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예전에 홈쇼핑에서 물건을 사봤다. 옷을 주말에 샀는데, 주말에도 업체와 통화가 가능했다. 이들은 거의 주말도 없이 일하는 것이다. 당연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하다. 업체는 주말에도 돈을 벌어 좋고, 소비자는 주말에도 편하게 물건을 살 수 있기에 당연히 좋다.
◆홈쇼핑 상품이 잘 팔리는 이유
먼저, 편리함은 홈쇼핑 상품이 가진 최대 이점이다. 소비자들은 쇼파에 편하게 앉아 상품을 볼 수 있다. 상품 설명은 화면 아래로 나오고, 홈쇼핑 안의 사람들은 해당 상품을 설명한다. 음식일 경우 요리도 하고, 속옷일 경우 모델에게 시험삼아 입히기도 한다. 소비자 대신 상품에 대한 체험을 해주는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백화점에 가는 수고를 덜 수가 있다. 또, 백화점에 가서 음식을 시험삼아 요리해 달라고 하기도 뭐하고, 사람들이 많은 백화점에서 대놓고 속옷을 입어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집에서의 간접 체험으로 홈쇼핑은 소비자의 이런 욕구를 해소시켜주는 것이다. 게다가, 주말에도 물건을 살 수 있고, 택배로 배달까지 되니, 현대인에게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두번째, 홈쇼핑은 소비자의 심리를 잘 읽고 있다는 점이다. 홈쇼핑에서 상품에 대한 정보는 화면을 통해 보여진다. 그 중 가격에 대한 정보는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하는 일차적인 역할을 하고, 판매 후의 남은 수량 정보는 소비자가 구매 선택을 하기 위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보통,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비교 가능할 경우) 시중보다 싸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가격에 대한 정보가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질 경우, 홈쇼핑은 판매 수량을 한정하는 경우가 많다. 팔 면 팔수록 손해이기 때문에 한정판매를 하는 것이다.
홈쇼핑은 그들만의 이런 특수성을 이용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데 탁월하다. 먼저, 시중 가격보다 싸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상품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고 흥분하면서 강조한다. 이 홈쇼핑을 보고 있던 소비자들도 같이 흥분하기 시작한다. 물론, 다른 종류의 흥분이지만 소비자들은 그 흥분에 못 이기고 전화기를 잡고 다이얼을 돌린다. 전화기를 들고 상품을 사려는 동안에도, 화면에서는 계속 좋은 선택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상품을 산다.
홈쇼핑의 인기는 어쩌면 물건을 사면서 느낄 수 있는 이런 희열에서 오는 것도 같다. 백화점이나 인터넷에서 물건을 살 때와는 다른 감정적 작용이 한몫을 한다는 것이다. 쇼호스트가 ‘곧 끝납니다’ 혹은
‘상품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라고 외치는 동안 어쩌면
사지 못할까봐 조마조마하는 마음은 다른 곳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홈쇼핑만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홈쇼핑에 중독되었다는 일부 사람들의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홈쇼핑에서의 연예인 등장이다. 홈쇼핑에는 쇼호스트, 제품에 대한 전문가뿐만 아니라 종종 연예인도 등장한다. 그리고, 연예인이 등장하는 경우, 그 홈쇼핑 상품은 더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 며칠 전에는 채널을 돌리다 돈까스 제품을 봤는데, 정형돈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 나는 정형돈 닮은 사람이 나온 것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연예인들이 나오는 상품을 믿는다. 연예인의 선택을 믿고 상품을 사는 것이다. 위의 예처럼, 정형돈이 돈까스 광고에 나오면서 정형돈과 그 돈까스는 한 배에 탔다. 즉, 정형돈이 물의를 일으킨다면 돈까스 판매에 악영향이 미치고, 반면 돈까스에 문제가 있다면 정형돈의 이미지도 같이 침몰하듯이 말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정형돈의 선택을 믿는다. 지금 잘 나가고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걸고 돈까스를 선택했다면, 그 돈까스는 최소한 정형돈이 자신의 이미지를 걸고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렇듯 홈쇼핑 상품은 여러가지로 잘 팔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물론,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위 세가지 이유보다 더 많은 이유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홈쇼핑 인기도 제대로 된 상품을 팔지 않는다면 계속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홈쇼핑 상품을 계속 믿고 살 수 있겠금 판매자들의 노력은 멈추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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