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장삿속으로 치닫는 안과
어제는 쓰던 안약이 다 떨어져 안과를 다시 찾았습니다. 5일전 안과를 방문해서, 눈 정밀 검사를 받고, 의사 선생님과의 상담 후 안구 건조증이라는 병명으로 안구 건조증 안약을 받았었죠.
안구 건조증이란 것은, 심하면 밖에서 눈이 부시고 피곤해서 몸까지 쉽게 지치는 증상입니다. 눈에 충혈이 생기기도 하죠. 컴퓨터를 많이 하면 잘 생기는 병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렇게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의사 선생님의 진단이 그렇고, 또, 눈 질환은 처음이기에 눈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눈에 좋은 당근, 소간, 시금치를 먹기도 하고, 안 먹던 오메가3와 비타민 등 보충제까지 샀죠.
어제는 진찰 받으면서 안구건조증 안약 3개쯤 더 얻어 오자는 마음으로 갔습니다. 안구 건조증이란 것이 빨리 없어지지도 않거니와 증상이 그렇게 심하지도 않기에 안구건조증 약만 제 때 넣어주면 된다고 생각했죠. 안과까지의 거리도 멀고 해서 솔직히 약이 떨어질 때마다 매번 가기에 귀찮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제 눈을 진찰하더니, 눈에 염증이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무슨 염증이 있나 하고 의문이 들어, ‘어, 그래요? 심각한 건가요?’라고 되물었지만, 염증 약 넣으면 괜찮아진다며, 별로 대수롭지 않게 말하더군요. 다른 질문할 사이 없이 뒤의 기다리는 사람의 이름이 호명되고, 저도 별로 심각한 것이 아니구나 생각하고 나와 그 전에 받았던 안구건조증 약과 염증 약을 받아서 왔습니다.
집에 와서 새로 받아 온 염증 약 설명을 읽어 보니, 이건 결코 대수롭게 여겨서는 안 될 그런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약의 효능, 효과를 보니, 백내장, 녹내장 수술 후 염증, 급성 비감염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에 좋다는 것이었죠.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역시 보통 심각한 질병이 아닙니다.
부모님과 저는 왜 처음 안과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았을 때, 이런 말을 해주지 않고, 안약이 떨어져 다시 방문했을 때, 염증이 있다는 새로운 증상을 알려주는지 정말 의아해 했습니다. 안구 건조증이란 정밀 진단 이후로 눈을 보호하기 위해 그렇게 어수선을 떨었는데, 5일 후 또 다른 병명의 진단이 나오다니, 불경기라 병원이 환자의 방문을 더 늘리기 위한 수법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진료비 3000원을 더 벌고자 이런 일을 자행했다면, 이건 정말 한국 사회가 얼마나 자본주의의 폐해 속에 있나 통곡할 노릇이죠.
의사가 처방했으니 새로 받은 염증 약은 넣어보겠지만, 월요일이 오면, 불편을 감수해서라도, 다른 안과를 찾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