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대통령이 누가 되든 상관 없는 이유
대통령 선거로 지금 온 나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어제도 2차 토론을 했다고 한다. 물론, 나는 보지 않았다. 지하철 타고 퇴근하는데, 내 옆에 나이 든 아저씨가 조그만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어서 곁눈질로 잠깐 봤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상관없다. 토론회를 볼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럼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대통령 선거 1년여 전부터 대통령들이 내건 공약을 보고 뽑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보면 알겠지만,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은 모두다 엇비슷하다. 진보인지 보수인지도 모르겠고, 중도도 무늬만 중도다. 그저 국민들의 표를 얻겠다는 포퓰리즘적인 공약이 난무하고, 어리석은 국민들은 이것을 보고 이리저리 휩쓸리기에 바쁘다. 나는 다르다. 나는 공약을 보면 그 공약이 정말 실현될지 안될지부터 따진다. 지금까지의 대통령들을 보면 얼마나 공약을 무시하는지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지 않은가.
대통령 후보들은 선거 전에는 온갖 공약을 가지고 국민들을 현혹한다. 자신들을 뽑아 달라고 말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되고 난 이후, 이들은 온갖 핑계를 대면서 공약을 실천하지 않는다. 세계 경제가 좋지 않네, 야당이 도와주지 않네 등등의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딱 한가지다. 지금 대통령 후보들이 내건 공약들 모두 100% 확실하게 실현 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대통령이 누가되든 상관없다고 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가뜩이나 비슷한 공약들인데, 누가 되든 그 공약이 이뤄질 가능성은 100%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나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은 집권당에게 표를 주는 경향이 있다. 집권당이라면 그래도 국회의 도움을 받아 공약을 실천할 만한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집권당인 박근혜의 새누리당을 지지한다는 것은 아니다. 요즘 들어서는 이정희라는 인물이 내 눈에 들어왔다. 안철수가 후보 사퇴하기 전에는 안철수 후보를 눈여겨봤는데, TV토론에서 이정희 후보의 모습을 보고 반한 것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짧은 영상을 보니, 이정희 후보는 말을 조곤조곤 하게 하면서도 논리적이면서 당당히 말한다. 한번 관심을 갖고 벽보에 붙여진 이정희 후보 프로필을 보니 서울대 출신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을 사회에서 만나면 무섭다. 두렵다는 뜻이 아니라, 이런 사람이 일은 무서울 정도로 똑 부러지게 한다는 것이다.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자기 할 것은 확실히 한다. 그러면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논리정연하게 따져 남에게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킨다. 이정희 의원을 보고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안철수 후보는 사퇴하기까지 좋았는데, 문재인 후보를 도와준다는 말에 적잖이 실망했다. 구시대 정치를 타파하겠다는 안철수 후보가 구시대 정당 중 하나인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를 도와주는 것은 뭔가 이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문재인 후보는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것이라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고 또 역사적으로 보듯이 공약은 절대 100% 지켜질 수 없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새로운 정치가 펼쳐질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어리석다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에 또 실망한 것은 개인적으로 나의 기대를 너무나 크게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나는 안철수 후보의 구시대 정치를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를 실현한다는 말을 듣고 아주 기뻤다. 대한민국에서 정치적인 쇼를 드디어 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이미 짐작했겠지만, 나는 신문도 뉴스도 보지 않는다. 웃긴 것은 나는 주식 투자를 하는데, 전혀 뉴스를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언론과 담을 쌓고 사는 이유는 언론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는 오래 전부터 일기예보도 믿지 않는다. (사실, 이것은 내가 영국에서 오래 생활했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생긴 것일 수 있다. 영국 날씨는 아주 많이 오락가락하기에 일기예보를 믿는 것은 정말 헛수고다.)
내가 신문이나 뉴스를 볼 때는 마음이 울적할 때다. 신문 기사를 보면, 종종 웃긴 기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웃긴 기사란, 형식 논리에 맞지도 않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진, 과대 포장 내지는 확대 해석한 기사들을 말한다. 이런 기사를 발견할 때마다 나는 왠지 숨은 그림 찾은 것처럼 즐겁다. 또한, 신문마다 그들만의 논조가 있는데, 우리 나라의 각각의 신문들은 좌우로 크게 어긋나 있으니 특히 정치적인 뉴스를 볼 때 헛웃음이 나올 때가 많다. 국민들이 이것들을 보고 곧이곧대로 믿고 생각한다고 생각하니 씁쓸한 웃음으로 발전되기까지 한다.
이렇게 언론들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방식을 감화시키려고 노력하지만, 나는 다르다. 애초에 나는 언론을 보고 듣지 않으니, 나에게 미치는 언론의 영향력은 제로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다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좌우 신문사의 논조에 의해 이리저리 치이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한마디로 언론들의 쇼에 놀아난다는 것이다.
쉬운 예로, 어떤 신문사에서는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 5% 포인트 넘는 차이로 이기고 있다고 하고 있고, 어떤 언론사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드디어 박근혜 후보를 역전했다고 말하고 있다. 마치 어떤 연구에서는 커피가 몸에 좋다고 하고, 어떤 연구에서는 커피가 몸에 나쁘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결국, 그 기준이 다른 것은 깨닫지 못하고 그저 언론들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것이 우리 국민인 것이다.
나는 이런 언론과 정치가 똑같다고 생각한다. 언론처럼 정치도 쇼라는 것이다. 정치인들도 그렇고 대통령 후보도 그렇고 다 마찬가지다. 어떤 정치인은 A라는 공약으로 또 다른 정치인은 B라는 공약으로 국민들을 현혹한다. 대통령이 된 후 100% 실현 가능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그런 공약으로 말이다. 그리고, 공약 면면을 살펴보면 무상복지, 무상 교육, 반값 등록금 등 공짜로 베풀겠다는 것으로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사람들은 공짜라면 무조건 좋아하지만,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결국, 자기 돈으로 세금 더 내서 무상복지, 무상교육, 반값 등록금을 받는 것인데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최소한 국회의원들이 그들 월급을 줄여 국민들 무상 정책을 실시하지 않는 한 말이다.
다시 안철수 얘기로 돌아가서, 나는 안철수가 처음 나왔을 때 우리 나라에 정치적인 쇼를 드디어 마감할 때가 되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사퇴하면서 그 기대감은 깨졌고, 문재인 후보를 도와주는 순간부터 그 기대감은 배신감으로까지 발전했다. 결국, 지금은 안철수 역시 정치적인 쇼의 한 부분을 맡았고, 그것도 문재인 후보를 도우면서 새정치를 하겠다는 말과 반대되는 자가당착에 빠지는 우를 범했다. 아주 똑똑한 사람이 그러니 더 큰 실망인 것이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까지 글을 읽으면 내가 문재인 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안철수는 안철수고 문재인은 문재인이다. 그리고, 나는 대부분의 후보들을 동등하게 보려고 노력하는데(공약만 보면서) 그나마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 후보 중 가장 낫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말은 아주 의미심장하지만, 나는 박근혜보다는 이정희에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상관없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든 우리 나라는 그렇게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기득권층이 정책을 유지하려고 하니 사회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기득권층의 압박에 결국 복종하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 다 그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힘은 무엇보다도 막강하다. 문재인 후보가 아무리 청렴하더라도 문재인의 사돈의 팔촌 중 한 명이라도 비자금을 수수한다면, 문재인은 결국 기득권층의 손아귀에 놀아난다. 새누리당에서 이걸 잡고 늘어지게 되면 노무현 때처럼 탄핵이란 말이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할 말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렇게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 보면 국민들은 편을 가르며 싸우기에 바쁘다. 참 우리 나라 국민성이 그렇다. 인터넷 정치 기사 댓글을 보면 박근혜가 좋네, 문재인이 좋네 싸우고, 서로 알바라고 헐뜯고 있으며, 상대방의 나쁜 점만 비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언론과 정치가 골고루 합작된 쇼에 중독된 국민이라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 환상적인 쇼에 놀아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갑자기 요즘 들어 신문 혹은 인터넷 뉴스의 정치면에 시선이 간다. 정치와 언론의 환상적인 쇼와 더불어 그것을 보고 일희일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개그콘서트만큼 재미있기 때문이다. 마침 개그콘서트에 유행어가 하나 나왔다.
“OOO가 대통령이 되면 뭐해, 그냥 소고기 사먹겠지”
아래 손가락 View On 눌러 주시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