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당첨되는 방법, 정말 있을까
며칠전 나도 인터넷을 하다가 잠시 해제했던 팝업창을 통해 한 복권 광고를 보게 되었다. 무슨 숫자를 선택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고, 실제로 복권이 당첨된 번호 그리고 당첨금을 수령한 영수증까지 스캔해서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무료로 이런 번호를 찍어준다고 회원 가입유도를 하는 것이었다. 복권의 유혹은 이렇게 인터넷 광고까지 이용해 널리 퍼지고 있다.
물론, 나는 그런 복권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솔직히 나는 미래를 점치는 누군가가 당첨 번호를 찍어준다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가입하는 것은 게다가 개인 정보를 요구한다. 이메일 주소만 원하는 경우는 그냥 쉽게 가입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주민 번호를 요구한다. 이런 사이트에 내 주민번호를 넘겨주는 것은 남은 일생 동안 스팸과 피싱에 귀찮도록 시달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만의 방법으로 산 복권, 결과는?
그렇다고 해도 나는 복권을 전혀 사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냥 기분이 좋다거나 심심할 때 주변에 복권 파는 가게가 있다면 종종 사곤 한다. 가끔 복권 번호를 확인하지 않다거나 그 종이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복권을 주머니에 넣고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돌아다니다 보면 왠지 모를 희망이 생기는 것도 같다.
그러다 지난주, 나는 또 복권을 샀다. 정말 그 사람이 운이 좋다면 1000원을 주고 하나를 사든지 아니면 5만원 주고 50개를 사든지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어서, 나는 단 한 개만 샀다. 여러개 사는 것이 확률이 클 것 같지만, 그 확률은 별 차이가 안난다. 또, 여지없이 번호는 내가 직접 골랐는데, 이번에는 경제학의 한 법칙을 적용해서 번호를 정했다. 그건 평균 수렴의 법칙이었다.
우리 나라 복권 번호는 1부터 45개까지다. 나는 먼저 1과 45를 선택했다. 그리고, 1과 45를 더한 후 2로 나눈 수 23을 선택했다. 그리고, 같은 방식으로 1과 23을 더한 후 2로 나눠 12를 선택하고, 1과 12를 더한 후 2로 나눈 수 6.5의 6을 선택했다. 또, 1과 6을 더한 후 2로 나눠 3.5의 3을 선택하여 결국 1,3,6,12,23,45의 총 6개의 번호를 선택했다. 절대적으로 평균 수렴의 법칙대로 선택한 숫자인 셈이다.
방법은 그럴싸 했지만, 결과는 역시 꽝이었다. 번호가 6 하나만 맞았다. 당첨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어떤 하나의 근거에 의해 번호를 선택한 것이 그냥 무작위로 선택한 것보다 나을 것이라는 일종의 헛된 기대였을 뿐이었다. 나 말고 많은 사람들도 이렇게 그들 자신이 생각하는 방법이 맞을 것처럼 믿고, 또 그런 헛된 기대를 하고 복권을 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복권은 이런 방법으로 당첨되는 것은 아니다.
◆복권 당첨에 방법이 없는 이유
먼저, 복권 당첨에 관한 음모론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에 보내 버리고 시작하겠다. 번호가 적힌 공들이 투명한 기계 안에서 이리저리 섞이는 것이 나도 영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음모가 시작되면 그 음모는 끝이 없다. 또, 그 음모가 없다고 봐야 이 글이 다음 논리로 전개될 수 있다.
따라서, 복권 당첨은 순전히 운이라고 가정한다.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믿는 것처럼 그래야 정상이다. 말 그대로 어떤 번호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다. 쉽게 말해서 주사위를 공중에 던지는 것과 같다. 주사위를 던지기 전에 어느 누구도 그 숫자를 정확히 맞출 수는 없다. 만약 맞춘다면, 그 사람은 운이 좋은 것이다.
말이 나온 김에, 주사위를 6번 던져서 모두 1이 나올 가능성과 주사위를 6번 던져서 그냥 6개의 아무 숫자나 나오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확률이 높을까. 얼핏 보기에 후자가 당연히 확률이 더 높아 보인다. 아무리 생각해도 6번 모두 1이 나올 확률은 상식적 혹은 경험적으로 생각해도 사람에 따라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두 경우의 확률의 수는 모두 똑같다. 6번 던져서 모두 1이 나오는 것이나 6번 던져서 6번 모두 아무 숫자가 나올 확률 모두 1/46656인 것이다. (46656는 6을 6번 곱한 수)
그 이유는 주사위를 한번 던지고 난 후 두번째 던지는 주사위는 전에 어떤 숫자가 나왔는지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즉, 주사위를 던지는 행위는 모두 독립적인 행위로
서로 상관이 없는 것이다. 복권 추첨도 주사위를 던지는 것과 같기에 항상 독립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 기계에서 공에 적힌 번호를 뽑는 행위는 뽑히는 공에 상관없이 다음 공이 선택되는 것이다.
또, 당첨 번호를 알려주는 사람들 혹은 사이트를 보면 지금까지 나왔던 숫자를 보고 분석하여 찍어준다고 하고 있다. 어떤 시스템이 있다고 하는 걸 보니, 숫자 생성 프로그램에 어떤 수식을 넣은 것도 같다. 물론, 그냥 하늘에서 내린 번호라고 말하는 그런 완전히 허황된 곳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일단 지난주 혹은 그보다 더 과거에 나왔던 당첨 번호를 아무리 이리저리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쪼개보고 해도 다 소용없는 짓이다. 한 기계에서 여러 개의 공을 꺼내는 것처럼, 지난주와 이번주의 추첨 자체도 철저하게 독립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추첨 기계가 항상 같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주사위도 내 손으로 던지든 친구 손을 빌려 던지든 확률은 똑같다는 점을 보면 그 말에도 일리가 없음을 알 수 있다. 혹은 음모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매주 기계가 몰래 바뀌어도 우리는 모를 수도 있고, 심지어 공의 무게가 다르다고 생각해도 추첨이 다 끝나고 스튜디오에 쳐들어가 공의 무게를 모두 다 재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이렇게 추첨 자체를 문제 삼으면 끝이 없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자주 나오는 번호가 따로 있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번호가 많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미래에도 그 번호가 많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 그 미래가 다음주일지 한달 뒤일지 혹은 10년 뒤일지도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만약 일정 기간 같은 번호가 많이 나왔다면, 단지 그 ‘번호’가 그 기간 동안에만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운을 쫓는 것은 복권을 사는 사람 마음이지만, 그것이 꼭 당첨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복권은 결국 운의 게임이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꿈이 좋아서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사람의 말을 더 믿는 편이다. 아무리 지난주에
나왔던 번호 혹은 지난 1년간 나왔던 번호를 보고 분석하여 내놓은 ‘이번주
복권 당첨 번호’는 내게 전혀 근거가 없는, 그저
헛된 희망을 주는 그런 유혹이라고밖에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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