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장사 사립대 지방캠퍼스 제도, 이제 폐지해야
우리 나라 서울 및 경기도의 일부 사립 명문대들은 지방에 하나씩 캠퍼스를 두고 있다. 물론, 캠퍼스 제도는 다른 선진국에서도 쓰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우리 나라의 캠퍼스 제도와 완전히 다르다. 영국 대학인 경우는 본교 외 캠퍼스가 지방에 따로 두고 있는 경우는 전혀 다른 전공일 때가 많다. 가령, 의대나 공대를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리상으로 볼 때에도 그렇게 멀리 떨어지진 않았다. 가령, 런던에 본교 대학교가 있고, 어디 맨체스터나 리버풀 등 멀리 떨어진 지방 도시에 캠퍼스를 내는 경우는 없이 런던이나 런던 근교에 캠퍼스가 있는 식이다. 미국 역시 주립대인 경우 캠퍼스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주를 벗어나진 않으므로 우리 나라 지방 캠퍼스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우리 나라 서울의 일부 사립 명문대는 멀리 떨어진 지방에 캠퍼스를 내놓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곳이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경희대, 중앙대, 한국외대, 동국대, 단국대, 건국대 등이 있는데, 이들 중에는 서울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도 있고 일부는 수도권에 위치한 곳도 있다. 물론, 단과별로 나눠진 학교는 영국의 경우처럼 지방 캠퍼스로 분류하기는 조금 애매하긴 하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렇게 서울의 이름 있는 대학들의 지방캠퍼스는 다음과 같이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지방 캠퍼스는 본교의 이름을 빌려온 것으로서 브랜드 장사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는 더 많은 학생들이 서울 본교 대학의 브랜드와 같은 브랜드를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마치 서울에 있는 명품가방 가게가 지방에 짝퉁 명품 가게를 내고 가방을 파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방 캠퍼스에 다니는 학생들은 서울 본교 브랜드 때문에 해당 대학교 들어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서울의 대학에서 받는 교육의 질과 서비스는 여러모로 다르다. 또한, 당사자는 물론 다른 모든 사람들도 본교와 지방 캠퍼스가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품 가방과 짝퉁 가방 비유를 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서울과 지방캠퍼스의 등록금 가격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결국, 지방 캠퍼스 학생은 명품 가방과 비슷한 가격을 주고 짝퉁을 구입한 것과 같다. 이는 브랜드 값으로서, 더 질이 안 좋은 짝퉁을 구매하면서 돈은 상대적으로 가치에 비해 더 많이 지불한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본교 대학이 지방 캠퍼스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사기 행각을 벌이는 것과 같다. 지방 캠퍼스라면 땅값도 쌀 텐데 말이다.
또한, 같은 학교 사이라고 하더라도 본교와 지방 캠퍼스 학생간의 차별이 존재한다. 모 대학 학교 포털 사이트에는 얼마전 본교와 지방 캠퍼스 학생들을 따로 구분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으로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방 캠퍼스 학생들의 아이디 옆에는 캠퍼스 이름을 써 놓는다는 식으로 말이다. 본교 학생들은 자신들이 지방 캠퍼스와 함께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이 여간 못마땅한 것이 사실이다.
지방 캠퍼스 학생들은 본교의 브랜드 이름을 샀다는 이유 아래 이렇게 큰 설움을 겪는다는 것에 대한 대안인지 최근 들어서 일부 대학에서 캠퍼스간 이동을 허용하는 분위기다. 그리고, 졸업할 때 지방캠퍼스라는 타이틀이 지워지고 본교 학생으로 인정받기 위해 당연히 지방 캠퍼스에서 본교로 가기 위한 학생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 자체가 사회적 낭비다. 대학에서 자신의 재능을 피우고 보다 학문적인 발전에 정진해도 모자란 시간에 고작 캠퍼스를 옮기기 위해 따로 공부하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인 것이다.
하지만, 서울의 명문대들은 이러한 캠퍼스를 없앨 생각이 전혀 없다. 브랜드 장사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등록금 수입을 절대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서울의 본교와 지방 캠퍼스의 학과나 전공이 중복된 것이 있다면, 그것을 금지해야 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이들 대학은 학생들에게 짝퉁 교육을 판매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금지하기 어렵다면, 한가지 방법은 지방 캠퍼스를 보유한 사립 명문대에 세금을 늘리는 방안도 괜찮다. 이 세금으로 대학생들이 그토록 원하는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