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적 시선

4년제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되는 경제학적 이유

에그2 2011. 6. 21.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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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몇 년전 세계랭킹 100위에 들었다고 한다. 국민으로서 큰 쾌거라고 생각하며, 나머지 후발 대학교도 꼭 톱100 혹은 톱10에도 껴서 세계 명문대와 경쟁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하지만, 서울대 등 소위 한국의 명문대라고 하는 곳들에 우리 나라의 모든 학생들이 입학할 수는 없다. 얼핏, EBS 방송에서 봤는데, 전체 응시생의 0.5%만이 서울대를 간다고 한다. 인서울 대학교까지 다 합쳐도 전체 응시생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서울대 그리고 인서울 대학교의 진학은 어렵다.

우리 나라에서 명문대라고 불리는 곳은 몇 있다고 한다. 괜히, 논란만 일으킬 테니 열거는 하지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나라 총 인구 대비 대학생 숫자를 선진국에 맞춘다고 할 때, 이 명문대 외 나머지 대학교는 솔직히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대충 선을 긋자면, 하위 50%는 필요 없어 보인다. 또, 왜 우리가 선진국에 맞춰야 하냐고 반문하겠지만, 이것은 지금 겪고 있는 실업률만 봐도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취업만 다 잘 되면 솔직히 대학교의 숫자는 아무리 늘어나도 상관은 없다. 대학 등록금으로 낸 돈을 취업을 하면서 벌면 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안된다.

하지만, 이름 모를 사립대에서 아무리 뛰어난 학생이라도 명문대 학생에 비해 취업이 안 되는 것은 사실이다. 명문대 학생도 자기 성적이 안 좋아 우울증 걸리고, 또 취업이 안되서 자살까지 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게다가, 우리 나라가 학벌사회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도 아니고, 이것은 아무리 학벌사회 타파라고 외쳐도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바뀌지 않는 한국 사회의 고정관념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위 50% 대학생들은 안타깝지만, 대학 4년제 입학보다 기술을 배워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4년간의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적 전문성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중요한 것은 취업률이다. 명문대 학생들도 100% 취업이 안 되는 현실이다. 하물며, 하위 50% 대학생들의 취업은 더 어렵다. 어쩌면, 서류도 통과 못할 수도 있다. 경기가 어려운 요즘 같은 경우면 그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다. 그래도, 나름 4년간 대학물도 먹고 캠퍼스 생활도 했는데, 수준 낮은 중소기업에서 일할 수 없다고 하는 이름 모를 대학의 학생들에게는 대학이 기대치만 높여준 꼴이 된다.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학문적 성과 혹은 흔히 말하는 스펙 하나 키우지 않고 기대치만 높인 셈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제 더이상 4년제 대학을 고집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내가 있던 영국만 봐도 대학교 진학률이 한국과 비교해서 높지가 않다. 대학교 가지 않고, 기술만을 배워 혹은 그냥 자격증 하나만으로 대학교 나온 사람보다 잘 사는 사람들이 많고 실제로 그렇게들 많이 한다. 예를 들어, 버스 운전사들은 대형 버스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데, 그 일이 힘들지만, 수입은 공인회계사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다. 또, 한국에서 낮춰 보는 배관공이나 건설 노동자 등의 임금도 일반 회사원과 비교해서 결코 낮지 않다. 내가 말하고 싶은 말은, 이제 쓸만한 기술만 있어도 먹고 살만한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4년제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되는 경제학적 이유

우리 나라는 선진국으로 가는 도중의 나라(Developing country)다. 선진국이 겪었던 산업혁명을 통해 이렇게 발전했고, 또 선진국의 성장을 둔화시킨 고령화 사회도 우리 나라는 지금 똑같이 겪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지금 영국이란 선진국에서는 기술만 있으면 충분히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다. 같은 논리로, 선진국의 시스템을 지향하는 우리 나라도 조만간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럼 나는 왜 기술만 있으면 잘 살 수 있다고 했을까. 경제학적으로 분석하면 답이 있다.

우선 위에서 언급한 버스운전기사, 배관공, 건설노동자의 예를 들어보자. 4년제 대학교 다니면서 어떤 졸업생도 이런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다. 즉, 교통 수단으로서 버스 운전기사들은 필수적이고, 70년대 경제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지어진 한국의 아파트, 주택, 빌딩 등 노후화된 곳이 많아 조만간 배관공을 찾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며, 재건축이 잦아질수록 건설노동자도 필요하다.

하지만, 점점 이런 인력의 공급은 줄어들게 된다. 기술이 없는 것은 둘째치고, 이런 일을 도대체 하려고 하지 않는 요즘 대학생들은 이런 일을 기피한다. 또, 이미 이런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고령화에 이미 접어들었다. 이러면 경제학적으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임금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쉽게 생각해서, 만약 집에 변기가 꽉 막혔는데 뚫리지는 않고 누구 하나 고치러 오는 사람이 없다면, 당연히 배관공을 부르는 데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또, 버스 운전기사들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적다면 영국 런던 버스 운전기사들처럼 매년 파업을 하면서 임금을 올려달라고 시위할 수도 있다. 건설 노동자들도 같은 논리로 볼 수 있다.

지금은 증권회사, 은행 등 금융회사 카운터를 보는 직업도 4년제 졸업생들이 거기 앉아서 일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전문대 혹은 고졸자들이 지원하던 곳을 4년제 대학을 나와서 이런 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정장을 입는 것이 청바지에 면티를 입는 것보다 좋아서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곧 기술적인 전문가들이 이끄는 사회가 온다. 최소한 카운터에서 일하는 4년제 졸업생보다 훨씬 우대받는 그리고 떵떵거리고 살 수 있는 사회가 온다는 것이다. 우선 어떤 하나의 기술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당함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네게 없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그것이 하수구를 잘 뚫을 수 있는 기술이라도 당당함이 필요하다. 그런 당당함이 모이면, 꼭 4년제를 나오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는 그런 사회가 생각보다 더 빨리 다가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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