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인 시위문화 세계적인 추세인가
역시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어제 아침에 런던에서의 G20회담이 일어날 때, 큰 데모가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런던에 사는 사람들에게 조심하라고 포스팅을 했는데, 결국 데모 중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 금융 중심지, 시티(City of London) 지역은 회담전 4000명 이상의 시위참가자들이 거리를 메웠고, 경찰은 이들과 대치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경찰은 이미 시위 하루전 이 지역에서 폭탄으로 의심되는 물건을 제거한 상황이었고, 이에 따라 영국 언론은 이 데모를 악용하여 테러 공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기사도 쏟아 냈었다. 경찰의 과잉진압 예상은 어느 정도 할 수 있었다.
그 테러 공격은 없어서 다행이지만, 폭력적인 데모 시위는 예측대로였다. 시위자들은 물병을 경찰에 던지며, 빌딩 유리를 맘대로 깨는 등 최소 32명의 시위자가 폭력적인 행위로 경찰에 연행되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1명은 시위 앞선에 서서 경찰에 열렬적으로 대항하였고, 앰뷸란스에 실려간 후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경찰의 진압때문인지, 인파속에 휩쓸려 봉변을 당한 것인지는 아직 언론에 밝혀지지는 않지만, 그 이유가 어찌되었건 시위 중 사망 사건 소식은 기분이 다소 언짢을 수 밖에 없다.
물론, 데모 시위를 격렬하게 하는 사람들의 심정도 이해가 안되는 것이 아니다. G20회담 앞의 시위의 목적은 금융위기에 대한 항의라는 측면이고, 이 금융 위기 때문에 실직한 사람, 연봉이 삭감된 사람, 지금껏 즐겼던 여가를 못 누리는 사람 등 그들 모두 충분히 화낼 만하다.
하지만, 폭력적인 시위의 결과는 언제나 뻔하다.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한 경찰의 과잉 진압과 그로 인한 부상자들과 사망자의 리스트가
가장 중요한 뻔한 스토리는, 이런 폭력적인 시위의 성공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이란 선례가 있지만, 이들의 시위는 정권의 불합리함과 자유억압이란 가장 기본적이고 궁극적인 욕구였고, 정부에서도 그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가기념일로의 제정까지 이뤄졌기 때문에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나라에 있었던 이라크 파병 반대 시위, 촛불 시위, 용산 시위 등의 전개과정을 보면, 폭력적인 시위는 일시적으로 언론의 관심만 집중될 뿐 그들의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지금 시위 문화에 있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위해 비폭력주의를 끊임없이 외친 간디의 사상이 다시 한번 조명을 받아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