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서울 시내 버스도 이주 노동자가 운전?
시내 버스 없는 런던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런던에서는 인구 90% 정도인
600만명의 사람들이 매일 버스를 이용하고 있고, 런던 사람들의 생활 속에 이미 버스는
일상 속에 꼭 필요한 공공재로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잡았다.
그에 따라, 버스 운전기사들의 월급도 많이 올랐다. 2010년
기준 주급 516파운드(100만원)를 받고 있고, 연간 평균으로는
28000파운드(5000만원)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수치는 금융 산업의 중심지, 런던의 인기 직종인
회계사 혹은 은행원(창구가 아닌 백오피스)의 소득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심지어, 영국의 한 통계에서는 버스 운전기사의 516파운드의 주급은 런던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평균 주급 329파운드(66만원) 보다도 많은 수치라고 하니 버스 운전기사 임금이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다.
◆왜 이렇게 런던 시내 버스 운전자의 임금이 높을까
먼저, 일하는 환경이 아주 열악하다. 현재 런던에서 버스 운전기사가 고소득에 속하는 것은 맞지만, 파업이 매년 일어나는 것만 봐도 그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즉, 그들은 매년 불만에 가득찼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일하는데 불만이 없다면 당연히 파업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또, 이들은 어김없이 파업을 할 때마다 보다 나은 환경과 조건을 요구한다. 가령, 4시간 30분을 운전하고는 꼭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조건, 버스 운전 시작하기전 20분간 안전점검 시간 확보 요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연봉 인상 조건은 언제나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사측에서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도 내년에도 이들의 파업은 막을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런 식으로 해서 그들의 연봉이 계속 오르고 있는 셈이다.
◆버스 운전자 중 백인 영국인은 거의 없다?
하지만, 런던 시내 버스를 운행하는 사람들 중 토종 백인은 거의 없다. 즉, 영국으로 이민을 온 이주 노동자가 거의 대부분의 버스 운행을 맡는 것이다. 이유는 위에서 말했듯이, 열악한 업무 환경에 있다. 또, 그런 열악한 환경을 충분히 보상하려고 있는데도 영국인들은 이런 일을 하느니 차라리 최저생활비를 받으려고 한다. 물론, ‘버스 운전 기사’라는 타이틀도 백인 영국인들에게 그다지 큰 메리트를 주지 않는다. 차라리, 돈이 별로 없어도 그들 나름대로 자유를 느끼며 살아가는 것을 큰 낙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버스를 운행하는 영국의 이민자들은 보통 인도, 파키스탄계가 많다. 그 외, 아프리카계, 중국계도 종종 보인다. 이들은 최소 영국 영주권을 가진 이민자로서 다른 직업을 찾지 못해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즉,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이 우리 나라에 와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자국 국민이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니 이민자들이 그 일을 꿰차는 것이다.
◆우리 나라 시내 버스의 현황과 미래?
서울 기준으로 말하면, 나는 아직까지 해외 이주 노동자가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것은 보질 못했다. 물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전혀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내 예상에는 점점 이주 노동자들이 우리 나라 버스 운전 직업을 택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있다. 영국의 런던처럼 말이다.
우선, 우리 나라도 런던만큼 버스 운전 기사의 업무 환경은 아주 열악하다. 또, 런던만큼 교통 체증도 심하고, 차에 스트레스 그리고 까칠하거나 술 취한 손님에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보통, 1주일에 두 번 정도 쉴 수 있다고는 하지만, 서울 외 다른 지역은 정규직인 아닌 비정규직도 많아 불안에 떨면서 운전하고 있다.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평균 연봉은 약 3600만원 정도 (월급 300만원) 정도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선 영국 런던보다는 적다. 또, 위 금액은 서울 시내버스를 나타낸 것이므로, 그 외 다른 지역은 이보다 더 낮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점은 이만큼의 돈을 받고 사람들이 이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의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는 버스를 보면, 버스의 옆과 뒤는 언제나 ‘버스운전기사 모집’이라는 광고가 붙어 다닌다.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려고 하는 사람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만약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려는 사람이 많아 경쟁률이 2대1이라고 한다면, 버스 회사는 굳이 이런 광고를 할 필요가 전혀 없을 것이다.
만약 다음 대통령 때 복지가 더 좋아진다면
아마 영국처럼 우리 나라 사람들의 버스 운전기사 직업에 대한 수요는 더욱 적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힘들게
도로에서 스트레스를 받느니 차라리 연금 혹은 국가 보조금이 적더라도 그걸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우리 나라로 들어온 이주 노동자들은 그 자리를 대신 채워 나간다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질 수 있다.
물론, 시민들은 처음에 그런 시내버스가 익숙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런던 시내버스처럼 그렇게 해서라도 버스가 운행만 되어도 다행이라고 느낄 수 있는 시대가 올 수도 있으니, 미리 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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