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견

삼겹살 가격 하락, 식당은 여전히 비싼 이유

에그2 2011. 10. 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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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너무 비싸 금겹살이라고 불리는 삼겹살 가격이 하락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나도 좋아하지만,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 부위가 삼겹살이기에 중품 1kg 가격이 지난 9 19444원에서 10월달 17640원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기쁜 소식인 것이다. 하지만, 김칫국을 벌써부터 마시기에는 아직 이르다. 삼겹살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식당에서 파는 모든 삼겹살 가격이 당장 떨어질거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식당 삼겹살 가격은 식당 마음대로

 

먼저, 식당에서 파는 삼겹살 가격은 식당 자발적으로 그 가격을 정한다. 구제역 등으로 공급이 부족해서 삼겹살 도매가가 오른다면, 식당은 자발적으로 그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식당 삼겹살 가격을 올리는 식이다. 하지만, 그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식당 삼겹살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데, 그 이유는 손실 회피이유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삼겹살이 금겹살로 불리는 동안, 식당은 감소된 수요로 수익을 별로 내지 못했다. 따라서, 이 때 수익을 내지 못한 부분을 도매가격이 하락한 틈을 타서 그 손실을 메우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격이 오르고 내릴 때마다 메뉴 비용이란 것이 있다. 이것은 단순히 메뉴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란 뜻이 아니라, 경제학에서 말하는 메뉴를 바꾸는데 필요한 전반적인 비용을 말한다. 가령, 물가 상승률이 높을 때, 기업은 의도치 않게 가격을 조정하게 되거나 화폐의 디노미네이션을 할 때 기존 시스템의 단위를 모두 바꾸는데 드는 비용을 메뉴비용이라고 한다. , 삼겹살 가격이 올랐다가 다시 하락할 경우, 식당은 그 메뉴 비용이란 것을 새롭게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직하게 가격을 하락해도 아무도 안 알아준다?

 

물론, 정직하게 삼겹살 가격을 하락하는 식당도 있을 수 있다. 식당을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기 식당을 방문해 맛있게 먹는 것만 봐도 행복한 아주 만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그런 주인장이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식당이 가격을 하락했다고 해서 그 식당을 알아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심리적으로 인간은 좋은 것은 당연시 생각하고, 나쁜 것은 심하게 반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가격이 내린다면 아무 말 없이 맛있게 삼겹살을 먹고 가는 반면, 가격이 비싸면 온갖 비난을 가하게 된다. 물론, 식당에 대놓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맛집 후기, 커뮤니티, 댓글 등 온라인 상에서 은밀히 이뤄진다.

 

, 좋은 것은 당연시 생각하고, 나쁜 기억은 오래 가기에 사람들은 나중에 가격을 하락했다는 사실을 잊을 수도 있다. , 구제역 등으로 가격이 한차례 올랐고, 지금 그 가격이 떨어져 식당 삼겹살 가격을 내렸다고 해도, 사람들은 가격을 내렸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에 또 구제역 같은 공급 충격으로 가격이 상승할 때, 식당에서도 가격을 올리게 되는데,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식당이 가격을 두 번이나 올린 것처럼 착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정직한 식당이라도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삼겹살을 먹는 이유

 

삼겹살을 매일 먹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부분 어떤 행사, 기분 좋은 일, 축하해 주고 싶은 일 등,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으로 생각한다. , 한 사람의 결정이 아닌 다수의 결정으로 인해 삼겹살을 먹는 경우가 많다. 흔히 말하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여러 가지 음식 중 삼겹살로 고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다수의 논리에 의해 삼겹살을 먹기로 결정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삼겹살에 대한 모든 정보를 분석하고 비교하여 삼겹살을 먹지는 않는다. , 삼겹살 가격이 구제역 파동 이후 올랐다고 해서 그것을 사먹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먹고 싶으니까 혹은 단체인 경우 먹고 싶은 사람이 안 그런 사람보다 더 많으니까 사 먹게 되는 것이다. , 단체로 삼겹살을 먹는 경우, 리더격인 사람이 삼겹살을 먹자고 강력히 추천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다른 곳에 가기가 너무 멀 경우, 즉 다른데 가기 귀찮을 경우 가까운 삼겹살 집에서 밥을 먹자고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유라면, 삼겹살 도매가가 떨어지더라도 식당은 삼겹살 값을 내릴 이유가 전혀 없다. 가격이 내리지 않아도 사람들은 삼겹살을 좋아하고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데 가격을 낮출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삼겹살 도매가 식당 삼겹살 가격의 비합리적 탄력성

 


위 그래프를 보면, 우리 나라 삼겹살 도매가와 식당 삼겹살 가격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 구제역 등으로 공급 충격이 발생할 때, 삼겹살 도매 가격은 그래프 1에 의해서 A에서 B로 상승하게 되고, 식당도 그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x에서 z로 올린다. 반면, 다시 공급이 원활하게 되어 그 도매가 가격이 B에서 A로 떨어질 때는 가격이 올랐을 때의 그래프 1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래프 2에 따라 식당 삼겹살 값의 하락은 y에 그친다. 이것은 식당의 도매가(원가)와 소매가의 비합리적 탄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런 현상은 밀가루를 원재료로 쓰는 빵, 라면, 과자 업체부터 철광석을 쓰는 철강업체까지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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