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의 1등 로또 당첨금, 과연 누가 가져갈까
오늘 저녁에는 로또 추첨이 있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는 약간 다르다. 지난번 로또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1등 당첨 금액이 무려 300억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말 큰 금액이다. 누가 가져갈 지 정말 그 사람은 운이 좋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모두 자신이 그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에 평소에 사지 않던 사람이라도 로또 1장은 살 유혹이 생길 수 있다. 나도 지난주에는 사지 않았는데, 이 글을 쓰고 난 후 산책겸 밖에 나가서 1장살까 생각 중이다.
◆로또를 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로또를 사는 사람은 그냥 일반 사람이다. 나도 그렇고 다른 모든 사람들도 보통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경제학에서 말하는 로또를 사는 사람은 약간 다르게 정의한다. 20세기 최고의 수학자라고 불리는 폰 노이만(Johann Ludwig von Neumann)이 기대효용이론을 제시했는데, 이 이론에 따르면, 로또 혹은 복권을 사는 사람은 위험-추구(Risk-lover)형 사람에 해당된다. 즉, 그들은 로또 1장당 1000원의 비용을 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로또 1등 당첨금을 노리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왜 ‘위험(Risk)’라는 표현을 했는지 의아해 할 수 있다. 1000원의 비용은 300억에 비하면 그리 큰 금액이 아니어서 얼핏 보기에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또는 확률 게임이다. 즉, 절대적 금액을 비교하면 1000원의 금액은 아주 사소해 무시할 수도 있는 금액이지만, 로또 1등 당첨금은 8145060분의 1의 확률에 의해 결정된다. 흔히 말하는 번개에 맞을 확률보다 낮은 확률이기에 그야말로 로또 1장으로 지불한 1000원은 돌려받을 가능성보다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작은 금액이지만, 잃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은 위험이란 말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위 그래프는 위험-추구형 사람, 즉 로또를 사는 사람의 기대효용 그래프(검은 점선)이다. 로또를 사지 않는 사람은 1000원을 그냥 가지고 있거나 다른 곳에 소비할 수 있는데, 그럴 때 그 기대효용이 바로 C점, U(1000)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자신이 느끼는 1000원의 가치는 점선에 의해 그 기대효용이 C점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하지만,이 사람은 위험-추구형이기에 로또를 살 것이다. 왜냐하면, 1000원을 다른 곳에 쓰는 것보다 그 1000원으로 로또를 사는것이 그에게 더 큰 이득 혹은 행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위 그래프에서 보이는 B점에서 이어진 EU(1000)으로 나타낼 수 있다. 그리고, B와 C점의 차이(빨간선)는 위험-추구형 사람이 로또를 사면서 느끼는 행복도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즉, 복권을 사면서 희망, 꿈, 기대 등을 갖도록 만드는 일종의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작용을 말한다.
◆이월된 로또 당첨금, 더 많은 사람들을 로또의 유혹으로
위에서 봤듯이, 경제학적으로 원래 로또는 위험-추구형사람의 전유물이다. 확률도 낮고 로또 1장의 기대값은 1000원보다 턱 없이 낮기에 수학적으로 이성적인 사람은 아무도 그걸 사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로또 당첨금이 이월되어, 이월된 만큼 당첨금 금액도 커졌다. 반면, 당첨 확률은 변하지 않았다. 그대로 1등 당첨 확률은 8145060분의1인 것이다.
이것은 로또 1장의 기대값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확률에 금액을 곱한 값으로 나타내는 기대값이 당첨금 금액이 오름과 동시에 그 기대값도 올랐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기대값의 상승은 기대효용이론에서 말하는 위험-중립형(Risk-neutral)의 사람까지 끌어들이는 유인이 될 수 있다. 본래, 위험-중립형 사람은1000원의 표면적인 가치와 1000원으로 얻을 수 있는 그 효용이 같을 때 비로서 그 1000원을 지불한다. 가령, 슈퍼마켓에서 1000원을 주고 껌을 사면, 그 껌은 1000원의 효용을 준다는 가정하에 위험-중립형 사람은 그 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첨금이 이월되어 300억의 당첨금을 준다고 하면, 위험-중립형 사람도 전에는 사지 않았던 로또를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 위험-중립형 사람은 위험-추구형의 사람보다 복권을 사면서 느끼는 희망, 꿈, 기대 등이 더 적지만, 커진 기대값이 더해져 결국 높은 효용을 주기 때문이다. 즉, 당첨금의 크기가 커진다면, 기대값이 커지고, 그 기대값의 증가로 인해 위험-추구형 보다는 그 정도가 적지만 위험-중립형인 사람도 어디 한번 재미로 사볼까 하는 그런 작은 기대감이 생겨 로또를 사게 된다는 해석이다.
◆그럼 과연 어떤 사람이 로또 당첨금을 가져갈까
의외로, 정답은 일찍 나왔다. 경제학의기대효용 이론에 따르면, 로또 1등 당첨금은 기존의 위험-추구형 사람과 당첨금이 이월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재미로 한번 로또를 살 위험-중립형사람 중에서 1등 당첨금을 가져갈 것이다. 8145060분의 1의 확률을 뚫고 말이다. 물론, 이렇게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로또를 사려하면 그 당첨 금액도 300억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반면, 아무리 확률이 좋고 기대효용이 높더라도 돈을 잃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하여 로또 같은 것은 사지도 않는 그런 사람, 즉, 기대효용이론에서 말하는 위험-회피(Risk-averter)형 사람은 누군가 300억원을 가져가는 것을 그저 지켜만 봐야 할 것이다. 어쩌면, 위험-회피형 사람은 로또 1등 당첨금이 300억원이라는 것에 관심조차 없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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