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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한국인들이여, 이제 시원하게 코를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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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에는 지하철을 탔다. 자리가 남아 자리에 앉아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옆자리에 어느 한 남성이 앉았다. 그런데, 이 남성이 코를 먹는다. 실제로도 코를 먹는지는 모르겠지만, 돼지 꿀꿀 소리 내는 비슷하게 낸다. 주기적이다. 지하철이 멈출 때는 내지 않는데 지하철이 출발할 때마다 킁킁댄다. 신경 안 쓸래야 신경 안 쓸 수 없다. 코가 막히면 손수건이나 휴지를 꺼내 풀어라. 언제까지 그 더러운 콧물을 먹을텐가. 정말 휴지만 있었다면, 빌려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물론, 그렇게 행동한다고 해도 나에게는 직접적인 피해가 오진 않는다. 그저 그 불결함을 속으로 삭힐 뿐이다. 그런데, 직접적인 피해가 오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도서관이나 시험을 보는 등의 조용한 공간에서 더욱 그렇다. 집중할 때는 조그만 소리에 민감하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끙끙 대면서 주기적으로 코를 먹는 사람이 꼭 있다. 제발 코를 풀자. 시원하게 풀면 자기도 좋은데 왜 안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코를 푼다고 누가 혼내기라도 하나.


한국인들은 코를 푸는 것을 무슨 죄악인 것처럼 느끼는 것만 같다. 콧물은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배설물의 일종으로, 땀을 흘리는 것, 소변 혹은 대변을 보는 것, 방귀를 뀌는 것, 눈곱을 떼는 것 등과 같은 동일한 현상이다. 우리 몸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코를 시원하게 풀지 않고 콧물이 흘러내릴 것 같을 때마다 그것을 마시고 있는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코를 푸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은 내가 영국에서 오래 생활한 후 깨닫게 되었다. 영국에서는 식탁에서 코를 푸는 것은 아주 자연스런 현상이다. 음식을 먹는데, 코가 막힌다면 냄새를 맡을 수 없다. 냄새를 맡을 수 없으면 미각이 상실되어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없다.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라도 영국인들은 조금이라도 코가 막힌다고 생각되면 코를 시원하게 푼다. 식탁에 앉아 음식을 앞에 두고 아무렇지도 않게 시원하게 코를 푸는 것이다.


영국인들은 코가 막힌 상태에서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차라리 음식을 먹지 말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후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도 처음에 영국에서 음식을 먹을 때 이들이 불쾌했다. 하지만, 이내 이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이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미각과 후각을 이용한 쾌락의 일종이다. 밥 먹는 그 작은 시간이라도 이들은 최대한 즐기려고 하는 것이다.


나도 역시 밥을 먹을 때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흐르려고 하면 코를 시원하게 푼다. 영국인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린다. 밥 먹는데 코를 푼다고 하면서 말이다. 물론, 친한 친구면 눈살만 찌푸리는 것이 아닌 내게 대놓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 차라리, 나처럼 코를 시원하게 풀라고 말한다.


우리 맛있는 스테이크 나왔으니까 코 시원하게 풀고 먹을까요?”


나는 차라리 이렇게 말한다. 겨울에는 특히 이런 것이 필수다. 또한, 스테이크인 경우 고기의 맛을 느끼기 위해 나는 이렇게 하며 나의 친한 지인들에게 강력추천한다. 스테이크에 소스를 뿌려 먹는 사람이 많은데, 나 같은 경우는 소스는 넣지 않는다. 고기의 맛을 잘 모르는 사람이 소스를 뿌려 먹을 뿐이다. 특히, 톡 쏘는 듯한 소스를 뿌리는 사람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후각과 미각은 고기의 맛이 아닌 소스의 맛에 마비될 뿐이다.


한국인들이 콧물을 마시는 이유


우리 나라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코를 풀기보다 마시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바로 '코흘리개 콤플렉스' 때문이다. (‘코흘리개 콤플렉스라는 말은 내가 명명한 단어라 어디에도 없다.) 우리 나라는 어렸을 때 코흘리개라는 별명을 듣고 자란 아이들이 많다. 그리고, 코를 흘리고 다니면 놀림감의 대상이 되었다. 따라서, 코흘리개라는 단어는 우리 나라 가슴 깊숙이 좋지 않은 단어로 남아있다. 이러한 심리 상태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코를 푸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강박관념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인들은 그런 것이 없다. 위에서 말했듯이 코를 흘리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 코를 풀지 않고 있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 콧물이 흐르면 신경 쓰이는 것이다. 그래서, 콧물이 흐르면 코를 푸는 것이 그야말로 자연스런 행동이다. 웃긴 것은 이런 자연스런 행동을 한국인들은 꺼려하고 있어 지금 지하철, 도서관 등의 공공장소 혹은 식당에서 코를 마시고 주기적으로 킁킁대면서 있는 것이다.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다. 자신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 및 소음 공해 피해를 주면서까지 그러고 있는 것이 정말 어리석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이여, 당당하게 코를 풀라. 공공장소에서 남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말라. 당당하게 콧물이 흐르고 있다면 손수건으로 코를 풀어라. 손수건이 없다면 당당하게 옆 사람에게 휴지라도 빌려라. (차마 옆 사람의 손수건으로 코를 풀라고는 못하겠다. 이것은 가뜩이나 웃을 일 없는 이 세상에 코미디 프로의 한 에피소드로 우리네 삶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낫다) 그렇게 해서 막힌 코를 풀어라. 또 막히면 또 풀어라. 그렇게 해서 스스로 시원하게 살아라. 언제까지 남의 눈치를 보면서 '코흘리개 콤플렉스' 속에 갇혀 살텐가.


설마 누가 코를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말했나. 우리 나라 사람들은 건강에 좋다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모든지 하는 경향이 있는데, 설마 누가 코를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했는지 의문이 가서다. 그렇지 않고서야 당당히 코를 풀어 밖으로 배출해라. 소변을 배출하는 것처럼 대변을 배출하는 것처럼 시원하게 배출해버리는 것이다.


설마 한국인들은 공공장소에서 코를 풀지 않는 것이 예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믿고 있나. 정신차려라! 우리 나라에는 이미 예의가 없어진지 오래다. 동방예의지국은 껍데기만 남았으며, 아무도 예의는 신경쓰지 않는다. 버스, 지하철에서 자리 양보는 좀처럼 보기 힘들고, 그렇게 예의가 좋은 국가면 흉악범죄는 왜 이렇게 많이 발생하나. 성폭력은 우리 나라가 예의 바른 사람들이 많아서 많이 발생하는 것인가. 예의는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니, 만약 코 푸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면, 당장 생각을 바꿔라!


이 글을 보고 아직도 공공장소에서 끙끙 대면서 코를 먹는 분들이 있다면, 이것만 명심해라. 콧물을 마시면 오래 못 산다. 콧물은 점액으로 공기 중의 온갖 유해물질을 접착시킨다. 자동차 배기가스, 미세 먼지 등 이산화탄소,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수도 없이 많다. 즉, 옛날이면 괜찮았겠지만, 지금 콧물을 마시면 발암 물질을 마시는 것과 같다


정말 이래도 코를 풀지 않고 마실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