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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1등만 기억? 2등 기업이 꼭 존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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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과 박명수는 TV프로그램에서 찰떡 콤비로 호흡을 맞추며 국민들에게 웃음을 전달하고 있다. 물론, 싫어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들이 아직도 TV에 나오는 걸 보면 아직 많은 국민들은 이들을 좋아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아무튼, 이들의 컨셉은 누가 뭐라해도 1인자와 2인자다. 물론, 유재석이 1인자, 박명수가 2인자고, 박명수는 유재석과 같이 하는 프로그램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요즘 박명수가 유재석과 다른 프로그램에 나서는 일이 많아졌다. 명실상부 유재석이라는 1인자를 벗어나 자신이 1인자로 나서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박명수는 지금 새로운 도전을 하는만큼 잘 되지 못해도 팬들은 열심히 응원을 해줘야 할 것이다. 1인자를 제치고 자신이 1인자가 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읽어 본 사람들은 내가 왠 연예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의아해 할 수 있다. 하지만, 1인자와 2인자는 이렇게 우리 생활에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고, 유재석과 박명수의 관계는 우리 나라 전반적인 기업 문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1위 기업 뒤에는 항상 2위 기업이 있다?

 

언제나 그리고 어느 업종이나 1위 대표기업들이 있다. 우리 나라부터 보면 삼성이 우리 나라 대표 기업이다. 지난번 한국에 와서 워렌 버핏이 그토록 찾았던 코카콜라도 미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음료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우리 나라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 기아차 등 그 예를 찾자면 각 업종을 대표하고 있는 1위 기업은 아주 많다.

 

하지만, 사람들이 1위 기업만 기억하고 또 1위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만 사용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1위 기업은 혼자만으로 발전할 수 없다. 마라톤에서 혼자만 무작정 달린다고 완주 혹은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없다. 옆에서 같이 뛰어줘야만 가능하다. 1위 기업의 입장에서는 2위 기업은 경쟁자이자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2위 기업이 1위 기업을 대하는 자세?

 

2위 기업은 1위 기업을 넘어서야 하는 숙명이 있다. 1위 기업 입장에서 보면 2위 기업을 좋은 동반자 정도로 느끼기도 하지만, 2위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림도 없는 소리다. 보통 2위 기업에게 1위 기업은 꼭 밟아 넘어서야 하는 존재라고 여기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2위 기업은 1위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겨 최대한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자 한다. 지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겨루고 있는 3D TV 시장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위의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약한 브랜드 이미지를 마케팅과 기술력(최소한 자신의 기술력이 삼성보다 더 좋다고 광고하고 있음)으로 이를 극복하려고 하지만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2위 기업들이 1위 기업들과 치고 받고 싸우지만은 않는다. 예외가 있다는 말이다. 서두에서 말한 유재석과 박명수의 관계처럼, 공생관계처럼 한동안 잘 지내는 경우도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관계는 갤럭시탭과 아이패드라는 상품으로 경쟁했지만, 삼성전자는 애플에 부품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지금은 특허 문제로 싸우고 있어 지금도 부품을 공급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동안 아이패드의 시장을 빼앗으려는 갤럭시탭을 만드는 삼성전자가 애플, 그것도 갤럭시탭과 직접 경쟁하는 아이패드에 부품을 공급하였으니 삼성전자는 2위 기업으로서 공생관계를 이용해 실리를 얻을 건 다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싸우면서도 전략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얻은 셈이다.

 

2위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

 

2위 기업은 어떻게든 1등을 감시하려 한다. 2등은 어쩔 수 없이 1등 기업의 경영 전략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만약 1등 기업이 4D TV를 만든다고 발표하면, 2등 기업은 그것을 따라 만들지, 4D와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TV를 창조할지 아니면 그냥 하던대로 3D TV만 생산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 결정은 아주 신중하고 신속해야 되는데, 그 이유는 그 결정에 따라 1등 기업과의 차이가 더 벌어지냐 하니면 최소한 1위 기업과 같이 발전하느냐의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1위 기업은 언제나 2위 기업과 차별화를 노릴려고 하기에 2위 기업의 존재는 어쩌면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있다고 봐도 된다.

 

만약 1위 기업이 소비자정보를 누출했다거나(현대캐피탈), 제 때에 이자 지급을 하지 않고 있는(KB금융) 등의 소비자에게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면, 2위 기업은 1위를 나락에 빠트릴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이 때 2위 기업이 할 일은 전략적으로 1위 기업보다 탄탄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고, 1위 기업은 어떻게든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애쓰려고 할 것이다. 상황이 어떻든 모든 것은 소비자가 판단한다. 1위 기업에 대한 불신이 쌓이면 당연히 2위 기업으로 옮기는걸 주저하지 않는다. 이렇게 2위 기업은 1위 기업에 대한 불만을 느낀 소비자들의 안식처가 될 수 있다.

 

어떤 기업도 완벽할 수는 없기에, 이렇게 1, 2위 기업끼리 치고 받고 경쟁하는 사이에 그들이 몸 담고 있는 시장은 이전보다 더 발전하게 된다. 2위 기업에게도 항상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

 

소비자 관점에서 본 2위 기업은?

 

사실, 소비자는 1, 2위 기업에 대한 관심이 없을 수 있다. 기업과 관계없이 그저 자신이 좋아서, 주변 사람들이 추천해서 혹은 그냥 예전 하던대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받는 경우도 많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그냥 1위 기업 제품이니까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2위 기업은 아주 중요한 존재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소비자는 1위 기업과 2위 기업간의 경쟁 속에서 좀 더 나은 상품을 사고,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만약 2위 기업 것의 핸드폰 약정이 더 후하다면, 2위 기업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통 이렇게 서비스와 상품은 2위 기업, 즉 후발주자가 더 나은 경향이 많다. 아무리 1위 기업이 먼저 개발하고 상용화 할지라도 2위 기업은 1위 기업이 내놓은 상품과 서비스를 분석하고 보완해서 더 나은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소비자들은 1위 기업과 2위 기업 사이의 서비스를 비교해가면서 골라 선택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우리 나라 온라인 포털 시장에 적용하면?


만약 1위 기업이 독점적인 시장 지배를 하고 있다고 치자. 그럼 대다수의 소비자는 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고, 그 독점적 1위 기업은 그렇게 의기양양할 수가 없다. 시장에 자신의 적수가 없다고 여기고 또 거만해져 자기 발전을 소홀히 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 기업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점점 불만이 쌓이고 이래저래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이런 소비자들의 불만도 이미 거대해지고 조직적으로 둔화되어 회사 상부에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고, 심지어 아래 조직에서 묵살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역시 2위 기업이 나선다. 2위 기업은 1위 기업의 이런 방심, 자만이 아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네이버와 다음의 예를 들어보자. 네이버는 원래 2인자였다. 다음이 한메일과 카페로 우리 나라 포털 1인자로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네이버가 지식IN이라는 좀 더 보완된 포털 서비스로 1인자를 꿰차고 들어왔고, 현재도 포털 서비스 온라인 업체 1위로 군림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70% 정도 된다.

 

하지만, 지금 이런 네이버의 방심, 자만에 다음이 다시 1위 탈환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에는 사이월드로 유명한 네이트와 손잡았다. 검색 시장에서의 데이터 공유로 네이버가 가진 것보다 더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럴 경우, 네이버에 만족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은 좀 더 좋은 서비스로 옮겨 갈 수 있다. 1위 기업의 독점적인 지배를 벗어나고 그 불만과 원성을 뛰어넘기 위해 2위 기업으로 그 기회가 옮겨 간 것이다.


나도 소비자로서 생각해보면, 지난 10년 가까이 네이버가 1위를 하면서 온라인 포털 시장이 정체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소비자들의 마음이 통한다면, 다음 10년 동안은 다음이 온라인 포털 시장 1위 기업으로 거듭날 듯 하다. 다시 말하지만, 1위 기업과 2위 기업이 이렇게 엎치락뒤치락 해야 그 시장은 더욱 발전하고 성숙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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