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데이는 양력 2월 14일, 3세기경 원정을 떠나는 병사의 결혼을 금지한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에 반대한 사제 발렌타인이 처형된 270년 2월 14일의 기념일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19세기 들어 영국의 전통 문화로 자리잡았고, 이후 미국에 건너가 상업적으로 성공을 해 지금의 발렌타인 데이가 탄생했죠. 이 풍습과 전혀 관계가 없던 한국을 비롯 아시아 나라에서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으로 그 유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도 역시 영국의 전통 문화입니다. 제가 영국에 있을 당시 기억나는 것은 발렌타인 데이는 역시 그들이 가장 사랑스러워 하는 날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대체로 젊은 세대들이 발렌타이 데이를 챙기지만, 영국은 남녀노소 모두가 발렌타이를 챙깁니다. 결혼을 한 지긋한 영국 아버지들도 퇴근할 때 되면, 선물을 한가득 품에 안고 집으로 향하죠. 대체로, 한국은 선물이 초코렛에 국한되어 있지만, 영국은 초코렛은 물론 발렌타인카드, 와인, 꽃, 사탕종류, 발렌타이데이 때 청혼하는 사람은 보석류까지 그 종류가 아주 다양합니다.
또, 한국은 여자가 초코렛을 주지만, 영국은 사랑하는 남녀가 주고 받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선물을 교환하죠. 한국에서 유행 중인 3월 14일에는 발렌타이데이와 쌍둥이격인 화이트 데이로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주는 날이 따로 있지만, 영국에서 3월 14일은 아무 의미 없습니다. 이것도 어느 기업의 마케팅의 일환으로 유행이 된 것 같은 의심을 지울 수가 없네요.
영국의 발렌타이 데이는 크리스마스 날과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둘 다 해가 일찍 지는 영국의 겨울 날씨 속에 서로 선물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는 날이죠. 역시 원조가 최고라는 말이 있듯 상호 교환의 의미를 두고 있는 영국 발렌타이데이는 어쩌면 여자가 남자에게 초코렛을 주는, 다소 일방적일 수 있는 한국 발렌타인 데이 혹은 반대격인 화이트 데이보다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사랑은 서로 같이 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