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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리에게 벤자민과 같은 삶을 기대할 수 있을까?

에그2 2009. 4. 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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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영국인의 마음을 울렸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태어날 때부터 몸이 늙어서 태어난 해일리 오킨스(Hayley Okines)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저도 얼마전에 영국 방송에 이것을 보고 눈시울이 불거지는 것을 참을 수가 없더군요. 그만큼의 감동을 글로 표현할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해일리의 생활로 들어가 볼까요?

글 보다는 영상을 보고 싶어하시는 분들은 여기로 가시면 됩니다.
해일리 동영상


헤일리는 선천성 조루증(Progeria)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태어날 당시 벌써부터 20대의 몸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네요. 물론, 몸 크기 자체는 아직 해일리 또래의 크기지만, 피부와 내장 기관은 벌써 성인인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영화 속 초반의 벤자민처럼 아직 말투와 생각은 어린애지요.

놀라운 사실은 해일리가 하루하루 지내는 속도는 여느 아이들의 8배에서 10배가량 빠르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들의 하루는 해일리에게는 최대 10일 만큼의 노화 속도를 가져다 주는 것이죠. 의사 선생님은 해일리의 부모 마크(Mark)와 케리(Kerry)에게 이미 해일리는 13년 밖에 살지 못한다고 말해 놓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해일리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죠.

부모들은 용기를 내서 해일리를 또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보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지내고 선생님 말씀 듣고 하는 것은 여느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죠.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해일리지만 아이들은 왜 해일리의 머리가 빠지고, 관절염에 걸려 잘 걷지 못하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해일리의 이 희귀한 병으로 병원도 자주 방문하게 됩니다. 의사 선생님은 다른 기관의 노화 속도는 빠르지만, 심장 만큼은 그만큼 노화가 빠르지 않다는 희소식을 전해주기도 하죠. 이런 희소식에 부모는 기뻐하지만, 해일리의 증상이 완연히 나아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에 예정대로 어린 환자들의 요양소를 알아 봐야 합니다. 해일리가 죽기 전에 머물 요양소.

이제 해일리는 학교 가는 날이 부쩍이나 적어졌습니다. 부모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죠. 마크가 응원하는 첼시 축구팀에 마스코트로서 축구장에 서기도 했고, 할머니네 가서 놀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이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모든 일에 호기심을 갖는 모습에서 이 병은 어린아이에게 어쩌면 가혹한 아픔을 선사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상 제가 방송에서 본 것을 적어 봤습니다. 다음은 해일리의 사진들입니다.

     방에서 미소를 보이는 해일리.

     학교에서 친구들과 공부하고 있는 해일리

     친구들과 노래도 부르고.

   영국 왕자와도 만나고.

저는 해일리가 벤자민처럼 다시 젊어지도록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벤자민이 걷기 시작한 것과 같은 기적처럼 13년이 아닌 더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오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