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견

비싼 돈 주고 과외하는 어쩔 수 없는 이유

에그2 2011. 5. 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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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는 사교육비가 OECD국가 중 가장 많이 드는 나라라고 한다. 통계적으로, 각 가정 총 교육비의 70% 이상이 과외비로 지출되고 있다고 하니 그만큼 가정은 다른 지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빠듯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것은 강남에 사는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강남 사는 사람들도 아파트만 비쌌지 현금 부자들은 별로 없다. 물론, 부자들은 어떻게든 과외를 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강남의 과외는 '강남 과외'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다른 지역의 과외보다 훨씬 비싸기에 아주 여유가 있지 않다면 엄두를 못 낸다는게 문제다. 이런 과외를 왜 할까.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투자 치고는 너무 비싸지 않은지 궁금할 따름이다.

 

우리 나라 과외의 특징

 

과외는 소위 지하경제라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마약, 비자금 조성, 탈세 등과 같이 불법만 아닐 뿐이지 GDP에 포함도 되지 않으며, 세금도 내지 않기에 정부로서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다. 최근 학원법도 개정되어 밤 늦게까지 학원 운영을 금지하는 법도 논란이 되었지만 사실 과외는 소규모로 움직이기 때문에 여전히 성황이다.

 

과외의 수급을 보면 아주 유동적이고 순환적이다. 갓 대학생이 된 학생들은 용돈이 필요할 것이고, 만약 그들이 명문대 학생이라면 입시생의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입시 성공 방식을 얻고 싶어할 것이다. 서로간의 -이 되는 것이고, 명문대생 그리고 입시생은 매년마다 새롭게 생긴다. 수요와 공급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요즘은 경기가 안 좋아 이런 명문대생뿐만 아니라 학원 강사까지 고액 과외로 발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기에 어떻게 보면 과외 공급이 더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위에서 말한 학원법이 지하경제를 더 키우는 꼴로 만든 셈이다.

 

또, 우리 나라 과외는 특히 사회 문제를 발생한다. 강남에서 고액과외로 적발되었다는 뉴스는 1년에 한번꼴로 수능 시즌마다 들리는데, 이는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시키는 주범으로 인식된다. 한달에 몇 백에서 몇 천만원까지 하는 논술과외를 시키는 것은 일반 보통 가정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다, 몰래 숨어서 자기 자식만 잘 키우겠다고 애를 쓰는 모습은 우리 사회가 과연 정당한가 라는 의문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잘 사는 집만 잘 사는, 부의 대물림을 과외라는 것으로 이루려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건 우리 나라 과외의 대표적인 특징이 된지 오래되었다.

 

과외는 곧 성공?

 

만약 과외가 합법적이라고 한다면, 과외는 학교에서 배운 공부가 부족해 보충 교사를 쓴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과외는 수능에서 틀리지 않는 법을 배우고, 그 틀리지 않는 법을 제한시간 내에 하는 법을 배우는 것으로 잘못 발전되었다. , 과외는 대학 입시에 특화된 학생으로 만들려는 방식이지 대학에 들어가 창의력을 가지고 더 깊은 공부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란 뜻이다.

 

그럼 왜 이렇게 대학을 들어가려 하는지 그 이유를 알 필요가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대학은 그냥 대학이 아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소위 명문대라고 불리는 곳을 말한다. 서울에 3개내지 5개가 명문대라고 불린다고 하는데, 입시생 그리고 부모들은 이 명문대에 들어가면 취업이 잘되고 자신의 미래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서울대, 카이스트 학생들도 자살하는 마당에, ‘명문대=무조건 성공이란 공식은 점점 깨지고 있다. , 아무리 명문대 졸업해도 취업이 되지 않아, 대학 도서관에서 공무원이다 사법고시 준비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대도 아직도 과외로 명문대만을 고집하는 것은 크나큰 경제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 나라 가정의 사교육비 지출은 약 2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예측 불가능한 성공의 대가치고는 너무 비싼 느낌이다.

 

◆그럼 과외를 하는 궁극적 이유는?

 

우선, 우리 사회는 과외를 꼭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물론, ‘여유가 있다면이란 가정이 있어야 하겠다. 하지만, 자기 자식을 위해서라면 빚을 내서라도 공부를 시켜주는 것이 요즘 부모들의 생각이니 사실 이런 가정도 필요 없다.

 

이런 사회적 인식은 자기 가정뿐만 아니라 다른 가정의 상호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 과외를 한다면 성적이 올라갈 것이라는 암묵적 등식이 성립되기에, 과외를 하지 않음으로써 우리 자녀를 다른 집의 자녀들보다 뒤떨어지게 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 생긴다. , 다른 집은 하는데 우리 집만 과외를 안하면 당연히 성적이 뒤떨어지게 되고, 그럴 경우 최소한 그 아이보다 입시에 불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이렇듯 자신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비의 상대적 수준에 따라 결정되게 되는 것을 경제학에서 ‘위치재라고 하는데, 이것은 과외를 하고 안하고의 차이뿐만 아니라 다른 가정보다 더 비싼 과외를 하고자 하는 경쟁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결국, 아파트 이웃집이 어느 과외를 한다고 하면 최소한 그 과외를 같이 하려고 하거나 그 보다 약간 더 비싼 다른 과외를 한다고 하면서 '자식사랑'을 강조하는 것이 요즘 현실인 것이다.

 

이렇게 과외로 변질된 자식사랑의 이유는 바로 적은 자녀수에 있다. 요즘 가정은 대부분 자녀가 1명이거나 간혹 2명뿐이다. 2010년 출산율이 1.22명이라고 하니, 자녀수가 2명만 되어도 많은 편에 속한다. 자녀수가 이렇게 적으니 자녀를 위해 아낌없이 주려는 부모의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당연히, 이웃집에 뒤지기는 싫기에 경쟁적으로 학원에다 가끔 필살기로 과외를 시킨다. 하지만, 그 뒷면에는 생활비가 모자라 콩나물 반찬만 먹더라도 과외를 꼭 해야만 하는 말 못할 슬픔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괜히 학원법 같은 것을 만들면, 법전만 두꺼워질 뿐 전혀 효용가치가 없다. 과외를 하는 궁극적인 이유를 안다면 이런 학원법 같은 것은 과외를 더욱 부추기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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