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견

왜 교회는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일까

에그2 2011. 6. 1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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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민감한 주제다. 교회가 세금을 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나는 종교가 없다. 흔히 말하는 무교 혹은 무신론자라고 할 수 있다. 종교가 있는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좀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교회도 안가고, 절에도 안가고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아 보이지도 않는 신에 대해 얘기 듣는 교회도 싫고, 딱딱한 나무 바닥에 오랫동안 쪼그려 앉는 절도 난 싫어한다. 차라리, 등산을 하면서 스스로 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을 갖는 것이 몸 건강, 정신 건강에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매일 빠지지 않고 등산을 한다.

 

나는 우리 집 뒷산에 매일 올라가는데, 꼭대기에 올라가면 십자가로 표시된 교회들이 3개나 보인다. 이렇게 멀리서도 그 십자가는 뚜렷하고, 밤이 되면 적색빛으로 변해 보기에 을씨년스럽기도 하다. 심지어, 교회에 네온사인이 필요할까 라는 생각도 든다. 밤에 교회가 여기에 있다고 굳이 알려야 할 이유도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만약 밤거리를 헤매는 불쌍한 이들을 위해 네온사인을 밝혀두었다면, 문은 열어둬야 하는데 또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참 희한하다.

 

더 희한한 것은 세금이다. 교회는 세금을 안 낸다. 교회가 수입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교회는 수입이 많다. 우선 성금이 있다. 일정 수의 교인이 생긴다면 그 성금의 액수는 커진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큰 교회는 거기 다니는 사람도 많기에 당연히 그 성금은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만약 성금의 크기가 자신의 믿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성금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또, 만약 큰 돈을 벌었는데, 이것이 신의 뜻이라고 믿는 사람이라면 갑자기 어느날 성금이 늘어날 수 있다.

 

교회는 이 성금을 그저 은행에 보관하지 않는다. 이 종자돈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 하지만, 이들은 금융 상품보다는 보수적으로 부동산을 산다. 건물이나 땅을 사두는 것이다. 이후 건물에서 임대료가 나오고, 땅값이 오를 경우 자본이득도 얻을 수 있다. 교회 입장에서 보면, 매주마다 나오는 성금 수익에 더해 새로운 소득이 생기는 셈이다.

 

교회는 어떤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가

 

교회는 대부분의 경제활동에 대한 세금을 면제받고 있다. 먼저, 교회에 모이는 성금은 교회유지비를 제하고 나서 교회의 장이라고 할 수 있는 목사의 소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목사의 소득에 대한 세금은 없다. 아무리 성금이 많더라도 목사의 소득은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그들 말대로라면, ‘오직 신만이 건드릴 수 있는그런 돈이다.

 

그래서 목사가 중요한가 보다. 말을 잘하는 목사가 교인을 끌어들이고, 교인들은 그런 목사를 찾아 교회를 찾고, 성금을 내고, 그 성금이 목사의 결국 소득이 된다. 어쩌면 나를 쫓아다니며 선교하던 한 친구는 내 돈을 교회로 그리고 목사에게로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집착했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내 돈을 목사가 벤츠를 사는 데 보태주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외제차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사실 교회의 목사들이 세금을 전혀 안 내는 것은 아니다. 소득세라는 직접세를 내지 않는 것이지, 사실 이들은 간접세는 거의 다 낸다고 보면 된다. 위에서 말한 벤츠를 살 때에는 차 가격에 포함된 부가가치세를 낸다. 그 외 취득세, 특별소비세 등도 낸다. 만약 담배도 핀다면 담배세도 낼 것이고, 만약 술이라도 마시는 날이라면 주세도 낼 것이다. 목사라고 해도 이런 세금까지 제외시켜 주진 않는다.

 

다시 한번 교회를 살펴보자. 교회는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된다. 이 말은 즉 면세 혜택을 받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위에서 말했던 목사가 내는 간접세도 교회는 면제다. 그 항목을 자세히 살펴보면, 소득세,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상속세 등 총 19개 세목에서 면제를 받는다. 물론, 이런 수입은 거의 다가 교회장이라고 할 수 있는 목사의 수입으로 이어진다. 종종 목사 자리를 놓고 교인들이 싸우는데 그 이유도 다 이것 때문이다.

 

◆그럼 왜 세금을 내지 않을까

 

우선, 위에서 살펴봤듯이 교회는 비영리 법인으로 등록된다. 그리고, 목사의 수입은 근로 활동에서 오는 소득이 아니라 봉사활동에서 오는 사례금으로 본다. , 이것이 오랫동안 관례적으로 굳어버려서 우리 나라 국세청이 세금을 걷으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우선, 이들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데 익숙하다. 주말마다 갈 곳 없는 사람들을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히고 목사의 말을 듣게 한다. 나도 어릴 때 친구따라 갔는데 가끔 목사가 웃긴 얘기도 해주고 그런다. 가끔 목사의 말을 신이 하는 말이라고 맹신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말을 듣고, 또 거기서 많은 활동을 하면서 이들은 정신적인 안식처를 얻는다고 한다. 세속에 살면서 힘들었던 일들을 종교활동으로 이겨내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는 이런 사회를 이롭게 하는 공익적이고 선교적인 일에 당연히 세금을 걷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국세청도 그 말에 동의하고 있는 중이다.

 

나도 일부 교회의 논리는 인정한다.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힘을 주는 것은 세상을 밝게 만드는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이런 정신적인 안정을 주는 목사의 말씀에 세금을 뗀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내가 힘들 때 내 옆의 여자친구가 나에게 큰 의지가 되고 응원의 말을 많이 하는데 거기다 세금을 뗀다고 생각하면 정말 이상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논리에도 헛점이 있다. 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공부 외적으로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될 수 있다. , 의사들도 암 환자들에게 전문적인 의견과 함께 응원의 말로 병을 이겨내도록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다. 경찰들도 범인을 잡고 피해자에게 정신적인 안정을 줄 수 있으며, 환경미화원도 도로에 있는 담배꽁초를 주우며, 그 도로 위를 걸어다니는 모든 사람에게 쾌적함을 주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덜어 줄 수 있다.


이렇듯 많은 직업들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정신적인 안정을 줄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 모두는 세금을 낸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들이 주장하는, 정신적으로 국민에 도움을 준다는 말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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