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기업들은 대놓고 차별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랬다가는 사회적인 질타를 받기를 때문이다. 하지만, 차별한다고 말하지 않는 그들 스스로가 명문대 졸업생들이 많다. 그리고, 동창회 가서 우리 학교 최고라고 외치면서 면접시 차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어느 누구도 믿기 힘들 것이다. 물론, 명문대의 정의에 따라 그 범주가 넓어질 수 있으니, 여기서는 보다 쉬운 논지 전개를 위해 명문대는 ‘스카이 (sky)’로 한정하겠다.
◆기업들이 명문대생을 원하는 이유
먼저, 경제학적 원리를 적용해 보자. 우리 나라에는 엄청난 수의 대학교가 있다. 사람들이 들으면 알 수 있는 대학도 있지만, 처음 들어보는 대학도 많다. 거기다, 전문대, 여대까지 합치면 그 대학의 수는 더욱 많아진다. 그 중 명문대, 소위 스카이는 그 수가 아주 적다. 당연히, 전체 대학생 수 스카이를 다니고 있는 대학생 수는 빙산의 일각과 같다.
그 희소성이 크기 때문에 다이아몬드의 값이 비싸듯, 명문대생의 가치도 커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 나라는 수능이란 제도가 있다. 검증된 다이아몬드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는 뜻이다. 마치 기업들은 취업시 이 검증된 제도를 통과한 스카이 졸업생을 원하는 것과 같다.
또, 스카이 안에서도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그 희소성의 가치가 더욱 커진다. 이들은 스카이 졸업생 중에서도 으뜸으로 취업이 잘된다. 일부, 너무 뛰어나서 석사, 박사하러 유학가지 않는 이상, 이들의 취업은 다른 스카이 혹은 다른 대학졸업생보다 상대적으로 더 쉬워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인식이다. 왜 기업들은 명문대, 소위 스카이를 그렇게 원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수능이란 검증된 시험을 통과하여 명문대 학생이 되었다면, 기업에서 가르치고 있는 내부 직업 훈련도 더 잘 견딜 수 있다는 그들 나름대로의 추론 때문이다. 즉, 기업들은 수능을 잘 봐서 명문대생이 되었다면, 기업에서 제공하는 훈련 내지는 교육을 잘 이겨내고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무작정 명문대생을 뽑는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과 같다. 먼저, 우리 나라 학생들은 12년 동안 대학을 가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수능을 잘 봤다면, 그만큼 12년동안 꾸준히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최소한 기업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학창 시절 대부분 놀다가 수능 날 대박이 나서 명문대 가는 학생도 있다. 가능성이 적지만, 내 주변에는 여럿 있다. 그리고, 수능이란 시험 자체는 기본적으로 암기를 요구한다. 즉, 수능을 잘 본 사람들은 암기를 잘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항상 창의력이 뛰어난 인재를 뽑을 것이라고 말한다. 수능을 잘 봐서 명문대생이 되었다는 말은 창의력이 뛰어나다는 말이 아닌데 명문대생을 선호한다는 것은 그만큼 모순이라는 것이다.
◆기업들이 명문대생을 원하는 진짜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이렇게 명문대생을 뽑으려고 안달하는 이유는 있다. 바로, 인맥 때문이다. 우리 나라 사회는 명문대생이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물론, 100%는 아니지만, 대부분이 그렇다. 우리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정치, 경제, 법조계만 봐도 결정권자들은 명문대 출신으로 가득차 있다. 그리고,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들어가고자 하는 기업의 임원, 면접관들도 명문대 졸업생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면접시 한 회사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는 경향이 있다. 즉, 구직자들이 향후 기업에 얼마만큼의 이득이 되느냐를 중점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당연히, 면접관들은 뽑을 때 자기 학교 출신 혹은 명문대 출신을 더 뽑는다. 명문대 졸업생들이 나중에 기업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정치계, 다른 기업 임원 그리고 법조계에 같은 대학 출신의 인맥들과 관계를 이어가면 결국 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인 것이다. 우리 나라같이 학연을 중시 여기는 사회 풍조상 정치, 경제, 법조계의 끈끈한 유착은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필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업이 그래도 비명문대생을 눈여겨 봐야 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비명문대 혹은 고졸 출신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는 이유도 충분히 있다. 먼저, 명문대생이 수능을 잘 봤고, 대학교 생활 동안 좋은 성적을 받았을지라도 한 기업 안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공부와는 다른 기업의 실습에 학습 능력이 의외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한마디로, 연필만 굴릴 줄 알았지 창의력은커녕 눈치만 살살 보고 누가 시키지 않으면 자기 일도 하나도 못하는 명문대생도 많다는 것이다.
의외로, 비명문대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조직 내에 적응력이 뛰어나며, 충성심도 뛰어난 경우가 많다. 명문대생은 대부분 공부만 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고, 입사하자마자 다른 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내 친구는 대기업에 입사해 명문대 졸업생들보다 선배들에게 귀여움을 더 많이 받아 지금 즐겁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에서 일하는 것은 조직 생활이기에 학습 능력뿐만 아니라 적응력, 융화력, 친화력이 더욱 중요하다.
기업들은 명문대 출신에 대한 특혜를 어느 정도 줄일 때가 왔다. 창의력이 뛰어난 인재를 원한다면서 암기 위주의 수능을 잘 보는 학생들을 뽑는 모순을 범하지 말고, 모든 대학생 그리고 고졸 인재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시스템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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