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공짜 쿠폰으로 외식 음식 시키지 말라
어제는 잠깐 친구 혼자 사는 오피스텔에 놀러 갔다. 마침 점심 때여서 친구는 직접 요리를 하는 것보다 피자나 치킨을 시켜먹자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러자고 했다. 결국 치킨을 먹는 걸로 결정했고, 치킨집 전화번호를 찾기 위해 친구는 주방에 있는 한 서랍을 열었다. 그 옆에 있는 나는 서랍 안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안에는 중국집, 피자 가게 및 치킨집 쿠폰이 너무나 많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는 서랍 안에서 치킨집 쿠폰만 골라 모으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것으로 치킨을 무료로 먹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폰 한 장이 모자랐다. 10장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9장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치킨, 피자 혹은 짜장면 등의 외식을 시키고 받아 일정 개수를 모으면 나중에 무료로 사 먹을 수 있는 '공짜 쿠폰', 사용해도 정말 괜찮을까?
무료 쿠폰, 사 먹는 우리는 좋지만, 식당은?
우리는 외식을 할 때마다 나눠주는 쿠폰을 열심히 모은다. 그리고, 일정 개수를 채울 때까지 열심히 사 먹는다. 보통 외식업체에서는 쿠폰 10장을 모으라고 한다. 가령, 한달에 치킨 한마리를 먹는다면, 10개월을 먹어야 한 마리 공짜로 먹을 수 있다. 만약 자취를 하거나 내 친구처럼 혼자 사는 경우라면, 1주일에 한두번씩 치킨을 사먹고, 두달만에 치킨 한마리를 공짜로 먹을 수 있다. 당연히, 우리는 쿠폰을 즐겁게 모아 무료로 치킨 한마리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치킨 주문하면서 그렇게 즐거울 수 없다.
그럼 우리는 이 무료 쿠폰으로 얼마나 싸게 먹게 되는 것일까. 이것을 자세히 계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치킨 한마리를 15000원이라고 하자. 따라서, 만약 10마리 치킨을 먹은 사람에게 1마리 무료로 준다면, 결국 치킨집은 이 사람에게 치킨 한마리당 13636원(150,000/11)에 판 것과 마찬가지다. 계산은 10마리 가격으로 치킨 11마리를 먹었으니 15만원을 11로 나누면 되는 것이다. 결국, 치킨집은 한마리당 9% 정도 할인해서 치킨을 판 셈이다. 손님 입장에서 본다면, 치킨 한 마리당 9%의 할인을 받기 위해 그렇게 하나하나 공짜를 기대하며 쿠폰을 모은 것이다.
하지만, 식당은 당연히 이렇게 무료로 치킨 한마리를 주는 것을 싫어한다. 그리고, 이것이 치킨 한마리당 9% 정도 할인해서 파는 것과 같더라도 좋아할 리 없다. 한마리를 무료로 주든 한마리당 9% 할인해서 주는 것이든 치킨 집 입장에서 보면 손실과 같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들은 쿠폰을 주면서 쿠폰이 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버리던지 혹은 실수로 재활용 쓰레기로 신문지와 함께 버려줬으면 하고 바랄지도 모른다. 특히, 대형 체인점이 아닌 영세업자인 경우는 그렇게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쿠폰이 여기서 더 자주 먹어주었으면 하는 광고의 역할을 하더라도 대부분의 영세업자들은 이런 밑지는 장사를 극도로 싫어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들도 장사를 하지만, 먹고 살기 바쁘기 때문이다.
외식집의 꼼수, 쿠폰 사용하려면 미리 알려줘?
식당은 무료 쿠폰을 쓰는 손님에게 쿠폰 쓰는 것을 싫어한다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는다. 대신, 그들은 ‘쿠폰 사용시 미리 말씀해 주세요’라고 정중히 알린다. 그리고, 이것이 식당이 무료 쿠폰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한번 이렇게 생각해보자. 피자를 시켜서 피자 배달이 오면 현금을 주는 것과 무료 쿠폰 10장을 주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손님 입장에서는 현금을 주나 쿠폰을 주나 피자를 먹는 것은 매한가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당 입장에서는 다르다. 위에서 말했듯이 쿠폰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손님들에게 할인을 해서 피자를 제공해준다는 것과 같은 의미며, 돈을 받을 수 있는 하나의 음식을 공짜로 손님들에게 준다는 의미다. 따라서, 식당 입장에서는 쿠폰을 받는 것과 현금을 받는 것은 천지차이다. 그리고, 역시 위에서 말했듯이, 쿠폰을 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특히, 영세업자일수록 심해진다.
따라서, 외식업체들은 배달을 하기 전에 쿠폰을 사용할 것인지 정중히 묻는다. 그리고, 만약 이들이 원하는대로 정말로 정중히 쿠폰을 사용한다고 말해준다면, 식당은 아주 기뻐한다. ‘현금용’ 피자가 아닌 ‘무료 쿠폰용’ 피자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무료쿠폰용’ 피자는 그 무게도 적고, 토핑 재료도 상태가 안 좋을 수 있으며, 어쩌면 유통기한 지난 혹은 먹다 남은 재료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정중히 무료쿠폰을 사용하는지 물어보지만, 그만큼 무료쿠폰을 사용하는 손님을 싫어한다는 반증이 된다. 물론, 여기서는 피자를 예로 들었지만, 치킨집, 중국집, 족발집 등 모든 외식업체도 마찬가지다.
외식업체의 꼼수, 정말 그럴까?
이것은 내가 꾸며낸 말이 아니다. 실제로, 주변에서 무료 쿠폰으로 사먹으면 뭔가 다른 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서두에서 언급한 내 친구도 무료 쿠폰을 사용하면 평소에 먹던 피자인데 무게가 다르고, 치킨은 기름옷이 조금 더 두꺼우며, 짜장면인 경우 고기는 거의 없고 양파만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실제로 4년전에 불만제로에서 방영한 적이 있다. 물론, 이것이 4년전이라도 지금과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끝맺음말.
만약 집에 외식업체 무료 쿠폰이 있다면, 아무리 무료지만 사용하지 않는 편이 현명할 수 있다. 장사를 하는 모든 사람들은 예외없이 무료 제공을 싫어하고, 특히, 영세 외식업체는 공짜로 주는 것은 곧 손실이기 때문에 그 음식에 대한 신뢰가 더욱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외식을 꼭 해야 하지만, 건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절대 무료 쿠폰 사용을 하지 말고, 현금을 주는 것이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영세 외식업체들에 한마디 한다면, 음식 질을 떨어뜨리면서 무료 쿠폰을 주는 광고를 하는 것보다 차라리 그 돈으로 음식 위생에 신경쓰는 편이 진정한 맛집 혹은 손님들에게 정말로 인정받는 음식점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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