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나라는 비가 많이 내렸다. 무슨 비가 이렇게 내리는지 비만 보면 짜증이 나려고까지 한다. 사실, 나는 우산을 들고 다니는 것을 싫어한다. 내가 영국에 있을 때도 비 오면 그냥 모자 쓰고 다니고 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비 오는데 우산 쓰지 않으면 속옷까지 다 젖는다. 귀찮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어쩔 수 써야 한다.
일기 예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날씨 자체가 생계에 큰 영향을 주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나처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이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기상 예보가 나오면 얼굴에는 자연히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일기 예보가 요즘 들어 정확해졌다는 조사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틀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예보를 담당하는 슈퍼컴퓨터가 판단을 잘못 했을 수도 있고,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온갖 날씨에 주는 요인과 지형적인 영향을 다 분석하기에 애초에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기 예보를 하는 이상 정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틀릴 경우 기상청은 큰 비난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왜 기상청의 날씨 예보가 틀릴까
먼저, 요즘 같이 모든 국민들이 날씨에 민감할 때 기상청은 날씨를 틀릴 가능성이 크다. 이미 며칠 전 폭우로 서울 경기 지역에 폭우로 산사태와 침수가 발생했다. 물질적인 피해는 몰론 정신적인 피해까지 입었다. 피해를 입지 않은 모든 국민들도 이 사실을 언론을 통해 지켜봤고, 지금 모두 향후 날씨에 민감한 상태다. 이럴 때 기상청은 날씨 예보가 틀릴 경우 큰 비난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기에 틀릴 경우를 대비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게 된다.
첫번째 경우는 기상청이 내일 비가 온다고 했는데, 맑은 경우다. 사람들은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나 같은 사람은 조금 짜증을 내면서 그냥 우산을 들고 다니면 되고, 날씨가 생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도 미래를 위해 미리 준비를 했다고 스스로 합리화 하면 된다. 결국, 그저 국민들은 기상청이 또 일기예보를 틀렸구나 하는 생각만 하고 큰 비난은 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비가 오지 않아 산사태 혹은 침수 등의 추가 피해도 없으니 국민들과 언론들은 기상청의 실수에 크게 문제 삼지도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두번째다. 기상청이
내일 맑다고 했는데, 오늘 실제로 비가 왔다. 국민들은 기상청에
온갖 비난을 가할 것이고, 지금 우면산 산사태 책임을 두고 서초구청과 국방부가 대립하고 있는데, 여기에 기상청까지 연루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생길 수 있다. 만약 그 날 맑다고 했는데 실제로 비가 왔다면, 기상청도 당연히 국민들과 언론에 의해 큰 비난을 피할 수
없고, 산사태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경우까지 몰릴 수 있다. 물론, 이것은 기상청이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일 것이다.
따라서, 요즘 같은 날에 조금이라도 비가 올 것이라고 컴퓨터가 예상을 하면, 그것이 틀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더라도 첫번째 경우처럼 그냥 비가 온다고 예보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할 것이다. 즉, 예보관들도 컴퓨터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날씨 예보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결국 예보가 틀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들도 100% 정확한 일기 예보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더더욱 이런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은 강수 확률 정보
요즘은 컴퓨터의 발달 때문인지 강수 확률 정보를 알려준다. 인터넷에서 캡쳐한 아래 그림을 보면, 오늘의 강수 확률과 내일의 강수확률까지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이 강수 확률은 무엇을 뜻하는지는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고, 뉴스에 나오는 기상 캐스터들도 자세한 설명도 없이 그저 강수 확률은 60% 혹은 20%라고만 말해주고만 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기상캐스터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지만, 내가 얻고자 하는 대답을 그녀들이 말해 줄지부터가 의문이다.
그 이유는 강수 확률 정보에 쓰이는 그 '확률'이란 단어 자체가 여기서 애매하게 해석되기 때문이다. 수학에서 확률이란 것은 확정된 모든 경우의 수를 바탕으로 일어날 가능성의 수를 표현한 것인데 솔직히 날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정보다.
우선, 강수 확률에서 중요한 정보는 비가 오느냐 그리고 오지 않느냐 두 가지의 경우의 수뿐이다. 즉, 비가 온다고 예보할 경우 100%, 안 온다고 예보할 경우 0%이다. 하지만, 기상청은 강수 확률을 100% 혹은 0%로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만약 비가 올 지 안 올지 정확히 모른다면 그냥 50%라고 말하면 되지만, 우리가 아는 50%의 의미와 기상청이 말하는 50%의 의미가 다를 것이다. 우리들은 강수확률 50%라고 하면 비가 올 확률이 반반이라고 생각하기 쉽고, 누가 ‘내일 비 올 확률 반반이야’ 라고 말하면, 아무도 그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 그림에서 보듯이, 기상청은 강수 확률을 0-50-100%가 아닌 60% 혹은 20%라고 말하고 있다. 당연히 애매할 수 밖에 없다. 먼저, 오늘의 강수확률 60%를 살펴보면, 60% 자체를 보고 비 올 확률이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80%는 되어야 비가 올 확률이 크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즉, 확률은 보는 사람에 따라 그 정보가 다르게 해석되고 판단된다는 것이다. 애초에 국민들의 판단에 맡기는 정보라면 차라리 기상청은 비 올 확률이 반반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낫다.
그리고, 내일의 강수 확률 20%를 살펴보자. 기상청의 의도는 내일 비가 내릴 확률이 거의 없다고 말해주려는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강수 확률 20%라는 말도 비가 내린다는 말이고, 확률 20%라고 해서, 이 비가 보슬비가 내린다는 말도 아니다. 20%의 확률이라도 지역에 따라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는 말이다. 집을 나서기 전 강수 확률 20%를 보고 우산을 챙기지 않은 사람도 소나기를 만나 홀딱 젖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강수 확률의 문제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어느 날 오후 강수 확률이 30%라고 하자. 오후의 전체 시간을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로 정의한다면 총 9시간 중 3시간 정도만 비가 올 확률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12시부터 1시까지, 3시부터 4시까지 그리고 밤 8시부터 밤 9시까지 시간차를 두고 비가 내리는지는 아니면 그냥 3시간 연속으로 비가 내리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다. 이것은 전형적인 확률의 문제점이다.
마지막으로, 강수 확률의 상대 비교도 헷갈리게 한다. 가령, 어느 날 오전 60%, 오후 60%의 똑같은 강수 확률을 예보했다고 하자. 하지만, 만약 강수 확률 60%인데도 실제로는 오전에 비가 내리지 않았을 경우, 사람들은 오후에 비가 올 것인지 오지 않을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오전에 내리지 않았으니 오후도 같은 확률로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60% 자체가 강수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던 기존의 사람들도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된다. 오전에 60%의 확률이었지만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기존 판단대로 우산을 챙길지 말지 고민하게 된다는 말이다.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기 예보가 되길...
나는 지금 기상청이 항상 일기 예보를 틀린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도 틀릴 수 있고, 어쩌면 예보관의 판단이 들어가 날씨 예보의 정확성이 왜곡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수 확률 정보 그 자체는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차라리 없어지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비가 올 것이면 100% 아니면 0%로 말해주던가 올지 안 올지 판단이 안 선다면 그냥 50%라고 말해주면 국민들도 더 이해하기 쉽다. 혹시 기상청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강수확률이 이와 다른 뜻을 지니고 있더라도 그것을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이 기상청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강수확률 정보는 국민들에게 혼란만 안겨 주는 쓸데 없는 정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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