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이 향후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
우리 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아파트가 많다. 국토가 좁아 어쩔 수 없이 아파트가 이렇게 늘어났다고 하지만, 그만 지을 때도 된 것도 같은데 아직도 서울 곳곳에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또, 오래된 분당, 일산, 평촌, 산본 등 신도시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니 더 많은 아파트 공사가 우리 나라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정말 우리 나라는 아파트 공사판이라고 과언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아파트 값도 비싸다. 사실, 아파트로 건설회사들이 큰 돈을 벌지 못한다면 아파트를 짓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으니 아파트 상품은 아직도 그들에게 수익을 준다는 뜻도 된다. 이 세상에 밑지고 장사하는 기업은 없다!
인구가 감소하는데 아파트는 점점 밑지는 장사가 될 수 밖에…
하지만, 아파트 건설은 이제 밑지는 장사가 될 수 밖에 없다. 먼저, 아파트는 그 특성상 단위 면적당 거주하는 사람의 숫자가 단독주택보다 훨씬 많다. 가령, 단독주택 1가구 살 면적에 20층짜리 아파트에 사는 가구는 20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아파트는 20배나 더 많은 인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인데, 문제는 우리 나라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이제 그런 막대한 수용 능력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UN에 따르면, 우리 나라 인구는 2050년 4400만명, 2100년에는 3700만명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지금 우리 나라 인구가 약 5000만명인데 점점 줄어든다는 뜻이다. 따라서, 지금도 빈 아파트가 많은데, 계속 아파트를 짓는다면 빈 아파트는 더 많아진다는 뜻이고, 당연히 그 가격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재건축도 마찬가지다. 재건축을 통해 층 수를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도 아파트 공급 과잉을 부추기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재건축을 통해 아파트 가치를 올리려고 하지만, 오히려 공급 과잉으로 그 가치의 상승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모순인 셈이다.
아파트 공급 과잉에 이어 수요 부족까지
아파트 공급 과잉은 단순히 아파트 숫자만 늘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물론, 아파트 건설이 늘어나는 것이 아파트 공급 과잉의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아파트 건설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나라 인구계층의 변화다. 즉, 우리 나라 인구 중 점점 독신 혹은 싱글로 사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이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방 3개와 거실 하나가 딸린 아파트가 필요 없다. 이들에게 있어 당장 필요한 것은 원룸 혹은 오피스텔인 것이다.
이런 수요에 맞춰 오피스텔은 작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그만큼 홀로 살아가는 싱글족이 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심 근처에 이런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이렇게 바뀐 인구 구조에 따라 사람들은 도심 외곽에 있는 아파트보다 도심 근처에 있는 오피스텔을 더 선호하게 되며, 이런 바뀐 선호도는 아파트 값을 더욱 하락하게 만들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맞물리면서, 이들의 은퇴자금이 아파트보다는 오피스텔 혹은 도시형 생활주택 구입으로 자금이 이동한다는 분석도 현재 나와 있다.
아파트 수요 부족은 아파트 생활에 대한 싫증 때문에 더 커져
우리 나라 국민 대부분은 이제 아파트가 어떤 곳인지 경험을 한 상태다. 20년전 처음 아파트가 보편화될 때, 아파트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 보는 것이 그렇게 신기하고 신나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것이 마냥 짜증만 날 뿐이다. 결국, 편리해지면 조금 더 편리한 것을 찾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에 지금 아파트는 편리한 것이 아닌 불편함 그 자체로 바뀐 것이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층간 소음으로 아래층 사람이 위층 사람을 흉기로 찌른 사건까지 발생했고, 그 외 담배연기, 이불 먼지, 쓰레기 투척 문제, 주차문제, 애완 동물 문제, 엘리베이터 고장 문제, 부녀회 비리 문제 등 아파트 생활에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파트에 사는 것이 편하다고 해서 이사 왔는데 온통 불편함 투성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들어서는 다시 전원주택 혹은 단독주택이 유행이 되고 있다. 최신 패션에서 다시 복고패션으로 유행이 옮겨가듯 주거 선호도도 다시 옮겨가는 셈이다. 그리고, 이렇게 아파트 자체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하고, 그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 경우 아파트 값은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아파트 실수요자들도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아파트에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도 그들의 주머니 사정은 아주 열악하다. 사실, 우리 나라 생활 경제 자체가 어렵다. 물가는 오르고 있고, 실업률도 높은 것이 서민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아파트를 장만하기 위해서는 대출을 받아야 하고, 이것은 향후 30년 동안 매달 이자를 갚아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활비 물가도 매달 오르고, 이자도 매달 내는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인 것이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언제까지 가계 대출을 계속 늘릴 수 없다는 점에 있으며, 이렇게 아파트를 구입할 자금 여력이 부족해진다면, 아파트 공급자는 당연히 그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강남 아파트 가격을 평당 3000만원씩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거래가 된다는 것은 향후 미래에도 계속 그럴만한 혹은 그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크나큰 오판을 한 것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아파트 가격은 추세적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고, 세계 경제가 계속 이렇게 불확실하다면 우리 나라 경기도 위축되고 무엇보다도 생활 체감 경기가 낮아 대출을 받아서까지 3000만원씩이나 주고 1평을 살 국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속 가계 대출을 받거나 해주는 것도 한계로 다가왔고, 지금 이런 현실 속에 융자를 얻어 아파트를 사서 매달 이자를 갚아가는 것은 마치 기름값 낼 돈도 없는데 외제차를 장만하는 것과 같이 우매한 결정인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 사람들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미 주머니가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그 대안으로 비싼 서울, 경기권 아파트를 벗어나 지방으로 옮겨간 것이다. 여전히 가격도 싸고 공기도 좋은 지방으로 떠난 것이다. (이렇게 지방 수요가 늘어 지방 집값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강남에 비하면 평균적으로 5배 이상 싼 수준이다)
정리해 보면, 우리 나라 아파트 가격은 여러 요인에 의해 하락할 수
밖에 없는 여건이다. 특히 수도권은 더더욱 그렇다. 국내외 사정이 모두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내년에는 잠시 기대감이 생길 수도 있겠다. 대통령 후보들이 각종 '달콤한 공약'으로 유권자들, 그리고 부동산 시장을 '달콤한 상상'에 빠지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달콤한 유혹'에 절대 빠져서는 안된다. 아무리 분양가상한가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DTI 규제 완화 등의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 같은 정책은 말그대로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임시방편일 뿐이며, 대세적인 아파트 가격 하락을 막기에도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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