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견

청년들이여, 대기업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에그2 2012. 4. 6.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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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구직시즌으로 한창 바쁠 때다. 취업 준비생들은 이미 자기소개서를 이곳저곳 모두 제출했고, 기업 사이트 내의 입사원서를 모두 작성했거나 아니면 서류 합격을 해서 면접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동시에, 대기업에서 일할 부푼 꿈을 가지고 지금도 어떻게 하면 취업 성공을 할까 인터넷에서 정보도 찾아보고, 학교 선배들을 찾아가 취업족보도 받아보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대기업에서 그들이 가진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저 대기업이 정해준 대로 재미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대기업에서 돈을 많이 준다고 하는데 돈 많이 버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 대기업 입사에 부푼 꿈을 안고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법한 사람들에게 한번 색다른 시각을 전해주고자 한다.

 

대기업 입사에 성공?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할 것! 

대기업에 들어가면 보통 오리엔테이션을 거친다. 합숙을 하기도 하고, 아니면 출근을 하지만 멘토라고 해서 직장 선배를 따라 다니며 일을 배울 수도 있다. 한마디로,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 수습기간 (물론, 인턴과는 다르다)을 거치게 되는데, 이 수습기간 동안에 중요한 것은 기업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학교에 처음 들어가면 새로운 선생님과 학생을 만나는 것처럼, 이 수습기간에는 새로운 상사와 직장 동료의 얼굴을 익혀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 첫인상이 중요하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주변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만한 일을 한다거나 직장 내 대인관계 형성에 소홀히 한다면, 학교에서 왕따 사건이 발생하는 것처럼 직장 내에서도 종종 따돌림이 발생한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에서의 따돌림은 장난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직장 내에서는 장난이 아니라는 점이다. 직장 내에서는 돈, 직장 내 서열 및 진급 등과 관련이 있기에 약육강식의 밀림처럼 치열하고 비열하기까지 하다. 기업은 협동을 통해 공통의 목적을 이루자고 외치고 있지만, 기업 내부를 자세히 파헤쳐 보면 사실 직원들을 무한 경쟁체제로 모는 것이 대기업이며, 이것을 수습기간에 빨리 깨우쳐야 신입 사원의 앞 날이 편할 수 있다. 

또한, 이 기간에 이것저것 여러 가지 기업 문화를 말하지만, 대부분 쓸데 없는 것이다. 특히, 직원들이 우리 회사의 주인이라고 떠들거나 고객이 우리 회사의 주인이라고 강조하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물론, 똑똑한 대기업 신입사원들은 회사의 주인은 직원도 고객도 아닌 주주라고 알고 있지만, 그것도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기업의 주인은 재벌가라고 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의 자기 계발과 그 허무성 

대기업에 들어가면, 보통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강사를 초빙하거나 아니면 오래 전에 구축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체 직원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가끔, 도서 구입비나 퇴근 후 학원 등록비도 지원해주는 곳도 있으며, 대기업 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좋은 곳도 있다. 

하지만, 기업 내 직원들의 자기 계발이란 말이 참으로 모순적이다. 자기 계발이라고는 하지만, 이것은 자기계발이 아닌 회사’ 계발이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 계발 학습이라고 하지만, 이 능력은 회사를 위해 활용된다. 엄밀히 따지면, 이 능력은 자신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닌 회사를 위해 쓴다는 말이다. 이것이 어떻게 자기 계발이 될까. 당연히, 회사 계발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합당하지 않을까. 

한번 토익 시험을 예로 들어보자. 어느 대기업의 해외구매 담당 부서에 신입사원이 입사했다고 하자. 들어올 때 토익 성적이 700점 정도였는데, 입사하고 나니 자기 상관이 토익 900점 이상의 점수를 요구했다. 업무 능력이 더 향상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신입 사원은 상관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 3달 안에 토익 900점을 요구하면,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신입사원인 것이다. 다행히도, 회사에서 토익 학원비를 지원해준다고 한다. 최소한 자기 돈은 아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신입 사원이라 일 배우기 바빠 저녁 7시에 퇴근하는데, 퇴근하고 나서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토익학원에 가야 한다. 그렇게 한달 동안 회사도 다니면서 토익학원도 다니면서 결국 토익 시험을 봤고, 꿈에 그리던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었는데, 어느새 토익 시험 900점을 넘는 것이 꿈이 되었다) 900점을 얻었다. 

토익 900점을 받고 상사에게 달려가니 상사는 칭찬해준다. 그리고, 상사 말대로 토익 공부를 해서 그런지 업무를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실제로 영어로 이메일을 보내고 문서를 읽는데 도움이 되어 업무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스스로 느낀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전화로 해외 셀러가 문의를 해오면 벙어리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상사는 신입사원에게 토익 스피킹을 공부하라고 지시한다. 이제 또 다시 퇴근 후 토익 스피킹 학원에 다닌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생활이 또 시작된 것이다. 이것이 과연 자기 계발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회사 계발을 위한 것일까. 한번 질문을 이렇게 바꿔 보자. 회사는 정말 자기 계발을 하라고 토익 학원비 같은 비용을 대주는 것일까 아니면 회사 발전을 위해 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일까.

 

대기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끊임없는 교육의 연속 

위에서는 토익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지만, 이것은 모든 종류의 자격증을 의미한다. 토익, 토익 스피킹 시험이 따로 있는 것처럼, 웬만한 자격증에도 1, 2종 혹은 1, 2차 등의 등급이 있다. , 대기업은 자기 계발이란 명목으로 한단계를 마치면 한단계 더 높은 단계의 공부를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이다. 

이렇게 회사가 끊임 없이 공부를 요구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번째 이유는 위에서 이미 말했다. , 자기 계발이 아닌 회사 계발을 위한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자기 계발은 자기 자신을 돌아 보고, 이제껏 발견하지 못했던 재능을 발견하여 그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음악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공책에 콩나물 그림을 그리며 작곡을 할 수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런 것들이 자기 계발인 것이다. 위에서 예로 든 토익 시험은 엄밀히 말하면 자기 계발이 아닌 자기 암기 교육이나 다름 없다. 그것도 퇴근 후 학원에 가야 하는 고난의 교육인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바로 승진이다. 이런 자격증 및 대기업 자체 프로그램 이수는 승진에 플러스가 되도록 경영진이 시스템화했다. 일정 자격이 되어야 승진을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든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만든 이유는 위에서 역시 이미 말했다. 직원들의 무한 경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따돌림 현상까지 종종 발생한다. 겉으로는 협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승진이란 유혹 때문에 속으로는 동료를 어떻게든 이기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당연히 대기업일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경쟁에서 낙오되는 사람은 그다지 신경을 안 쓴다. 해고하고 신입 사원을 더 많이 뽑으면 외부적으로도 보기 더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를 보면 알겠지만, 요즘 기업이 직원 한 두명 해고를 한 것은 뉴스거리도 아닌 반면 고용을 지난 해보다 많이 한다고 하면 대서특필되는 시대다. 

셋째 이유는 바로 회사가 원하는 능력 있는 직원들을 보유하고 싶기 때문이다. 좋게 말하면, 기업을 이끌 능력 있는 직원을 육성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기업 경영진이 시키는 대로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기업 노예를 키우는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우리 나라 기업의 주인은 재벌가다. 그리고, 이들이 원하는 직원은 재벌가가 시키는대로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직원이다. 위의 예시대로라면, 영어로 이메일 소통과 문서 작업은 물론 대화까지 나눌 수 있는 그런 직원을 원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렇게 기업이 요구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직원은 재벌가로부터 사랑을 받게 되고, 두번째 이유에서 말한 것처럼 승진도 빠르게 할 수 있으며, 첫째 이유에서 말한 것처럼 회사를 더욱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신입 사원은 어렵게 들어간 대기업에서 회사를 위해 자기 계발을 하고, 승진을 하게 되며, 재벌가를 위해 일하는 것과 다름 없다. 그리고, 그렇게 일하고 자기 계발하면서 개인 자유 시간은 점점 감소하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점점 줄어든다. 회사와 재벌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바치며 재벌가가 원하는 그런 사람으로 거듭나는 삷, 과연 이것이 대기업 입사하기전 그들이 진정 원하는 꿈 같은 생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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