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이 나를 졸지에 망할 블로거로 만든 사연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어느 여대생(이름과 얼굴 확인은 했지만 학교는 미확인됨)이 싸이월드 클럽에 내가 쓴 ‘한국전력
민영화’에 대한 블로그 글을 학교 과제로 쓰려고 했지만, 블로그
글을 복사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된 것이었다. 내 블로그 글은 여타 다른 블로그가 그렇듯 마우스로 긁어서
복사가 되지 않았고, 이 여대생은 복사를 하지 못해 링크만 걸어 둘 수 있는 것에 화를 참지 못하고 내 블로그를
‘망할 블로그’라고 칭한 것이다. 즉, 열심히 블로깅을 하고 있는 내가 졸지에 ‘망할 블로거’가 된 셈이다.
그런데, 영국에서 오래 지낸 나는 이 ‘망할’이란 단어에 혹시 내가 모르는 다른 뜻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이 여대생이 다른 뜻으로 그렇게 불렀길 소망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나는 다른 사람을 실수로라도 원망하고 싶지는 않았다. 즉, 이 여대생이 '망할'이란 단어를 욕의 의미가 아닌 좋은 의미로 썼을 수도 혹은 좋은 의미로 썼으면 하는 나의 작은 바람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Daum 사전을 찾아보니 역시 ‘망하다’의 의미는 모두 부정적일 뿐이었다.
하지만, 더 안타까운 것은, 첫번째 캡쳐에서 보듯이, 이 여대생은 한국전력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마치 자기들의 생각처럼 해서 써야겠다고 팀원들에게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나는 내 블로그
글이 교육의 목적으로 쓰이는 것에 전적으로 찬성하는 바이다. 다른 사람의 지식에 내 지식 혹은 생각이
더해진다면 그만큼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대로
내 글을 베낀다는 말은 누가 봐도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에까지 와서 남의 생각을 베낀다면, 과연 왜 대학에 왔는지 무엇을 공부하러 왔는지 자체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즉, 과제에 ‘어느 블로거의 생각이 이런데, 우리 조원들의 생각은 여기서 조금 더 발전시켜 이러이러하다’라고
해야 옳다는 것이다.
물론, 이 여대생 하나로 보고 우리 나라 여대생, 더 나아가 우리 나라 대학생 전부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최소한 대학생 모두가 이것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대학교는 남의
글을 베껴 점수만 잘 받기 위한 곳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대학은 자신의 지적 수준을 한단계 더 발전시키고, 다른 사람의 지식을 존중해줄 자세를 배우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만약 그런 생각이 없다면, 차라리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대학을 다닐 필요가 없다. 특히, 여대생이라면, 지금 여대생 실업률이 나날이 높아지고만 있는데, 이런 정신 상태로
대학을 다닌다면 그야말로 돈 낭비일 뿐이다.
어쩌면, 내 글을 베껴 그저 과제 하나를 끝내겠다는 생각을 가진 이 여대생도 대학 졸업할 때까지 이런 생각으로 계속 학교를 다닌다면, 취업은커녕 그냥 '취집'만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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