중 나왔던 선임 중 또 다른 한 명, 정 일병이 들어왔다. 신 일병과 정 일병은 동기였다. 하지만, 정 일병은 약간 인상만 보더라도 좀 두려운, 내 군생활에서 피해야 할 선임이란 느낌이 팍 들었다ㅡㅡ^
작고 찟어진 눈에, 키는 160정도 되었다. 근육은 없었지만, 약간 통통한 그런 모습으로 얼핏 보면 귀여워 보일 수도 있는 모습. 그렇지만, 의외로 깐깐하고 신경질 잘 내는 그런 성격이었다. 아까 내 노란 봉투를 보고 미소를 띤 사람도 정 일병이었다.
정 일병과 신 일병은 짐정리하던 나를 멈추게 하고 스낵바로 갔다. 거기서 저녁을 먹이려고 하는 것이다. 나도 약간 배가 고팠기에 속으로 아주 기뻤다. lol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물론, 나는 그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쪽이었다. 집은 어디고, 학교는 어디를 나왔으며, 그 외 나이, 여자친구 등 무슨 경찰 조서 꾸미는 것처럼 꼬치꼬치 캐물었다ㅡㅡ;
밥을 시키고 앉아 있는데, 이제 나에 대해 대충 파악이 됐는지 이제 그들이 나에게 소위 부대 생활이란 것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 내가 가진 답을 말해주던 정보적 이점은 어느새 말끔히 사라졌고, 나는 이들이 말하는 것을 긴장하면서 들었다. 이제 내가 정보를 구할 차례인 것이다. 곧 그들은 내가 부대에서 지켜야 한다는 일종의 규칙들을 설명했다.
신병은 웃으면 안된다는 이야기...
식당에서 TV를 봐서는 안된다는 이야기...
선임방 노크 방법...
인사 방법...
간부들 만났을 때 대처요령...
등등등…
먼저, 나는 웃음상이다. 약간 눈웃음도 있어, 가끔 웃지도 않았는데 웃고 있다고 의심을 받는 경우까지 있다. 게다가, 지금 내가 밥 먹는 순간 전방 5미터 앞에 TV가 나오고 있다. 난 그들의 말을 듣는 순간 이제 접시만 쳐다봐야 한다는 뜻이었다ㅡㅡ;
또, 반찬은 식당에서 셀프인데, 이제 내가 가져와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처음에는 뭘 몰라 식당에 앉아 어리둥절해 있었는데, 이제 내가 물과 반찬을 가져와야 했고, 또 그랬다--;
이러면서 첫날부터 이제 내가 부대에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몸으로 습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것들을 모두 습득하기 전까지는 나는 신병이란 위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즉, 부대내 원활한 생활을 배우고, 그것에 익숙해질 때서야 소위 짬이 찰 수 있는 것이다. 또, 이것은 나는 현재 짬이 눈꼽만큼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앞이 안 보이는 군대 생활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밥을 먹고 배럭으로 오는 길…
이제 신일병과 정일병뿐 아닌 전 부대원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된 소설입니다. 카투사 생활을 한 필자가 겪고 들은 일을 재구성해서 꾸몄음을 미리 밝힙니다. 감사합니다. 에핑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