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절대 전쟁할 수 없는 경제학적 이유
지난 한미 연합훈련 때부터 최근까지 근 한달간 북한의 미사일 위협 혹은 그들 말대로라면 전쟁을 불사하지 않겠다는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결국 미사일을 쏘지 않았고,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위협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무언가를 얻기 위한 단순한 협박임이 드러났다. 최근에 겨우 한미가 대화를 제시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어제는 북한이 우리 나라의 대화 제의가 교활한 수법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북한은 분명히 이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는 수순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이번에는 그 위협 정도가 조금 심했다. 우리 나라 사람들도 북한이 미사일을 쏘거나 전쟁을 하려고 위협하다면, 이제 감흥도 없다. 전쟁을 하던 말던 아이들은 평소대로 학교 가서 공부하고, 직장인들도 직장 가서 돈을 번다. 연일 북한의 위협이 주요 뉴스로 나오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과거 경험 효과에 의해 북한의 위협이 그저 위협으로 그칠 것으로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북한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위협은 조금 더 오래 지속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사일은 커녕 전쟁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말이다.
남북한의 전쟁 발생 시나리오를 게임이론으로 보면
우선, 여기서 말하는 경제학적 이유라는 말은 단순히 금전적인 것과 거리가 멀다. 즉, 전쟁을 할 돈이 없어서 전쟁을 하지 않는 그런 말이 아닌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경제학적 이유는 북한이 전쟁할 수 없는 이유를 게임 이론을 통해 분석했다는 의미다.
그럼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다는 선택을 게임이론 논리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그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표를 그릴 수 있다.
상기 표는 우리나라와 북한이 전쟁을 벌이거나 지금처럼 남북 분단의 현상황을 유지할 경우의 각각의 보수를 나타낸 것이고, 괄호안의 숫자는 (대한민국의 보수, 북한의 보수)라고 가정한다. 그리고, 위의 게임 이론과 현 남북한 상황을 분석해본 결과, 다음과 같은 해석을 할 수 있다.
1. 남북한의 현상태 유지 (10, -5)
남북한이 모두 현상태를 유지할 때, 보수는 남한은 유리한 반면 북한은 불리하다. 남한은 분단 상태에서도 경제 성장을 이뤘고, 지금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는 중이다. 하지만, 북한은 현 상황을 유지하기에도 벅차다. 군사력 증강에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지금 굶주린 상태며, 여름에 홍수가 발생하거나 가을에 흉작을 거두면 그 굶주림은 더욱 심해진다. 사회경제 체제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버는 돈이 없고 국가적으로 봤을 때 기간 산업이 제대로 돌아가는 곳도 없다. 따라서, 북한은 국제적으로 원조가 필요한 국가라고 할 수 있으며, 현 상황을 유지하면, 북한 재정이나 삶의 수준은 계속 마이너스다. 위의 -5는 그런 의미라고 볼 수 있다. (남한은 이 상태를 유지하면 이제껏 경제 성장을 해온 것처럼 10만큼의 보수를 얻게 된다.)
2. 북한이나 남한이 먼저 혹은 동시에 전쟁을 시작한다면 (-7, -10)
여기서 또 가정을 해야 한다. 물론, 아주 터무니 없는 가정이 아닌 현재 상황에 바탕을 둔 가정이다. 그것은 바로, 전쟁을 하면 남북한 모두에게 피해는 있겠지만, 결국 전쟁의 승리자는 남한이 될 것이며, 북한은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말그대로 가정일 뿐이다. 전쟁이 실제 발생하면 어떤 상황이 어떤 변수에 의해 변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북한이 전쟁을 하면 그 누가 먼저 시작하든 혹은 동시에 선전포고를 하고 전쟁을 시작하든 대한민국이 이긴다는 것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미국은 이미 우리 나라에서 전쟁을 한 경험이 있고, 중국과 러시아 등의 주변국들도 북한을 도와줄 가능성이 60여년전의 한국전쟁 때보다 낮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7, -10)의 의미는 무엇일까.
여하튼, 전쟁을 하면 양국 피해를 본다는 의미지만, 그 피해 규모가 다르다는 뜻이다. 남한도 피해를 입는다. 그것도 남북한이 전쟁을 하지 않고 현상태를 유지할 때의 북한보다 더 큰 피해를 입는다. 그래서, -5보다 높은 -7의 보수를 얻게 된다.
하지만, 북한은 아예 국가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다. 남한은 전쟁에 이겨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떻게든 전후 복구를 위해 기존 기간 산업, 철도, 도로 등의 인프라 구축 작업이 시작될 수 있지만, 북한은 전쟁에 져 지도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어떻게 보면, 평화적이지는 않지만 통일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남한 입장에서 볼 때, 그냥 현상태를 유지하면 10의 보수를 얻을 수 있지만, 전쟁을 할 경우 -7까지 떨어져 그 복구 비용도 많이 들고 그 기간도 상당히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남한이 전쟁을 하려고 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숫자의 차이로 쉽게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위협만 하고 전쟁을 하지 않을까
위의 표를 보면 알겠지만, 북한이 현상태로 유지할 때 -5의 보수를 얻고, 전쟁을 할 경우 -10을 얻는다. 지금도 살기 힘들지만, 북한이 전쟁을 할 경우 더 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며, 북한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미 국내외적으로 우리 나라는 북한보다 40배 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미군도 주둔해 있어 북한이 전쟁을 시작할 때 자동적으로 미국이 개입할 수 있다. 이미 전쟁을 하면 북한은 위에서 말했듯이 지도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전쟁을 하지 않고 위협만 한다. 우리 나라가 10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7이 두려워할 정도로 북한은 위협을 하고,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계속 위협만 한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이 위협을 통해 그 어떠한 원조나 규제 해제를 통해 -5에서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에서도 북한이 완전히 망할 것을 알기에 전쟁을 하는 것보다 현체제를 유지하면서 위협만 하면 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이번 북한의 위협을 볼 때, 향후 북한의 전쟁 위협은 보다 단계적이고 기간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도 북한이 절대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우리가 위협이라 느낄 만큼 북한의 위협은 보다 강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제 사회에서도 북한의 위협이 발생할 때마다 겉으로는 북한을 달래는 뉘앙스를 풍기지만 북한의 위협에 대해 무감각한 상태다. 어쩌면, 국제 사회에서는 그냥 북한이 미사일을 쏴서 전쟁을 했으면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나라도 있을 수 있다. 그들 입장에서 -7의 보수는 우리 나라가 감당해야 할 것이지 그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북한은 실수로 수도권으로 향하는 미사일 버튼을 누르지 않는 이상 절대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다. 다만, 현상태도 유지 못하는 북한의 경제 상황 때문에 원조를 노리기 위한 그 위협을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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