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직장에 사표를 내지 못하는 5가지 이유
직장에 다니면, 사표를 내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기대하고 들어갔던 회사가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거나 잦은 출장과 야근은 직장인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사표를 가슴에 품고 다닐 충동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또, 아무 이유 없이 상사의 질책이 쏟아지거나 일과 관련 없는 잔심부름 등 상사의 불합리한 요구도 사표를 당당히 던지는 상상력으로 우리를 이끈다. 그 외, 회사의 부족한 급여, 낙하산 등 부당한 승진 시스템, 동료와의 불화는 물론 소심한 사람이라면 신입 후배의 당돌한 성격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사표를 내고 싶은 이유가 이렇게 많을지라도 거의 같은 수만큼의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여기서는 한번 5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관성의 법칙
물리학도 아닌데, 뉴턴(I. Newton)의 운동법칙 중 제 1법칙인 관성의 법칙이 직장인들이 사표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관성의 법칙은 물체가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힘을 말한다. 자동차가 빨리 달릴 때, 브레이크를 밟아도 그 속도에 따라 앞으로 쏠려 일정 거리가 밀린 후 멈춘다. 우리가 도로에서 보는 수많은 타이어 자국은 바로 뉴턴이 17세기에 주장한 바로 이 관성의 법칙의 흔적인 것이다. 그런데, 이 물리학에서 파생되었고 지금은 상식이 되어버린 이 관성의 법칙은 인간의 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습관이다. 사람들은 그 사람마다 고유의 습관이 있다. 내 습관을 예로 들자면, 나는 밥 먹을 때마다 콜라를 먹는 습관이 있다. 영국에서 유학할 때는 몰랐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밥 먹을 때 물도 먹지 말라고 한다. 즉, 내가 가진 습관은 좋고 나쁨을 떠나 우리 나라에서 그렇게 흔치 않은 습관인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이런 습관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으며, 문제는 이런 습관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아주 어렵다는 점이다.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생활 패턴이 일정해진다. 그리고, 그 생활은 습관이 되고, 그 직장 생활이 오래될수록 관성의 법칙대로 사표를 내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반대로 말하면, 지긋지긋하다고 말하지만, 직장에 계속 다니는 이유는 관성의 법칙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2. ‘온실 속의 화초’ 효과
직장 생활이 오래될수록 ‘온실 속의 화초’ 효과에 빠지기 쉽다. 여기서 말하는 '온실 속의 화초'는 바로 직장이란 테두리에서 오래 일을 해서 그 외의 바깥 사정을 잘 모르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가령, 친구들 중에는 자영업을 하는 사람도 있고, 프리랜서로 자유롭게 일을 하는 친구도 있을 수 있다. 또는, 친구 중 몇몇은 의사, 변호사, 공인중개사 등 전문직종에 있을 수도 있다. 직장인들은 종종 이들을 보고 사표를 던지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게 되는데, 그것은 아주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온실에서만 자라왔기에 바깥 기후에 노출되면 사회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 프리랜서 혹은 전문직종에 일하는 사람들은 그들 나름대로 다양한 방면에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그들과 직접적인 혹은 간접적인 경쟁자들과 경쟁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을 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직장인들은 직장에서 살아 남는 법만 배운다. 직장 내 경쟁을 뚫고 승진을 하기 위한 방법을 배울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사표를 내고 사회에 발을 내디뎌도 성공 가능성이 낮다. 마치 이제 막 태어난 사슴을 육식동물이 우글거리는 사바나 밀림 안에 홀로 던져지는 것과 같을 수 있다. 현명한 직장인이라면, 사표를 던지기 전에 이것을 직관적으로 느끼거나 아니면 보다 현명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러한 충고를 받아들여 사표를 던지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사표를 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다행일 수 있다.
3. 과시 효과
요즘은 직장에 다니는 것이 과시에 속한다. 그만큼 일자리는 모자라고, 실업률은 높아만 가는 시대에 직장에 다니는 것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직장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민폐를 끼치는 발언일 수 있다. 괴로울 만큼 직장에 다니기 싫어도 그들 입장에서는 다닐 직장이 있는 것 자체가 부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도 이것을 잘 알고 있다. 만약 사표를 내면 자신도 실직자 신세가 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직장에 다니면서 괴로울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닐 직장이 있는 것 자체가 좋다고 느낄 때가 많다. 가령, 직장이 없다면 소개팅이나 선도 들어오지 않는다. 또, 직장이 없다면, 명절 때마다 친척들의 눈치를 보고 잔소리를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결혼을 했다면, 사표를 낸다는 것은 결국 수입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당장 아내가 이혼을 청구해도 될만한 사유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직장 생활이 아무리 괴로워도 사표를 내는 것은 참아야 한다. 즉, 아무리 괴로워도 사람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과시를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4. 톱니바퀴 효과
톱니바퀴 효과는 직장에서 벌어들이는 소득 효과를 톱니바퀴에 비유해 부르는 말이다. 우리가 직장을 다니는 가장 큰 이유는 일정 소득을 얻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미 사람들은 그 소득으로 무엇을 할 지 미리 다 정해 놓은 경우가 많다. 가령, 300만원의 월급이라면,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10만원은 펀드에, 30만원은 각종 보험에, 50만원은 각종 할부금에, 100만원은 생활비 등에 자동이체가 되거나 그 돈의 용도가 미리 정해졌다. 즉, 월급이 들어오면 그 돈은 적재적소에 쓰이고 마치 톱니바퀴처럼 우리의 삶을 유지하며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만약 이 돈의 흐름이 막혀 톱니바퀴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면, 빚 독촉장이 집으로 날아들고 결국에는 압류한다는 노란 딱지가 집안에 난립하게 된다.
당연히, 직장인들 모두 이런 상황을 원치 않는다. 직장내 그 어떠한 아무리 괴로운 일이 있다 하더라도 돈이 없어 생기는 이 성가신 일들을 겪고 싶어하는 직장인들은 아무도 없을 거란 얘기다. 안타깝지만, 요즘은 자기의 꿈을 위해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다. 돈을 벌기 위해, 그렇지 않으면 더욱 험난한 인생을 버텨 나갈 수 밖에 없기에 직장에 다니는 것이다. 즉, 직장을 다니지 않을 정당한 혹은 뚜렷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사표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요즘은 로또 1등 당첨이 되도 직장은 계속 다녀야 한다고 하니, 직장인들의 유일한 희망 하나도 사라진 셈이다.
5. ‘그것이 인생’ 효과
어쩌면, 현대인이 직장에서 일을 하는 것은 인생의 한 부분일 수 있다. 또한, 이것은 인간의 오랜 역사를 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마치 운명론을 말하는 것 같지만, 인간은 노동의 동물이며, 동물과 인간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은 노동이라고 19세기 초 독일 정치경제학자 마르크스(K. Marx)가 주장하기도 했다. 그만큼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 어떤 사람도 모든 것을 가질 수 없으며, 모든 것에 만족할 수도 없다. 즉, 직장 생활에 만족하면 기분 좋은 일이지만, 그것이 괴롭더라도 그것도 인생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또한, 직장 생활이 괴로워서 사표를 낸다해도, 위에서 살펴봤듯이 그것이 꼭 즐겁고 만족하는 인생을 보장할 수는 없다. 사표 낼 때는 흥분되도록 즐거웠겠지만, 사표 내고 일주일도 안돼 엄청난 후회를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현명한 직장인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단기적인 것보다 장기적인 행복이 더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인생을 길게 보면 사표 보다는 직장 내의 괴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 사표를 내고 싶은 모든 직장인들은 많지만, 정말로 사표를 내지 못하더라도 조금만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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