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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영국&한국 사회

영국에서 느낀 한국인이 수학을 잘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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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고등학교 다닌 친구들을 보면 하나 같이 말하더군요.

"...영국에서 수학이 가장 쉬웠어요." 라고..

이 말은 미국에 조기 유학간 우리 나라 중고등학생들도 많이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 수학 실력은 반에서 보통 정도였는데, 미국 고등학교(특히, 9학년)에 입학해서 시험 한번 떡하니 봐 보니 수학 전교 1등을 했다. 그래서, 자신이 미국 유학 와서 수학 천재가 되었는지 착각하게 되었다는 어느 엉뚱한 조기 유학생 이야기...

사실, 영국 고등학교 수학 수준은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 나라 중고등학교보다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영국 고등학교 1학년 때, 우리 나라로 치면 중학교 2학년 수준과 비슷한 분수 계산을 배우고 있으니 말입니다. 학교마다 단계별 수업이 있는 곳이라면, 한국 학생들은 단연 수학 최상위 그룹에서 공부할 것입니다.

한가지 외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공통된 딜레마는 수학 문제에서 쓰이는 영어에 있습니다. 특히, 온 지 얼마 안된 조기 유학생들에게서 많이 나타나죠. 가끔 수학 문제에 우리 나라 수학 주관식 문제처럼 나올 때가 있고, 긴 영어 문장으로 되어 있기에 그것을 잘 이해해야 풀 수 있는데, 영어가 서툴러 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뭘 물어보는지는 알겠는데, 세세한 부분에서 잘못 이해해 틀리는 것이 대부분이죠.

그럼 본격적으로 영국에서 생활해 보면서 느꼈던 한국인이 수학을 잘하는 이유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그 이유는 숫자 언어의 용이성

조기 유학생들이 영국에서 수학을 공부할 때 그들은 숫자를 영어로 읽지 않습니다. 즉, '398 + 765' 라는 쉬운 수학 문제가 있을 때, 우리 나라 학생들은 '삼백구십팔 더하기 칠백육십오' 내지는 '삼구팔 더하기 칠육오'로 속으로 뇌이면서 계산을 하죠. 아주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암산으로도 할 수 있을 만큼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국인들은 이것을 'Three hundreds ninty eight plus Seven hundred sixty five'로 되네입니다. 되네이면서 연습장에 세로로 써서 계산하겠죠. 문제는 이렇게 되네이는 속도에 있습니다. 영어와 우리 나라 말을 비교하면, 우리 나라 말로 읽는 것보다 영어로 읽는 것이 훨씬 길고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즉, 숫자를 영어로 읽는 것이 훨씬 길기에 이것은 나중에 수학 문제를 푸는 속도로 직결되는 것입니다.

수학 문제 전체가 아니라 숫자 자체만 봐도 우라 나라 말은 아주 쉽습니다. 예를 들어, '3'이란 숫자만 봐도 우리 나라는 '삼'이란 한 음절이 되지만, 영어로는 '쓰리' 라는 두 음절로 읽게 됩니다. 백단위만 넘어가도 '헌드레즈' 네 음절이 꼭 딸려 오게 되죠. 사실, 우리 나라 숫자는 1부터 10까지 모두 한 음절로 읽기에 아주 쉬운 반면 영어는 그렇지 않고, 백단위만 넘어가도 모두 읽어야 하는 음절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물론, 그럴수록 문제를 푸는 속도는 달라질 수 밖에 없죠.

결국 이런 문제 푸는 속도는 시험 시간 내에 검산할 수 있는 짜투리 시간을 얼마나 많이 얻느냐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누구나 계산에 실수가 있을 수 있는데, 우리 나라 학생들은 영국인과의 이런 속도 차이로 상대적으로 검산할 시간이 많아 그 시간 내에서 실수를 바로 잡을 수가 있다는 뜻이죠. 똘똘한 한국 학생이라면, 영국 중학생들이 시험지를 한번 볼 때 두번까지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봐도 우리 나라 사람들의 IQ가 1순위를 다투고 있는 이유도 어쩌면 이런 숫자 언어의 용이성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특히, 그 IQ 테스트가 간단한 수학 문제로 이뤄졌다면 말이죠.


"Dreams come true, London po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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