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10년전 가격 수준' 제품의 불편한 진실
오늘 한 대형마트에 가보니, 현란한 문구가 내 시선을 빼앗았다. 큼지막하게 10년전 가격 수준으로 돌린다는 문구가 써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문구를 보고 기분이 좋았을 수 있다. 물건을 싸게 구입하는 것은 거의 모든 소비자가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 문구를 보고 기쁘기는커녕 그 속에 숨겨진 대형마트의 치밀하고 악랄한 작전에 치를 떨었다. 그렇다면, 과연 대형마트는 10년 가격으로 돌리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
대형마트 제품의 용량은 이미 줄어
대형마트에서 파는 물건의 크기가 이미 줄었다는 것은 웬만한 눈썰미 있는 소비자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물건의 가격을 싸게 해서 파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용량이 감소한 경우가 부지기수고, 그래서, 1개 값으로 2개를 주는 상품을 보면, 1개 값으로 2개가 아닌 1.5개를 사는 것과 같다. 물론, 1개 값으로 1.5개 사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긴 하지만, 소비자는 자신이 1개 값으로 2개를 샀다고 속았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렇게 제품의 용량을 줄여 가격을 낮추지만, 이와 같은 전략은 대형마트 물품의 가격이 싸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준다는 것에 있다. 사람들은 제품의 용량이 감소되었다는 것보다는 영수증에 찍힌 가격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기억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를 속이면서 가격이 낮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전략을 대형마트가 지금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10년전 가격으로 가기 위한 대형마트의 전략 1 - 중국산
우선, 10년전 가격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되돌리는 방법이 있다 해도 거의 불가능하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3%라고 하면, 10년전 10000원이었던 제품은 현재 13400원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물가상승분으로 더해진 이 3400원을 무시하는 것은 마치 이 세상에 통용되는 경제 논리를 모두 무시하고자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가 상승은 경제의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한 대형마트는 10년전 가격으로 되돌리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소비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렇게 경제 논리에도 어긋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중국기업의 제품이다. 10년전 가격으로 되돌리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이 값싼 중국산 제품을 들여오는 것이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중국의 인건비가 낮아 값이 싸게 된다. 즉, 이 중국산 제품을 우리 나라 대형마트에 들여와 10년 가격으로 싸게 파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는 그 제품이 중국기업에서 만든 제품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
또한, 종종 중국에 있는 우리 나라 기업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우리 나라 기업이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중국에서 제조를 하고, 판매만 대기업 이름을 붙여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특정 제품 이름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식료품 기업이 여기에 속한다. 어떻게 보면, 겉은 우리 나라 브랜드지만, 이 브랜드는 그저 중국산 내용물을 싸는 껍데기인 것이다.
결국, 이렇게 중국에서 만드는 제품은 당연히 중국산 재료를 쓰는 경우가 많다. 콩, 옥수수 등의 다른 제품의 원료가 되는 것은 물론 식료품을 제조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물 (수돗물이건 생수이건)도 중국산인 것이다. 그리고, 이미 우리가 알고 있듯이 중국산 재료는 값도 쌀 뿐더러 그것에 대한 안전성은 더더욱 믿을 수 없다. 중국은 대내외적으로 발표하는 정부의 통계 데이터도 조작하는 나라다.
10년전 가격으로 가기 위한 대형마트의 전략 2 - 가격 후려치기
대형마트는 제품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 물론, PB상품이라고 해서 자사 브랜드 이름을 붙여 파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이 PB 제품도 엄밀히 따져보면 다른 군소업체에서 만든 제품에 자신의 이름만 붙여 파는 것이다.
따라서, 대형마트는 어떻게 보면 큰 시장과도 같다. 대형마트라는 장에 온갖 제품을 모아 팔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형마트에 들어오려고 하는 기업들이 아주 많다는 것이다. 줄을 설 정도다. 대형마트에서 팔면 그만큼 많이 팔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형마트와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팔려고 하는 기업들의 관계를 보면, 대형마트의 힘이 더 세다. 즉, 대형마트가 갑이 되는 것이다.
대형마트와 거기 안에서 물건을 팔려고 하는 기업들간의 이런 역학관계에 의해서, 대형마트는 판매 물건의 종류는 물론 물건을 팔려고 하는 기업들까지 쉽게 바꿀 수 있다. 아니면, 바꾸겠다고 하면서 해당 기업들에게 압박을 줄 수 있다. 물건을 싸게 공급해달라고 압박을 하는 것이다. 물론, 대형마트에 물건을 공급하는 대기업들은 대형마트의 압박을 충분히 견딜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중국에 공장을 설립해 싸게 생산해도 되고, 마진을 최소화하여 자체 브랜드력으로 총마진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대형마트에 물건을 공급하는 중소업체들이다. 중소업체들은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대형마트가 원하는대로 물건의 가격을 깎으면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하나 아니면 손해는 볼 수 없으니 대형마트에서 나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중소업체가 대형마트가 원하는대로 가격을 깎으면, 그제서야 소비자는 10년전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렇지 않다면, 기본적인 경제 논리에 의해 10년전 가격이 아니라 ‘오늘 가격’에 구매할 뿐이다.
10년전 가격 제품은 결국 미끼 상품
대형마트에 있는 제품의 모든 제품이 10년 가격이 아니다. 일부 제품만 10년 가격으로 팔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지극히 미끼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10년전 가격의 제품을 광고하고, 그것을 본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 방문하도록 하여, 10년 가격의 제품만 사는 것이 아닌 다른 제품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10년전 가격이라는 제품은 대형마트 안쪽 깊숙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미끼 상품은 진화하는 경향이 있으니, 조만간 '100년전 가격'이라고 광고하는 대형마트도 곧 나올 것이 뻔하다.
결론.
10년전 가격으로 파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불가능하다. 가능하다면, 그것은 대형마트의 치밀하고 영악한 그리고 때로는 비도덕적인 방법이 있기에 가능하다. 사람들은 10년전 가격만 생각하고,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아주 기뻐하지만, 그 이면에는 대형마트가 어떤 방법으로 이것이 가능한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 색다른 시각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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