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텍사스, 그 내부로 들어가 보니
어제는 친구 만나러 길음역에 갔다. 친구와 함께 그 근처에 지나가니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이 곳곳에 보이고 있었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여기가 그 유명하던 미아리텍사스라고 불리던 곳이라고 한다. 없어졌다고 들었는데, 아직 완전히 없어지진 않은 모습이다. 친구는 여기 미아리텍사스 옆에 큰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자주 지나친다고 한다. 물론, 나는 이런 곳이 처음이라 안이 궁금했다. 나는 이제껏 이런 곳 안에 들어가 본 적도 없다.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나는 굳이 가고 싶지 않은 친구의 손을 이끌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과연 미아리텍사스의 현재 모습은 어떨까?
미아리텍사스촌 입구에는 청소년 통행금지 구역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자동차 자동세차장에서 쓰일 것 같은 빗자루 같은 것이 내려져 안을 보지 못하게 가리고 있다. 저기 미아리텍사스촌 입구에 서 있는 나이든 중년의 여성은 우리가 저기로 들어가려고 하자 혹시 무엇을 찾느냐고 물어봤다. 물론, 무얼 찾기 위한 것이 아닌 단순 호기심으로 들어갔기에 없다고 하면서 그냥 지나쳤다.
좁은 골목의 미아리텍사스촌의 모습. 사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마 입구에 있던, 우리에게 말을 걸었던 중년의 여성은 말그대로 삐끼 역할을 하는 아주머니라고 짐작했는데, 딱 맞아떨어졌다. 만약 우리가 미아리텍사스에서 무언가 찾길 원하는 다른 사람처럼 무언가 찾길 원했다면, 아마 그 아주머니가 연결시켜줬을 것이다.
미아리텍사스촌의 메인 로드의 모습. 좁은 길을 나와 좀 넒은 길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었다.
메인 로드 양 옆에 미아리텍사스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장소가 여전히 존재했다. 하지만, 메인로드에 있는 곳은 사람의 인기척을 찾기 힘들었다. 아마 눈에 쉽게 띄는 장소이기 때문에 조심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낮이었기 때문에 정말 사람이 없었을 수도 있다.
작은 마트도 있는데, 왠지 위치가 위치이니만큼 마트 주인도 미아리텍사스와 연관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났다. 마트 주인 역시 아까 입구에서 보던 아주머니와 같은 삐끼 역할을 할 것 같은 그런 느낌 말이다. 물론, 이것은 내 느낌만을 말한 것이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미아리텍사스촌 안에는 약국도 있고, 사진상에 나오지 않은 음식점도 몇 개 있다. 미아리텍사스촌도 사람 사는 냄새가 조금은 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사람 사는 사람 냄새지만, 그래도 약간 술에 찌든 사람 냄새처럼 오래 있기에 불편한 느낌이었다.
나와 내 친구는 10 분 정도의 짧은 미아리텍사스 투어를 마치고 친구 집에 들어갔다. 투어라고 치기에는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전부터 궁금했던 내부를 이렇게 보고 나니 나름 후련하기도 했다.
미아리텍사스, 내가 이 근처에 살지도 않아 이쪽 소식은 잘 모르지만, 없애기로 했으면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 없애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영부영 흐지부지 얼렁뚱땅, 이런 식으로 해결되는 것은 내 성격이 아니며, 이러한 것을 보는 것도 영 찜찜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