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모기가 카투사 군화도 뚫고 피를 빨아먹을까?
저는 카투사를 제대했습니다. 카투사는 미군 군복을 입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속옷부터 겉옷까지 모두 미군과 똑같습니다. 한가지 다른 점은 군복 위에 태극기를 붙인다는 것. 지금은 우리 나라 부대에서도 모두 태극기를 붙이는 것 같지만, 내가 군복무할 당시 태극기를 팔뚝에 붙이는 부대는 어디 멀리 파견나가는 부대말고는 카투사가 유일했습니다.
여하튼, 오늘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모기에 대한 소문을 파헤쳐 볼 기회가 생겨서 그것에 관해 글을 쓰려고 합니다. 군인들 사이에 소문이 자자한 군화도 뚫고 사람의 피를 빨아 먹는다고 하는 소문 말입니다.
전제: 모기는 군화를 뚫고 피를 빨아 먹을 수 있다.
제가 경험해 본 결과 모기는 군화를 뚫지 못합니다. 최소한 카투사, 즉, 미군 군화는 뚫지 못합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바로 어제 확인을 했습니다.
카투사 군화 앞쪽에 모기가 한마리 앉았습니다. 운이 좋게도 제 눈에는 모기가 잘 보입니다. 자다가도 모기 소리가 들리면 당장 일어나 모기를 잡을 때까지 잡을 절대 자지 않습니다. 아무리 졸려도 모기는 꼭 잡고 잠을 자죠. 모기는 제게 이런 존재입니다. 꼭 처단해야 하는 그런 존재말입니다.
그런 존재가 지금 제 군화 앞에 앉아 있습니다. 저는 처단하기 보다 잠시 실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과연 저 모기가 군화를 뚫고 내 발가락 피를 빨아먹을 수 있을까 하는 실험이었습니다. 저는 한동안 모기를 지켜봤고 스마트폰으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지금 보고 있는 사진은 모두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조금 더 확대해봤습니다. 동시에 저는 발가락에 온 신경을 집중해 간지러움이 있는지 느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 느낌이 나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확대해봤습니다. 자세히 보니 모기가 피를 빨아먹는 바닐이 그냥 군화 표면에 걸쳐져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즉, 모기는 맠투사 군화를 뚫는걸 포기한채 그냥 제 군화 앞 쪽에 자리잡아 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럼 결론은 나왔습니다.
결론: 모기는 카투사 군화를 뚫을 수 없다.
전제에 대해 보다 정확한 결론을 위해 두가지 추가 실험을 해야 할 듯 합니다. 우선, 군화를 우리 나라 군화를 바꿔 실험을 해야 하고, 두번째로는 그냥 보통 모기가 아닌 산에 사는 모기를 대상으로 해야 보다 명확해질 것입니다. 이에 대한 실험을 지금 현역 군인들에게 맡기겠습니다. 산에서 훈련을 받다가 군화 속에 발가락에 모기를 물리는지 잘 살펴봐 주세요. 그리고 제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상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실험이었습니다. 모두들 일요일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