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견

아나운서에 관한 네가지 불편한 진실 혹은 모순

에그2 2012. 4. 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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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있다. 요즘에는 덜하지만, 예전에는 앵커라는 말로도 불렸다. 어떻게 불리든, 이들은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해주는 직업이기 때문에 표준어를 써야 하며, 이들 스스로도 자신들의 발음과 언어 사용법에 대해 그 어떤 사람들보다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런 자부심은 종종 예능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예능에 아나운서들이 출연해 다른 출연자들의 발음이나 단어 사용을 지적하고 정정해주면서 까다로울 만큼 올바른 우리 말 사용을 권장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토록 우리말을 아끼고 올바로 사용하자고 하면서 아나운서 스스로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우리 나라 국민들이 지나치기 쉬운 아나운서의 불편한 진실 혹은 모순, 지금부터 파헤쳐 본다.

 

1. 아나운서라는 직업, 아나운서가 우리말? 

이것은 아나운서의 가장 큰 모순이다. 아나운서는 우리 말을 제대로 쓰자고 방송에서 끊임없이 말하고 있지만, 아나운서(Announcer)라는 직업 이름 자체가 영어다. , 이들은 우리 말을 제대로 쓰고 표준어로 말하는 것을 방송에서 강조하지만, 정작 그들의 직업 이름은 영어로 된 것이며 스스로도 아나운서라고 부르면서 자랑스러워한다. 그리고, 우리 나라는 외래어를 우리말로 순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네티즌은 누리꾼, 축구의 스로잉은 공던지기, 기스는 흡집 등으로 외래어를 우리 말로 순화해서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에 앞장 서며 또 남이 외래어를 쓰거나 우리 말을 잘 못 쓰면 고치려는 아나운서들이 그들 직업 이름에 대한 순화는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아나운서들도 이제 아나운서가 아니라 '아나'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이 얼마나 겉 다르고 속 다른 행태인가. 

이것은 마치 우리 나라 고유의 음식 김치를 먹자는 김치 홍보 대사가 김치를 하나도 먹지 못하는 것과 같고, 우리 나라 교육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교육부 장관이 그 자식들을 해외로 유학 보내겠다는 것 혹은 국방부 장관이 자신의 아들은 군대에 보내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 아나운서들은 지금 우리 보고 우리 나라 말을 제대로 쓰라고 강조하고, 또 그들 스스로 우리말을 제대로 또박또박 가장 잘 말하는 사람이라고 우쭐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의 직업은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부르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으며, 또한 매일 9시마다 ‘9시 뉴스(News)’를 외치고 있다. 뉴스도 영어이며, 충분히 우리말로 순화될 수 있는 것이다.

 

2.  아나운서 입사에 영어, 중국어가 왜 필요? 

이 역시 모순이다. 아나운서들은 우리말을 제대로 사용하여 정확한 정보 전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은 입사할 때 토익 시험 점수가 필수다. 대부분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토익을 봐서 입사를 하고, 또 점수가 높아야 입사시 우대를 받는 것이다. 더 웃긴 것은, 중국어, 일본어 등의 다른 언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면 입사에 더 유리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아나운서가 우리말만 잘하도록 한국어 시험을 봐야 정상이지 않을까. 물론, 우리 나라 아나운서가 외국어를 배워서 우리 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을 위해 뉴스를 전달한다면 이해가 간다. 하지만, 아나운서는 우리 나라 국민들을 위해 방송을 한다. 외국인을 위해 방송을 할지라도 우리말로 방송을 해서, 외국인으로 하여금 우리말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물론,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을 아나운서로 뽑는 이유를 외국 소식을 전해주거나 외국어로 된 단어를 잘 읽기 위해서라고 합리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뉴스 진행할 때 외국 단어를 우리 나라 발음으로 쓴다. 한번 다음의 프랑스 관련 소식을 아나운서가 전해준다고 하자. 이들은 ‘France 유명 매체인 Le Monde K-pop를 우호적인 기사를 썼습니다라는 것을 읽으면서 뉴스를 전해주지 않는다. ‘프랑스 유명 매체인 르몽드는 케이팝에 우호적인 기사를 썼습니다라는 우리말로 적혀진 것을 보면서 뉴스를 전해준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들에게 외국어 능력은 사치일 뿐이다. 우리말만 잘하고, 방송에서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되는데, 괜한 토익 시험을 보고 다른 외국어 시험을 보면서 시간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3. 아나운서 특유의 옷차림은 신뢰도를 제공한다? 

아나운서들은 신뢰도가 중요하다. 열심히 뉴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뉴스 진행자에 대한 신뢰도가 없다면, 그 뉴스도 믿을 수 없다. 이것은 특히 예능에 출연을 많이 하고 있는 아나운서에게 적용되는 현상이다. 먼저, 양치기 소년을 한번 예로 들어보자. 날마다 거짓말을 하는 양치기 소년이 있는데, 이 소년이 사실을 말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다. 매일 예능에 나와 떠들고, 농담하며,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하는 아나운서가 뉴스를 전해줘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뉴스도 예능으로 생각하기 쉬우며, 심지어 부고 소식 등 심각한 뉴스에서 웃음을 유도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여자 아나운서인 경우 옷차림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특히, 미니스커트 혹은 파인 옷을 입고 방송에 나오는 경우 속옷이 노출이 될 수 있다. 여성들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오면서 이 미니스커트와 파인 블라우스가 직장 여성을 대변하고, 이것을 통해 커리어 우먼의 상징 혹은 아나운서에 대한 신뢰도 구축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여자 아나운서들의 착각이다. 신뢰도는커녕 뉴스 보기가 꺼려진다. 또한, 기타 방송에서 국민들은 저녁 시간에 온가족이 모여 앉아 밥 먹으면서 편하게 방송을 보길 원하지 노출이 될까 말까 여자 아나운서 스스로 조마조마하는 걸 보길 원하지 않는다. 실제로 방송사고라 불릴 만큼 노출이 된 경우도 많다. 증거로 여기에 올리고 싶지만, 내 개인 블로그를 음란하게 만들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고 싶다면, 스스로 검색해서 찾아 보길 바란다.

 

4. 아나운서에 대한 나이 제한과 외모 제한? 

누누이 강조하지만, 아나운서는 우리말을 제대로 쓰고 표준어를 구사하면서 사실을 제대로 전달해 주는 메신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메신저가 되는 것에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 그 중 비합리적인 것 중 한가지가 바로 나이다. 특히, 여자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적정 나이는 26세 정도라고 한다. 25세면 빠른 편이고, 27세가 마지노선이며, 28세의 여자 아나운서는 거의 보기 어렵다고 한다. 한마디로, 여자로서 아나운서가 꿈이라면 28세가 지났다면 꿈도 꾸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남자는 이 나이가 군대 때문에 30세까지 유효하다. 하지만, 남자도 30세가 지나면 그야말로 아나운서 입사는 거의 가능성이 없다. 우리말을 제대로 쓰고 표준어를 구사하기 위해 오래도록 노력했는데, 단지 이 나이가 지나면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 아나운서인 경우는 또 다른 제약이 있다. 바로 외모다. 특히, 어느 방송사는 미인대회 출신을 주로 뽑기도 한다. 또, 성형 수술도 암묵적으로 권장하기도 한다. 어쩌면, 방송사 임원들은 국민들이 예쁜 여자 아나운서를 더 좋아한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아니면, 외모만 예쁘면 실수해도 다 용서된다는 말이 있듯이, 방송하다 실수를 연발해도 예쁘면 국민들이 용서를 해줄 것이라는 착각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것은 위의 3번에서도 말했듯이 신뢰도의 문제가 될 수 있다. , 얼굴만 예쁘고 화장도 덩달아 진한 아나운서라면 자칫 뉴스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으며, 국민들의 뉴스 몰입도를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뉴스를 들어야 되는데, 뉴스 외적인 것에만 관심이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역효과가 나는데, 과연 아나운서를 뽑을 때 외모가 그렇게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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