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영국&한국 사회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영국 다이애나 비의 데자뷰

에그2 2009. 5. 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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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으로 지금 온 나라가 슬픔에 빠진 모습입니다. 저는 처음 뉴스 속보를 듣고, 중태라기에 단순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나으리라 생각했지만, 몇 분후 서거했다는 소식을 듣고 믿기지가 않아 충격을 받았죠.

노 전대통령의 서거 이후 모습은 1997년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후 영국의 모습과 아주 비슷합니다. 영국 역사상 다이애나 비의 죽음은 영국 전역이 슬픔에 빠진 최초의 사건이 되었고, 그녀의 장례식을 본 조문객만 2억5천만명에 이르렀습니다. 사망 전 10여년간의 자선활동으로 아프리카 등 오지를 누비는 왕족 여인이라는 이미지로 결국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다이애나 비. 영국인을 넘어 전세계 사람들과 슬픔을 함께 공유한 것입니다.

                    다이애나 비 생전 모습.

다이애나 비 집 앞의 영국인들이 놓고 간 추모의 꽃들.

지금 한국도 노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유례없는 국민적인 슬픔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봉하마을에 직접 방문한 조문객이 어제만 해도 20만명, 오늘도 거의 비슷한 숫자가 봉하마을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거리가 멀어 봉하마을에 갈 수 없는 분들은 전국 곳곳에 걸친 분향소에 마지막 고인을 보내주는 분들도 부지기수죠. 

우리 나라에 오랫동안 팽배했던 정치적 불합리에 맞서고,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추구하며, 잘못된 정보로 국민을 호도하는 언론사에 맞서는, 홀로 외롭게 좀 더 밝은 우리 나라를 만들려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기억하고, 그것을 추억하는 사람들과 슬픔을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제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은 다이애나 비의 갑작스런 교통사고의 데자뷰처럼 느껴졌습니다. 세상과의 싸움에서 홀로 맞서 싸우다 갑작스런 죽음, 또 그들로부터 많은 희망을 얻었던 사람들의 슬픔까지.

부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