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적 시선

여대생들이 숨어서 담배를 피웠던 경제학적 이유

에그2 2011. 6. 22.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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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화창한 햇빛을 피해 여자친구와 함께 대학 캠퍼스 건물 뒤편에서 쉬고 있었다. 얘기를 나누다 나는 담배를 피고 싶다고 여자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약간 후미진 곳으로 갔다. 그곳은 건물 전체의 냉방시스템을 위한 환기통이었는데, 그 크기도 어마어마했고 주기적으로 큰 소리를 내며 팬을 돌리는 소리까지 냈다.

 

환기통 옆쪽으로 가면서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비와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시원하게 연기를 내뿜고 환기통 뒤를 봤는데 거기에 여자 셋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목격했다. 그곳은 공간도 거의 없었다. 그리고, 서 있는 여자들 사이의 공간도 거의 없었다마치 한 사람이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 옆의 다른 사람이 그 연기를 마실 수도 있을만큼 좁은 그런 공간이었다. 어리둥절해서 그 쪽을 한동안 쳐다봤는데, 그 쪽 여자 한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그 눈빛이 너무 매서워 나는 바로 담배를 끄고 그 자리를 떠 여자친구에게로 갔다.

 

◆여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

 

여대생들은 물론 여자들도 담배를 피울 자유 혹은 권리는 있다. 금연 지역이 아니라면 남자와 마찬가지로 담배를 피우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예전에는 어쩌다가 어르신께서 젊은 여자들이 담배를 피는 모습을 보고 여자가 무슨 담배냐고 폭력을 행사했다는 뉴스도 들렸지만, 담배를 피면 맞아야 된다는 법도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폭력을 행사한 쪽이 더 큰 벌을 받는다.

 

언론 매체의 영향도 있겠지만, 남자와 똑같이 여자들도 담배 소비 욕구 혹은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는 있다. 영화에서 멋진 여배우가 전문적인 일을 하면서 담배를 피우면 괜히 멋있어 보인다. 분명 따라하고 싶을 것이다. 남자들도 장동권, 원빈 같은 배우가 담배를 피우면 괜히 따라하고 싶어한다.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여성들의 사회적 신장은 많이 이뤄졌다. 한번은 차를 타고 가다가 신호에 걸렸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중형차에서 창문이 열리는 것이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옆 차 운전석을 봤는데, 30대로 보이는 여성 운전자가 담배를 한 개비 물면서 불을 붙이는 것이었다. 나도 운전하면서 담배 펴 봐서 아는데, 운전하면서 담배 피는 것은 여간 힘든게 아니다. 잘못하다가는 눈에 재가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니 왠지 섹시해 보이는 느낌까지도 들었다. 혹시 일부 여성들은 이런 남자들의 마음을 알아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아닐까 짐작하기도 한다.

 

그럼 여대생들이 숨어서 담배를 피웠던 경제학적 논리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효용 이론을 보면, 인간은 되도록 개인의 효용을 극대화하려는 합리적 인간이라고 했다. , 개인은 어떠한 것을 사용할 수 있고, 양으로 측정할 수 있으며 어떠한 상황에 합리적인 것이라면 그에 따른 행동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영국의 19세기 경제학자 존 스튜어트 밀(J.S. Mill)도 일찍이 만족한 돼지가 되는 것보다 불만족한 인간이 낫고, 만족한 바보보다는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낫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인간은 동물과는 다르게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주어진 시간 혹은 비용 안에서 최대한의 만족(쾌락)을 얻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여대생이 담배를 피웠던 것은 그들 나름대로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최소한 그들이 생각하기에 그들 자신도 성인이다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고, 자기 돈으로 담배를 샀으며, 심지어 담배를 피지 말라는 법도 없다. 오히려,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헌법이 있을 뿐이다. 게다가, 내가 목격한 것처럼 자기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필 수 있다. 세 명 중 두 명만 담배 피우는 것에 찬성하면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나머지 한 사람도 같이 담배를 피러 간다. 최소한 직접 피지는 않고 곁에 같이 갈 수는 있다. 약간의 논란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현대 사회에서는 다수결의 원칙도 곧 합리적인 결정에 속한다.

 

이렇게 합리적인 결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그 좁은 곳에 숨어서 담배를 피울 수 밖에 없었다. 왜 그랬을까.


그들이 이런 행동을 한 이유는 그들 생각에 떳떳하지 못함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그들 스스로는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여자가 대놓고 담배를 피우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사실을 그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담배를 필 때 큰 환풍기에 숨는 결정을 내리면서 개인의 합리성과 사회적 합리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두 합리성을 만족시키는 것에 그들은 실패했다. 개인적인 합리성으로 얻은 만족감은 사회적 합리성으로 인해 그 만족도가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담배를 좁은 곳에 숨어서 피우면 만족감은 커녕 스트레스만 더 쌓이게 된다. 경제학적으로 봐도 자기의 만족도를 스스로 감소시키는 일은 합리적으로 행동을 하여 최대의 만족을 얻는다는 논리로 보면 그 행동 자체가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들의 개인적 합리성과 충돌한 이 사회적 합리성은 오랜 기간 동안 굳어져 온 관습 혹은 인습이다. 그리고, 그 속성상 쉽게 바뀌지도 않는다.


나는 어제 여대생들이 이런 인습과 담배를 필 때의 자유가 충돌하는 것을 생생히 목격한 셈이다. 차라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들에게 자유롭게 담배를 피게 나두거나 아니면 반대로 아예 담배를 못 피게 규제하는 편이 지금 이들이 겪고 있는 혼란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처럼 보인다. 즉, 경제학의 논리대로 말하면, 시장에 맞게 자유롭게 풀어두거나, 아니면 반대로 정부의 규제를 가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여성들이 숨어서 담배를 피우는 행동은 계속될 것이고, 그들의 행동은 어두운 뒷골목에 숨어 다니는 고양이들처럼 점점 은폐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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