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포드 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두 말할 필요 없는 영국 명문
University of Oxford
1. 위치: Oxford, England
2. 학생 구성(추정): 남자: 58% 여자: 42% 학사: 57% 석사 이상: 43% 영국인: 82% 외국인: 18%
3. 학생 수: 20330명(2009년)
4. 도서관: 옥스포드의 메인 도서관은 보들리언(Bodleian) 도서관. 이 곳에는 약 800만권의 도서량으로 영국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 매년 5킬로미터의 책(세워서 옆으로 쭉 늘릴경우)들이 들어오기에 지금 책 보관할 곳이 모자라 또 짓는다고 함. 각 컬리지에도 도서관이 있어, 솔직히 말해 없는 책이 없을 정도.
5. 스포츠센터: 옥스포드에 넓은 운동장(하키, 축구, 럭비, 테니스, 트랙 등)에서 못하는 게 없을 정도. 헬스장, 암벽 등반, 수영장, 농구장...등 없는 것이 없음. 시설도 최신식.
6. 전문 심리치료사가 학교에 상주하여 학생들 상담. 공부와 성적 스트레스로 언제나 학생들로 붐비지만, 아주 도움이 된다고 함.
7. 대학 등록금(클릭): 학사 전공에 따라 12000파운드(2400만원)에서 13500파운드(2700만원) 정도. 인문대가 싸고, 그 다음 이공계. 치대는 24500파운드(4900만원) 정도. 석사도 이와 비슷함.
8. 학교 출신 유명인: 25명의 영국 수상 배출. 거기에 더해, 적어도 25명의 각국 대통령 혹은 수상 배출 기록만 봐도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음. 조사하다 놀랬던 것은 내가 좋아하는 영국 배우인 휴 그랜트(Hugh Grant)도 옥스포드 출신이라고 함.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유명인 리스트 (클릭해서 여기 들어가면, 각 분야마다 또 나뉘어져 있는데, 유명인이 엄청 많음을 알 수 있음)
오늘은 옥스포드대학(University of Oxford)에 대한 코멘트를 하겠습니다. 사실, 너무나 흠 잡을 때 없는 명문이라 마땅히 코멘트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는데, 그래도 영국의 최고 명문인 만큼 제 블로그에서 제외시킨다는 것은 좀 아니겠다 싶어서 이렇게 생각을 바꿔 뒤늦게나마 코멘트를 합니다.
하지만, 다른 영국 대학 코멘트와는 좀 더 다르게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목에서 보듯 옥스포드는 두 말할 필요 없는 영국 명문이거든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 명성, 학생 수준, 고용 선호도, 방대한 도서관, 스포츠 시설, 학생 복지 시설 그리고 지방에서 느낄 수 있는 영국적인 캠퍼스와 맑은 공기를 맘껏 느낄 수 있는 도시 환경 등 솔직히 안 좋은 점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입니다. 만약 있다 하더라도, 배부른 고민인 정도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코멘트에서는 옥스포드 대학교 생활에 보다 중점적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사실, 제 친한 친구는 옥스포드가 아닌 캠브리지에서 공부를 했는데, 옥스포드나 캠브리지나 생활상은 모두 엇비슷하다고 하네요. 두 학교가 약간의 경쟁 심리도 있는 것 같고, 그래서 그런지 모든게 비슷비슷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느 영국 대학교와는 전혀 다른 대학생활 방식을 지니고 있죠. 한번 그 생활상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역시, 영국 명문 대학 코멘트라 서론이 길었는데,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입학을 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 들어가려면, 성적이 좋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보통 A-Level 과목 3개에서 5개 정도에서 A를 받아야 하는데, 요새 이 시험이 쉬워져서 많은 학생들이 이런 성적을 받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한 때 수능이 쉬어서 만점자가 속출한 것처럼요. 암튼, 이 A-Level이 변별력이 없어지니, 다른 대학교와는 다르게 옥스포드(이후, 옥스포드라고 하면, 캠브리지도 그렇다고 이해해 주시길)는 자체 시험, 인터뷰, 에세이 등을 학생들에게 요구합니다. 시험만 잘 보는 학생들을 쌀에 섞인 좁쌀 걸러내듯 선별하는 거죠. 이렇게 요구 사항이 다양하고 선별과정에 긴 시간이 필요한 입학시스템이기에 다른 영국 대학교보다 일찍 지원해야 합니다. 옥스포드 입학을 원하시는 분들은 꼭 명심하시길...
들어갈 때 쯤 이미 짐작하겠지만, 여기 대학교 시스템은 좀 다릅니다. 옥스포드 밑에 38개의 컬리지가 있고, 이 컬리지들은 서로 독립되어 있죠. 입학하기 전에 선택을 해야 하는데,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모두 배정을 받지는 않습니다. 각 컬리지는 학생들의 교육, 학생 평가, 기숙사 등을 책임지는데, 이런 면에서 독립되었다는 의미지, 졸업할 때 런던 대학교(University of London)의 컬리지들처럼 학위 수여를 컬리지들에게 이양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또, 컬리지간 수업 연계도 가능합니다. 자신의 컬리지에 속하지 않는 교수에게서 수업을 받을 수도 있죠.
이 컬리지 선택은 아주 중요합니다. 보통, 컬리지마다 학사와 석사 이상 학생을 모두 받는데, 각 컬리지마다 특색이 있거든요. 어느 컬리지는 법학이 유명하고, 어디는 역사학이 유명하다든지 등등. BBC에서는 옥스포드 컬리지들만의 랭킹을 졸업 성적에 따라 매기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이 랭킹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다 같은 옥스포드니까요. 중요한 것은 가고자 하는 컬리지에 자신의 전공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느냐입니다. 제 친구가 그러는데, 가끔 한 컬리지에 전혀 다른 전공의 학생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이럴 경우 당사자는 좀 황당하겠죠?
컬리지 선택이 끝났으면, 이제 공부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지난번 포스팅(2009년 영국 최고(最高)의 대학교는?)에서 말한 것처럼, 보통 영국 대학은 일반적으로 입학이 다소 쉽고, 졸업은 어렵다는 편견이 어느 정도 있지만, 옥스포드는 이런 편견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대학입니다. 입학도 까다롭고, 졸업은 더 어렵거든요. 보통, 옥스포드 입학 경쟁률이 매년 5:1 정도 된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학교 공부를 도중에 그만두는 학생 비율은 1.1%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죠. 학교 공부가 어려워도 이것을 이겨내고 그만큼 졸업을 하는 우수한 학생들의 집합소라는 의미가 됩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학생들을 골라내기 위해 학생 선별에 대학이 그렇게 신중히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옥스포드는 공부 방식이 여느 영국 대학교와 약간 다릅니다. 철저한 세미나 개인 교습 방식이죠. 강의실이란 이름으로 학생들을 한 방에 때려 넣고 하는 강의는 있긴 있지만 옥스포드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방식은 아닙니다. 이들은 튜터(Tutor, 한국식으로는 지도 교수)와의 1대1 수업 방식을 지향하죠. 각 학생들은 1주일에 두번 정도 미리 정해진 시간에 튜터를 방문해 1주일간 읽었던 책, 논문, 에세이 등을 의논하고 검사받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개인 과외가 학교 수업보다 더 귀에 쏙쏙 들어 온다는 것은 다들 아시죠? 옥스포드는 말 그대로 이런 개인 과외를 대학생활 동안 꾸준히 받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제 공부를 했으니,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다른 대학교와 마찬가지로 중간, 기말 시험 식으로 시험이 있는데, 대학교 시험 광경이 좀 색다릅니다. 이들은 학교 다닐 때 입지도 않던 학교 교복 같은 것을 꺼내 입고 시험을 봅니다. 저는 시험 볼 때 거추장한 것은 딱 질색이라, 가장 편한 면티에다 여름에는 반바지까지 입고 시험 보는 것을 선호하는데, 옥스포드는 가슴에 꽃까지 달고 꼭 교복 같은 것을 입어 줘야 한답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시험은 학교 공부를 평가하는 경건한 의식이라고도 볼 수 있기에 이렇게 교복을 입는 것은 옥스포드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학생들도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구요.
시험을 봤다면, 좋은 성적이 나왔건 좀 실수를 했건 옥스포드는 그야말로 파티 분위기입니다. 사실상, 옥스포드란 도시가 대학도시이기 때문에, 온 도시가 파티 분위기인 셈이죠. 특히, 졸업시험일 경우는 우리 나라 고등학교 졸업식 때 계란 던지고 밀가루 뿌리는 것과 같은 비슷한 광경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들은 계란이랑 밀가루보다 비싼 샴페인이나 크림을 이용하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겠죠. 이 날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려 경찰에 잡혀가는 학생도 종종 볼 수 있답니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엄청 났다는 건데, 그래도 이렇게 너무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풀면, 곤란하겠죠?
어떻게 옥스포드 학생들 생활을 느껴보실 수 있나요? 조금 더 디테일하게 써 보려고 했지만, 옥스포드학생도 아니었으니, 친구가 한 말들을 되새김질 하면서 써봤는데, 다음에 시간되면, 친구랑 맥주 한잔 먹으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해서라도 더 많은 정보를 캐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말하고 싶은 말은 옥스포드는 진정 공부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가야 제대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ppinggreen@londonpoin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