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국

프리미어리그, 런던 어디를 가야 제대로 된 팀을 응원할 수 있나?

반응형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세계적인 축구 리그로 명성을 떨치며 세계적으로 팬들이 분포되어있지만, 그보다 먼저 그들의 축구 역사와 함께 시작된 로컬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지금의 프리미어리그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남녀노소 상관없이 집안의 할아버지-아들-손자로 이어지는 한결 같은 축구 사랑은 영국에서는 흔한, 하지만 우리 나라 축구계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라 부럽기도 하구요.

 

현재, 프리미어리그에 포함된 런던 클럽의 숫자는 5개입니다. 아스날, 토트넘, 첼시, 풀럼 그리고 웨스트햄. 웨스트햄과 풀럼은 가끔 챔피온십으로 강등되기도 하지만, 나머지 3개 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없으면 이상할 만한 그런 유명한 클럽임은 다들 아실 겁니다. 이들간의 경기는 런던더비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이 중 가장 유명한 아스날-토트넘의 경기를 런던 내의 위치를 따서 명명한 북런던 더비라고 부르죠.

 

그렇지만 엄밀히 말하면, ‘런던더비는 수없이 많습니다. 런던 안에 축구 클럽이 아주 많기 때문에, (런던에서 리그4 이상 팀 숫자는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해서 14개 정도) 프리미어리그의 런던더비 이외에 우리가 잘 모르는 그 이하 리그에서 벌어지는 경기도 그들은 런던더비라고 부릅니다.

 

이 말은 런던 내 치열한 경기가 그만큼 많이 일어난다는 뜻도 됩니다. 영국 축구는 라이벌 더비만큼은 상대방에 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 혹은 신념이 있어 팬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기도 하고 또 그것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 경찰까지 나서고 있습니다. 더비 경기는 그런 팬들의 염원을 담아서인지 다른 경기보다 더욱 거칠어지죠.

 

런던도 마찬가지입니다. 런던 사람들은 북쪽 지방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온순한 사람이 많아 개인적으로 만나면 보통 사람 같지만, 서포터즈 속에 묻혀 축구 응원할 때만 되면 난폭적으로 변하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아마 술 탓이 가장 큰 것 같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그렇게 푸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 각 지역의 런던 사람들은 어떤 팀을 응원할까요? 아래 지도를 보면, 프리미어리그의 런던 팀을 좋아하는 팬 분포를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출처: flowdata)

 

이렇게 런던은 팬들이 그 지역마다 특색있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지도 오른쪽에는 런던에 있는 축구팀의 이름이 있습니다)
 
런던의 지도상 중심인 L(하얀색)을 중심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첼시 팬의 확장이 눈에 띕니다. 이번시즌은 좀 부진하지만, 무리뉴 감독 시절 이후 2연속 리그 1위와 FA컵, 챔피언스리그 등에서의 좋은 성적은 전통적 첼시지역(지도상으로 KC, 지도상 L에서 왼쪽)을 벗어나 런던 서북, 서남쪽의 다른 축구 팬들도 첼시팬으로 만드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파란색 빗금친 부분) 이 기세라면, 런던 서쪽을 모두 첼시팬으로 만드는 것은 시간 문제같습니다.

 

아스날 팬들은 L에서 곧장 위쪽으로 뻗었습니다.(빨간색) 빗금친 것을 보면, 같은 지역의 바넷FC(3부리그)와 토트넘 팬들을 잠식하고 있네요. 그만큼 아스날이 이들보다 런던에서 인기가 더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스날 오른쪽으로 토트넘 팬 분포(진한 파랑색)가 있는데, 토트넘은 일정 부분 아스날에 팬을 빼앗겼지만, 토트넘 오른쪽 부분에 있는 웨스트햄 팬들을 일부 잠식했습니다. 토트넘과 웨스트햄 사이의 주황색으로 표시된 곳은 레이톤 오리엔트FC(2부리그)팬입니다. 베컴이 태어난 지역으로 맨체스터로 가기전 축구를 이 동네에서 시작해서 잘 알려진 곳이죠.

 

L 바로 아래쪽 밀월FC(챔피온십)팬들은 첼시팬들과 찰튼 애슬래틱, 웨스트햄, 크로이돈 팬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특히, 밀월은 찰튼과 웨스트햄과의 경기를 할 때 그렇게 치열합니다. 이 경기들은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우스런던 더비라고도 불리며, 가장 최근에 벌어진 2009년 웨스트햄과의 리그컵에서는 밀월 축구 팬이 웨스트햄 팬의 칼에 찔리는 유혈사태까지 발생되기도 했죠.

 

풀럼은 나름대로 조용한 편입니다. 첼시 팬들 사이에 둘러싸여 (검은색) 동네도 조용한 주택가에 있고, 첼시와 경기를 할 때에는 약간 소란스럽지만, 다른 런던더비는 그렇게 시끄럽지 않은 것 같더군요.

 

런던은 이렇게 지역에 따라 팬들이 세분화 되어 있습니다. 우리 나라로 따지면, 서울 강남구는 어디를 응원하고, 종로구는 또 다른 어디를 응원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물론, 런던 안에 만체스터 팬들도 있고, 리버풀 팬들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전통적으로 런던 클럽을 응원하는 팬들의 분포를 나타낸 것입니다. 그렇다고, 첼시 지역을 가면 아스날 유니폼을 입지 마라 혹은 웨스트햄 지역에서 밀월 유니폼을 입지 마라 라는 억지성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니 그냥 마음대로 편하게 입고 다녀도 무관하답니다. 저는 아스날 유니폼 입고, 런던은 물론 영국 전역을 돌아다닌 경험이 있거든요^^

포스팅이 맘에 드셨다면, 추천을,
그저 그랬다면, 아낌없는 격려를,
형편 없었다면,  거침없는 태클을 날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에핑그린입니다.
기타 의견, 제안이나 질문 있으시면 제 방명록이나 제 이메일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런던을 비롯 영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해 깊이 있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는 에핑그린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메일 주소: eppinggreen@londonpoin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