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유학 생활 하던 중 결혼식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내 여자친구의 친구가 결혼을 했고, 나는 그녀 옆에 따라갔던 것이다. 안면부지의 사람들과 나 혼자 동양인이라는 사실이 나를 조금 위축되게 만들었지만, 음식과 춤과 노래로 어느새 나는 영국 결혼식이란 작은 축제에 동화되고 말았다.
자연스러운 진행
내가 느낀 영국 결혼식은 형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영국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내가 참석했던 결혼식은 신랑, 신부 입장도 없었고, 동시에 입장했다. 사회자도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진행을 했다. 진행하면서 신랑, 신부와 대화를 하며,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하는 재치를 발휘하는 것이 한국의 진행보다 훨씬 보기 좋았다. 우리나라도 서양식 결혼을 많이 하는데, 정작 영국에서는 그런 딱딱한 결혼은 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부조금은 없다!
결혼식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경사로 통한다. 또, 그 경사 속에 부조금은 당연하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결혼에 대한 부조금은 전혀 없다. 한국처럼 결혼식장 입구에 부조금 넣는 곳도 없고, 거기에 앉아 누가 부조금을 냈나 검사하는 사람도 없다. 그저 결혼식이라는 경사에 참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영국 결혼식은 보여주고 있었다. 부조를 할 사람은 개인적으로 할 것이라고 내 나름대로 짐작하는 바이다. 물론, 나는 이 날 부조금을 내지 않았다. 그저, 진심으로 축하해줬을 뿐.
친구들의 잔치
영국 결혼식에서 신랑,신부 친구들의 참석과 활동은 가히 놀랄 만하다. 이날도 피아노 연주, 사회, 축가 등 모두 결혼식 주인공들의 친구들이 직접 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 피아노 몇 번 쳐 본 친구가 피아노 연주를 맡고, 학창시절 재치가 좀 있다고 소문이 났다면, 사회를 보고, 그리고 목소리가 좀 좋다고 소문났다면, 축가를 부른다고 한다. 이런 것들이 그들에게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역시 약간의 실수도 뒤따랐지만, 그 노력하는 모습에서 관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 간간이 축가 속에서 터져 나오는 관객들의 웃음은 실수를 비난하는 웃음이 아닌, 결혼식에 열정적으로 참석해 진정으로 축하해주려는 그들의 노력에 마음 속에서 진정 우러러 나오는 응원의 웃음이었을 것이다. (아래 동영상을 참조하세요^^)
뒤따라 오는 흥겨운 파티
한국의 결혼식과 가장 다른 점이다. 식이 끝나면, 신랑, 신부는 다시 전통 옷으로 갈아 입고, 방 안에 들어가 어른들에게 절을 하는 것과 달리, 영국 결혼식은 식이 다 끝나면, 식 중 못 다 먹은 음식을 먹고 술 마시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음식과 술은 그야말로 무한 리필이 되는 뷔페 같은 느낌이고, 음악에 몸을 맡겨 춤을 추는 것은 그야말로 클럽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힘들었던 신랑과 신부 그리고 어르신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신랑, 신부의 친구들은 그 속에서 또 다른 친구들을 만나고 즐기고 하는 분위기가 새벽이 넘도록 계속되었다. 나도 이 날 지하철이 끊겨서 집에 갈 수가 없었다.
*왼편에 신랑,신부와 축가를 불러주는 친구. 가사를 외우지 못해 손에 적은 커닝 페이퍼를 들고 열정적으로 노래를 불러 주고 있다. 그 옆에서 피아노 치는 친구도 약간 틀리기도 하지만, 끝까지 호흡을 마추며 축가를 무사히 마쳤다. 물론, 관객들의 환호와 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제가 갔던 영국 결혼식이 영국 사람 대부분의 결혼식 풍습이 아닐 수도 있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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