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견

통화 도중 끊어지면, 누가 먼저 전화해야 할까

에그2 2011. 6. 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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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여자친구와 통화 도중 전화가 끊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전화 통화를 하다가 무심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 문이 닫히는 동시에 통신 신호가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사실, 별 중요한 통화는 아니었지만, 왠지 오해를 살 만한 행동처럼 보일 수 있다. 때에 따라 여자친구는 남자가 통화하기 싫어 일부러 끊어버린 줄 착각할 수도 있고, 최소한 20층까지 엘리베이터가 도착할 10초 동안 여자친구는 온갖 상상을 다 할 수 있다.

 

물론, 내 여자친구는 이 10초 동안의 시간을 잘 버틸 줄 아는 여자다. 보통, 전화 통화 하다가 끊어지면 내가 먼저 전화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거의 모든 경우가 그래왔다. 따라서, 10초 후 다시 전화를 걸어 나는 사실대로 엘리베이터를 타서 끊어졌다고 말한다. 당연히, 여자친구는 이해한다. 하지만, 모든 여자가 다 똑같은 것만은 아니다. 어떤 여자들은 10초 동안을 못 버텨 전화를 다시 걸 수도 있고, 혹은 전화기를 쳐다보며 애타게 전화가 오기만을 기다릴 수 있다. 만약 더 할 이야기가 있다면, 신호가 사라지도록 한 원인 제공을 한 사람이 전화를 다시 거는 것이 맞지만, 꼭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통화가 도중에 끊어진 후 전화를 걸 때 숨겨진 게임 이론

 

통화 도중 아무런 이유 없이 끊어지는 경우는 아주 많다. 물론, 이유는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통신회사만 알 뿐이지 우리는 무슨 이유인지 모른다. 그냥 신호가 순간 사라졌다고 생각하면 속 편하다. 실제로, 엘리베이터, 터널, 지하철 등 가끔 폐쇄된 공간 혹은 깊은 땅속 어느 부분에 들어가면 유난히 신호가 안 잡힐 때가 많다. 당연히, 신호가 없으면 통화가 안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렇게 전화 통화를 하다가 끊어질 경우 누가 먼저 다시 전화를 걸어야 될까.

 

물론, 아무나 전화를 걸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누가 먼저 전화를 걸어야 되는지 사소해 보일 것 같은 이 문제에도 의외로 복잡하고, 또 경제학에서 말하는 게임이론이 숨겨져 있다.

 

먼저, 미리 약속을 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특히, 연인 관계에 있어 통화를 많이 하게 되는데 전화가 끊어질 경우 남자가 먼저 전화하는 일종의 협상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약속을 해 놓으면 여자가 먼저 전화를 걸었거나 남자가 먼저 전화를 걸었던 것에 상관없이 전화 통화가 도중에 끊어지면 남자가 전화를 다시 걸게 된다. 하지만, 굳이 대놓고 이런 약속을 하는 연인은 별로 없다. ,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 이번에는 통화가 도중에 끊어진다는 상상을 전혀 해보지 않았던 연인의 경우를 살펴보자. 만난지 얼마 안된 연인이라고 보면 된다. 어느 날 둘이 통화를 하다가 도중 전화가 끊어졌다. 남자는 전화를 걸어야 말지 고민하게 되고, 여자도 같은 고민을 할 수 있다. 만약 상대방이 전화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기다리는게 최선의 대응이고, 상대가 기다릴 것이라고 한다면 전화를 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동시에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면 통화중 소리만 낼 뿐이고, 서로 기다리겠다고 한다면 그들의 통화는 늦어질 수 밖에 없다. 둘은 현재 상대방 의중을 파악하며 어떻게 해야 될 지 고민하는 상태다. 결국, 이렇게 서로 기다리거나 서로 전화하려는 것 자체가 게임이론에서 말하는 내쉬균형을 이뤘다고 보면 본다.

 

◆이 내쉬균형을 깨는 간단한 방법은?

 

물론, 전화 도중 끊어질 때의 딜레마는 일상 생활에서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사람은 이 딜레마를 즐기는 듯, 전화 통화가 도중에 끊어지면 아예 통화조차 시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화가 다 끝났다고 믿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크게 상관 안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내쉬균형도 쓸모 없는 이론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딜레마를 해결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먼저, 나처럼 그냥 전화가 끊어지면 먼저 전화를 거는 것이다. 계속 이렇게 먼저 전화하면 나중에 전화가 끊어질 때마다 상대방은 경험적으로 내가 전화할 줄 알게 되고 기다리게 된다. 서로 전화를 걸겠다고 혹은 기다리겠다는 고민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전화비는 감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둘째, 대화가 멈춘 시점에 누가 말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 통화를 하다 보면 한 명은 말하고, 한 명은 듣게 된다. 동시에 말하는 것은 통화가 아니라 소음 공해일 뿐이다. 따라서, 전화가 끊어지는 시점에 어느 누가 말하고 있다면, 그 말하고 있는 사람이 다시 전화를 거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대화 내용이 중요치 않거나 짧은 대화를 나누는 정도였다면 누가 전화를 걸어야 할지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셋째, 전화가 길어져 별 내용이 없어진 경우 혹은 이미 오래 통화를 한 경우 그냥 문자를 보내 대화를 마무리 지을 수도 있다. 오래된 연인 관계에서도 종종 쓰이는 방법이다. 만약 전화상으로 여자친구의 말을 지겹도록 오래 듣고 있었다면, 이렇게 전화가 도중에 저절로 끊어질 때는 하늘이 내린 기회다. 이럴 때는 곧바로 문자로 할 일이 있다고 정중하게 대화의 종료를 알리면 좋은 방법이 된다. 물론, 일부러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고 자주 이런 방법을 쓴다면, 눈치 빠른 여자친구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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