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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우리가 즐겨먹는 맥도널드 햄버거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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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우리 집에서 1분거리도 채 걸리지 않는 맥도널드에 가서 햄버거를 사먹는다. 맨날 먹기에는 조금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은 먹는 것 같다. 그런데, 비오는 어제 점심, 오랜만에 햄버거를 사 먹으려고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줄을 서서 기다렸고, 기다리는 동안 저 카운터 뒤의 숨가쁘게 햄버거를 만드는 직원 또는 알바를 보았다. 이들은 마치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영화에서 보았던 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기계를 조립하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빵을 깔고 그 위에 패티를 올려놓고 그 위에 야채를 뿌리고 다시 빵을 덮는...그러한 일이 순식간에 이뤄졌다. 포장도 1초도 되지 않아 능숙하게 몇 번 손을 놀리니 깔끔하게 포장까지 되었다. 


이들은 맥도널드 규정에 맞게 몸으로 체득화해서 이러한 능숙한 손놀림을 보여주는 것이다. 맥도널드는 전세계적으로 똑같은 조리시간, 조리순서 그리고 재료의 양을 자랑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혹독한 직원 또는 알바생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맥도널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햄버거를 만드는데 달인이 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달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들은 점심 시간에 수도 없는 햄버거를 빠르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도 햄버거를 주문하고 5분여 기다렸는데, 이들은 5분도 길게 생각한다. 빨리 팔고 다른 사람에게 더 많이 파는 것이 맥도널드의 정책이고, 이러한 정책은 직원과 알바에 고스란히 주입되었다. 이들은 맥도널드 매장 안의 하나의 팀으로서, 일부는 햄버거를 빨리 만들고, 어떤 이는 감자튀김과 콜라를 컵에 채운다. 카운터에는 계속적으로 사람들의 주문을 받는다. 이러한 삼위일체가 이뤄져 맥도널드가 비로서 제대로 운영되는 것이다.



맥도널드 알바 1시간 = 빅맥 1개


나는 여기서 일해보지 않아 이들이 정확히 얼마를 버는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의 월급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사실, 우리 나라 맥도널드에서 일하는 알바생이 한시간 동안 맥도널드 매장 팀의 일원으로 열심히 일한다고 해도 빅맥 하나 겨우 사 먹을 수 있는 수준이다. 가령, 1시간 정도 일하고 나서 배가 고프다고 빅맥을 하나 집어 먹는다면, 1시간 일한 보수가 사라지는 셈이다. (최근 어느 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우리 나라에서 1시간 동안 일하면 1.3개의 빅맥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그렇게 열심히 바쁘게 일하는데 알바생들의 시급은 결코 높지 않다. 따라서, 오늘 느낀 것은 젊은 친구들이 빅맥 한 개 가격을 벌기 위해 한시간 동안 기계의 부품처럼 반복적인 일을 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대학생이라면, 방학을 맞이해 학교 다니면서 바빠 하지 못했던 자기 계발이나 새로운 공부를 할 수 있는 편이 미래를 위해 더 낫다. 반복적으로 햄버거를 만들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자신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현재 시간 가치의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결코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철학적으로 봐도 젊은 시간을 그런 의미없는 노동에 쏟는 것은 정말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젊은 시간은 자유롭게 생각을 또는 아이디어를 펼칠 때다. 주방에 틀어박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빵과 패티의 행렬과 씨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만약 맥도널드에서 일하는 것이 자부심이 있고, 빅맥 하나 근사하게 만드는 것이 꿈이 아니라면 당장 그만두는 편이 낫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면서 빅맥 하나 겨우 사 먹을 수 있다면, 똑같은 노동으로 더 큰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맥도널드 햄버거 자체의 불편한 진실


주방의 현란하고 능숙한 손놀림을 구경하다 드디어 내 주문 차례가 돌아왔다. 나는 빅맥을 하나 주문했다. 케찹도 세개 달라고 했다. 나는 케찹을 햄버거 안에 뿌려 먹는 습관이 있다. 


아무도 알고 싶지 않은 나의 개인적인 습관은 뒤로 하고, 내심 맥도널드 햄버거의 패티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졌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여기서 햄버거라는 말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햄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의상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표현이기에 그대로 썼다)


그래서, 나는 매장 옆 면에 붙어 있는 원산지 정보를 봤다. 대강 예상은 했지만, 맥도널드가 다국적 기업이어서 그런지 정말 다양한 국적의 원산지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의문이 생겼다. 원산지 정보를 다 써 놓는 것은 좋은데, 맥도널드는 대략적인 정보만을 제공했을 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음을 직감한 것이다. 어쩌면, 맥도널드는 이러한 원산지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자신들은 떳떳하게 어떤 것도 소비자에게 속이지 않고 있다고 충분히 알렸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눈에는 이것은 눈속임에 불과하다. 


만약 맥도널드가 원산지를 공개하는 것을 원하고, 또 그것이 서로 다른 원산지의 고기가 섞였다면 그 비율까지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위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햄버거 안의 패티가 서로 다른 두 국가의 고기가 섞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 비율까지 공개하는 것이 소비자를 기만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하이 스파이스 치킨버거를 한번 보자. 국내산과 브라질산의 닭고기를 섞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 비율이 나와 있지 않은 바, 만약 여기에 국내산 닭고기가 1% 들었고 브라질산이 99% 들었다고 한다면 이것 역시 국내산과 브라질 산을 섞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우리가 보기에 이는 거의 브라질산이라고 보면 타당하지만 말이다. 이처럼 비율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솔직히 원산지 공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맥도널드가 아무리 자랑스럽게 공개를 했다고 생각하고, 또 일부 소비자들은 안전하다고 또는 알 권리를 보장받았다고 생각할 지는 모르지만, 이것은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 보기에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종종 방문하는 맥도널드는 참으로 요상한 매장이다. 알바들은 한시간 알바를 하고 간신히 겨우 맥도널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햄버거 한 개를 사 먹을 수 있다. 따라서, 여기는 젊은이들의 기회비용이 가장 많이 낭비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그 햄버거의 원산지는 공개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고기가 섞인 것이면서 그 섞인 비율은 공개하지 않고 있는 비밀스런 곳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맥도널드는 전세계에 퍼져 있다. 결국 맥도널드는 전세계 수많은 젊은이들의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고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햄버거를 먹으면서 그 햄버거가 어디서 왔는지만 알 뿐 얼마만큼 왔는지는 모르고 있다. 과연 당신은 이 사실을 알고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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