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살면 차(茶, tea)를 많이 마시게 됩니다. 영국 사람들이 하도 많이 마셔 ‘잉글리시 티’라고도 하죠. 한국에서는 홍차라고 합니다.
저도 런던에 머무는 동안 차를 많이 마시게 되었습니다. 가기 전에 콜라 등 청량 음료에 더 익숙해있던 저였지만, 처음 홈스테이한 집의 영향인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한잔하는 잉글리시 티에 중독이 되어 있었죠. 일어나자 마시고, 또, 그 티 백(Tea bags)을 버리지 않고 아침과 함께 한잔 더^^;
우유만 넣어 마시거나, 우유와 함께 설탕을 넣어 마시면 되는데, 우유를 넣으면 잉글리시 티는 약간 살색으로 변합니다. 한국은 밀크티라고 하는 거 같은데 잘 모르겠네요. 우리 나라에서 한 때 일었던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의 논란과 마찬가지로 역시 차의 나라답게, 우유를 물보다 먼저 넣어야 되나 물보다 나중에 넣어야 되나, 한 때 작지만 격렬한 논쟁도 일어났었습니다. 우유를 넣는 방식에 따라 약간 맛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저는 뭐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설탕과 우유의 넣는 양도 개인 취향에 맞추어 넣어주면 됩니다. 곁들여서, 달지 않은 비스킷이나 여타 과자류를 먹으면서 마시면 아주 훌륭한 간식거리가 되죠. 영국은 전통적으로 점심과 저녁 사이 세, 네시경에 티 타임(tea time)이 있습니다. 이 티 타임은 영국이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준 시간이라고 영국 역사가들은 말하죠. 산업혁명 때문에 늘어난 노동 시간의 피곤함을 이 티 타임으로 달래줬기에 가능했다고 하네요. 일상 속의 티 타임은 그냥 먹고 마시는 쉬는 시간이 아닌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주는 시간인 셈입니다.
하지만, 제가 마셨던 차들은 영국 전통 잉글리시 티가 아닙니다. 엄밀히 따지면, 전통적으로 제조되고 관리되고 또 그 맛을 내는 ‘전통차’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죠. 지금은 여러 기업에서 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식의 상업적으로 된 지 오랩니다. 많은 기업에서 잉글리시 티 백을 생산해 내고 있죠. 한가지 좋은 점은 여러 회사들의 경쟁으로 인해 잉글리시 티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차들이 많이 개발되고 또, 그것들이 다양한 기호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