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투사/카투사 실화 바탕 이야기

[I am a KATUSA] 나는 카투사다 13

에그2 2014. 12.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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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카투사다' 13번째 이야기 (첫번째 이야기부터 연재입니다. 처음 오신 분들은 첫 1편부터 봐주세요)


새벽 사이에 엄청난 일이 있은 후...


노크소리에 나는 헐레벌떡 일어나 문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누구십니까"


"김상병~"


나는 문을 열자마자 '단결!' 을 외쳤다ㅡㅡ;


아침 첫인사가 단결이라니ㅋㅋㅋ


약간 어이가 없지만, 군대는 어쩔 수 없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김상병은 검은 뿔테 안경을 검지로 올리며,


"밥 먹으러 가야지"


라고 '가야지'를 톤을 올리니, 어지간히 퉁명스럽고 귀찮은 듯 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밥만 먹여주면 감사하겠습니다 라는 마인드로...


'옙' 이라고 말하니 김상병은 자신을 따라 오라고 한다.


나는 이런 김상병을 어미 오리 쫓아가는 새끼 오리마냥 쫄래쫄래 따라갔다ㅡㅡ;


따라가며 나는 아직 김상병이 지난 새벽에 있었던 일을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다.


가면서 이것저것 이야기했지만, 미군과 외출한 것과 미군 헌병대에서 심문을 받은 것에 대한 언급은 ㄴㄴ


야홋~!!!


속으로는 너무 기뻤지만, 겉으로는 표현할 수 없었기에 더더욱 기뻤다.


왜냐하면 마치 다른 사람은 모르는 것을 나만 아는 그럼 느낌까지 느꼈기 때문ㅎㅎㅎㅎ


디팩 (식당)에 도착하고 나서 뷔페 음식을 받아들고 자리에 앉았다.


나는 여전히 TV를 등지고 앉은채 김상병과 마주앉았고,


김상병은 내 윗통수 위의 TV를 보고 있었고,


나는 내 앞의 접시만 쳐다보았다ㅡㅡ;;;


그러면서 나는 김상병의 앞에 놓인 접시도 몰래몰래 훔쳐봤다.


물론, 김상병의 음식을 뺏어먹고 싶어서 그런 것은 당연히 아니고ㅡㅡ;;


김상병의 밥 먹는 속도와 맞추기 위함이었다. 


이것은 내가 여기 처음 와서 밥 먹으면서 배운 것이다ㅡㅡ


밥 먹으면서 남이 밥을 얼마나 먹는지 신경써야 한다ㅡㅡ;


그래도 난 기뻤다. 


지난 밤의 나의 사건을 영화로 찍는다면 그 제목을 '지난밤 내가 무슨 일을 한지 알고 있지 않다'라고 정해도 될 듯 했다ㅋㅋㅋㅋ


김상병은 나의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음이 점점 확신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건은 내가 전역할 때까지 내 후임들 빼고는 선임들 아무도 모르는 상태도 남았고,


내 위의 선임들 모두 전역할 때까지 철저히 비밀로 부쳐졌다.


미군 외출 및 미군 헌병대 사건 뒷 이야기: 김상병이 이 사건을 몰랐던 이유


1. 김상병은 부대 내에서 거의 왕따에 가까웠다. 카투사에서 보통 신병 차지는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했지만, 이 날은 4-데이(주말 포함 4일 쉬는 것) 기간으로서 아무도 신병 차지를 하기 싫어했다. 다 집으로 외출하고 싶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상병 이상의 카투사들은 신병 때문에 4-데이에 부대에 남는 것을 피했고, 결국 왕따를 당하던 김상병이 나 때문에 타의에 의해 부대에 남게 된 것이다. 따라서, 김상병은 내 존재에 관심도 없었을 뿐더러 귀찮은 존재로 봤다. 또한 김상병은 미군들과도 친분이 있지 않았다.


2. 미군과 카투사는 독립되어 책임과 의무가 분리되어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는, 카투사 인사권은 대한민국 육군에 있지만, 카투사 임무 및 활용은 미군이 맡는다. 따라서, 미군과 육군의 기본적인 대립은 미군 특정 부서에서 잘 일하지 못하는 카투사를 육군에서 배정했을 때다. 이런 것을 바탕으로 각 군의 규정 역시 현저히 다른 부분이 있고, 특히, 미군 부대 외출과 외박에 있어서 육군이 정한 것과 미군 규정이 다르지만, 카투사가 미군처럼 행동해도 육군이 모르면 그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또한, 미군은 카투사 규정에 관심도 없어서 괜히 육군 규정을 숙지해 카투사가 규정을 어길 때마다 육군에 신고하는 일도 거의 없다.



김상병과 밥을 먹고 어김없이 김상병은 김상병 방으로~

나는 내 방에 팽개쳐졌다ㅡㅡ;


사실 나는 더 즐거웠다. 나와 대화를 나누려고 하지도 않는 사람과 있으면 더 불편한 법!


나는 이제 어제의 일을 잊고 뭐할까 생각해야 했다. 


이제 뭘하지?


책이나 볼까?


옷이나 다시 정리할까?


TV나 볼까?


누가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했는데, 나는 침대에 누어 천장을 보며 이것저것 생각하기 시작했다ㅋ


한마디로 뒹굴뒹굴 거렸다는 뜻이다. 



★주의
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조금 각색된 소설입니다. 카투사 생활을 한 필자가 겪고 들은 일을 재구성해서 꾸몄음을 미리 밝힙니다. 처음 오신 분들은 1편부터 보시기 바랍니다. 이어집니다. 에핑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