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견

백화점 직원들의 이중적인 손님 응대, 불쾌해?

에그2 2012. 4. 1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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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 옷을 사러 갈 때마다 거슬리는 것이 있다. 바로, 백화점 직원들의 이중적인 손님 응대다. 인터넷에서도 많이 논란이 되었고, 이전에도 내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글을 쓴 적도 있다. 그런데, 여전히 백화점 직원들의 태도는 전혀 변함이 없다. 백화점을 운영하는 대기업이 문제인지 아니면 백화점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문제인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다. 그럼 어떤 이중적인 태도가 나는 물론 국민들을 불쾌하게 만드는지 한번 살펴보자.


 

손님의 옷차림이 누추할 때 백화점 직원의 반응

 

백화점 직원들이 가진 이중성은 고객의 옷차림에서 시작된다. 같은 매장이라도 정장을 입고 갈 때와 트레이닝복을 입고 갈 때 확연히 다르게 대하는 것이다. 나도 이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런데, 한번 이렇게 생각해보자. 백화점에 입고 갈 화려한 옷이 없으니 백화점에 가서 옷을 사는 것이 아닌가. 백화점에 갈 때 옷을 차려 입고 가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는 이런 누추한 옷차림을 한 손님이 옷을 살 때 발생한다. 특히, 옷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할 때 고객을 대하는 직원들의 태도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두 그렇지는 않는다. 친절한 분들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누추한 옷차림의 고객이 어떤 비싸보이는 옷을 들고, 그 옷의 사이즈를 물어보면 꼭 너가 이걸 살려구?’라는 표정과 말투로 그것은 아줌마한테 어울리지 않아요라는 식으로 응대한다. 게다가, 옷이 어디에서 만들어졌고, 브랜드는 어느 나라 것이며, 옷감 소재는 무엇인지 물어보면 귀찮은 듯 자세한 설명조차 안 한다.

 

, 백화점 직원들은 손님들을 옷차림으로 판단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경험 효과일 수도 있겠다. 보통, 지금까지 여기서 일한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옷차림이 누추한 고객이었다면, 비싼 옷을 사지 않는 사람이 많았고, 이번에도 역시 그럴 것이라는 일반화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백화점 직원들의 엄청난 착각이다. 반대로 한번 생각해보자. 아무리 명품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여성이라도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 외제차를 끌고 다니는 남자라도 기름값 낼 돈도 없는 사람도 많다. 결국, 겉모습은 그 사람의 경제력과 전혀 상관 없다는 것이다.


 

손님의 옷차림이 화려할 때 백화점 직원의 반응

 

그럼 옷차림을 제대로 갖추어 정장을 입고 백화점에 갔다고 하자. 여자인 경우는 화장까지 해서 더욱 화려하게 갔다고 하자.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옷차림이 누추할 때에는 명품 가방이라도 들었다면 얼른 제자리에 놓으라고 소리칠 법도 하지만, 옷차림이 화려하거나 깔끔하다면 바로 응대가 달라진다. 고객의 옷차림이 누추했을 때는 뒷짐지고 있었지만, 이제 두 손을 모아 간신배들처럼 비비고 있다. 표정도 밝고, 손님이 어떤 질문을 해도 다 대답해줄 것처럼 환대해 준다.

 

하지만, 이들은 종종 손님들이 질문도 하기도 전에 손님 옆으로 다가와 옷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을 한다. 말도 시키지 않았는데, 신상 옷이고, 어제 들어왔으며, 인기가 많은 품목이기에 빨리 사야한다며 온갖 감언이설을 내놓는다. 그리고, 귀찮을 정도로 쫓아 다니며 옷을 팔려고 한다. 옷을 들고 몸에 대보려고 할 때마다 어울린다고 맞장구를 치며, 다른 옷을 들면 또 그옷에 대한 설명을 따발총처럼 읊어대기도 한다. 어떻게든 옷을 팔려고 하는 정신이 마치 그 '백화점 이달의 세일즈왕'을 노리는 것처럼 열정적이다. 옷차림만 달리해서 왔을 뿐인데, 사람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다른 것이다. 백화점 직원들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만약 옷차림만 달리 해서 온 같은 사람이면, 이런 백화점 직원의 이중적인 응대 태도를 보고 어떤 것을 느낄까. 당연히, 곱게 보지는 않을 것이다.


 

구매 결정할 때 백화점 직원들의 이중성

 

옷차림에 따른 백화점 직원들의 이중성에 더해, 이들은 손님들이 구매 결정할 때도 불쾌한 이중성을 보여준다. 솔직히, 백화점에 있는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전적으로 소비자 마음이다. , 백화점 옷을 입었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아 그 옷을 사지 않을 수도 있고 혹은 사는 것은 소비자 마음이며 선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백화점 직원들은 손님들이 해당 점포에 오래 머물렀다면 당연히 여기서 물건을 사야 할 것처럼 속으로 단정한다. 그리고, 만약 오래 머물렀는데, 해당 점포에서 물건을 사지 않는다면, 흘기듯 쳐다보기도 한다. 옆에 다른 직원이 있다면, 뒷담화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래 머물러 그 점포에 있는 옷을 다 입어봐도 살지 말지는 솔직히 소비자 마음이다. 애초에 백화점은 옷을 입어보기로 되어 있고, 직원들은 싫어하겠지만, 그것이 백화점이 운영되는 방식인 것이다. 게다가, 백화점 직원이 간과하고 있는데, 이것이 백화점이 비싼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점포에 오래 머물면서 옷을 몇 개 샀다고 하자. 그 옷을 들고 카운터에 가서 카드를 꺼내면 백화점 직원들은 안도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꼭 안 살까봐 걱정했던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들은 마치 전생에 내 수족을 들던 하인이었던 것처럼 꼭 다시 오라고, 안녕히 조심히 가라고 고개 숙여 두 손 모아 인사를 한다. 물건을 사지 않을 때는 인사도 하지 않던 직원들이 카드를 꺼내면 온갖 아부와 함께 인사를 하는 것이다. 만약 오래 둘러봤지만 물건을 사지 않았던 이유가 자동차에 깜빡 지갑을 두고 와서 그랬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어쩌면, 이 손님은 지갑을 들고 와서 물건 사지 않을 때 불쾌한 응대를 했던 점포가 아닌 다른 점포에 가서 옷을 살 것이다. 백화점 직원의 이중성을 좋아할 손님은 아무도 없는 것이다.


 

영국의 백화점 직원들은 어떨까?

 

그럼 한번 영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여기서는 영국을 예로 들겠지만, 미국이나 일본도 비슷할 것이다.

 

영국의 백화점 직원들을 이런 이중적인 모습을 볼 수 없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해로즈(Harrods) 백화점을 가거나 혹은 영국인들이 자주 찾는 셀프리지(Selfridges) 백화점을 가더라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일하는 백화점 직원들은 손님들의 옷차림이 어떤지 관심이 없다. 그리고, 옷을 들고 이리저리 살펴봐도 닌자처럼 손님 뒤에 몰래 다가와서 옷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설명도 하지 않는다. 스스로 살지 말지 결정을 내리고,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면, 그 때서야 직원들에 물어봐 그것을 듣고 구매 결정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영국 백화점 직원들은 손님들이 물건을 사든 말든 깊은 관여를 하지 않는다. 그것은 전적으로 소비자의 결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구매 결정을 돕는 것은 소비자가 원할 때에 한해서 하고, 그렇지 않다면, 소비자에게 맡기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영국 백화점 직원들은 과잉 친절을 베풀어서 물건을 사겠금 하는 것에 그다지 큰 동기부여를 느끼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백화점에서 물건을 많이 팔아봤자 시간당 버는 돈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마치 1시간에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100개를 팔아도 알바생이 받는 시급은 변함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영국 백화점 직원들은 소비자가 물건을 사면, 그저 쿨하게 물건 잘 쓰라는 인사만 건넬 뿐이다. 물론, ‘조만간 또 봐요~ (See you Again~)’ 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다시 만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이런 인사를 건네는 백화점 직원들은 아무도 없다차라리 영국처럼 우리 나라 백화점 직원들도 일관성 있게 소비자에게 구매 결정을 맡기는 것이 어떨까



우리는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 나라 백화점 직원들의 불쾌한 이중성을 지켜봐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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