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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왜 정부는 세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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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각종 세금을 낸다. 가장 알기 쉬운 세금이 소득세다. 소득에 따라 일정 부분 세금으로 내는 것이다. 물론, 이 세금은 우리가 직접 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통장으로 돈이 들어오기도 전에 빠져나간다. 원천징수세라고 해서, 돈을 만져보기도 전에 빠져나가는 세금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소득세처럼 알기 쉬운 세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내는 세금도 엄청나다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세금으로 먼저 부가가치세가 있다. 말 그대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가치를 높였다고 해서 부가가치세란 이름을 붙였는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돈 주고 사는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이것이 포함되어 있다. 슈퍼에서 물건을 사도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10%를 떼가는 것이다. ,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보면 애국자라고 할 수 있다. 담배 가격의 50% 가까이가 세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동차를 보유한 사람 역시 휘발유를 넣을 때마다 주류세 명목으로 세금을 내고, 술 한잔 마실 때도 거기에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 일상생활을 살아가면서 세금을 내고 싶어서 내는 것이 아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내야 하는 이런 세금이 우리 주변에  엄청나다는 것이다.


 

이렇게 정부에 낸 세금이 어디로 가는지 알아야 하는 이유

 

우리가 날마다 생활하면서 꼬박꼬박 내고 있는 세금이 어디로 지출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기에, 정부가 어디에다 세금을 쓰는지 아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은 상식적으로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공동체가 돈을 모금을 하면, 그 돈의 용도를 공동체 구성원에게 알려주는 것이 당연하고, 정부는 어떻게 보면 하나의 공동체로 그 세금의 용도를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 역시 당연하다는 것이다.

 

가령, 시민 야구단에서 돈을 걷었다고 하면, 그 돈은 야구단 회원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 만약 회비를 걷어 총 100만원을 모았는데, 야구단 임원진이 그 돈을 횡령하거나 야구공 하나 사는데 50만원을 썼다면 야구단 회원들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당장 야구단 임원진에게 달려가 돈을 어디에다 썼냐고 항의를 할 수 있고, 만약 이런 일이 이전에도 있었다면, 화가 난 어떤 회원은 임원진의 멱살까지 잡을 수도 있다. 그만큼 공동체의 돈을 모았다면, 그 돈의 쓰임새가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작은 공동체도 자금 관리에 신경쓰고 회원들에게 어디에 그 돈을 썼는지 제대로 알려야 할 의무가 있는데 하물며 정부의 세금이 투명하게 집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게다가, 정부의 돈은 야구단처럼 단돈 100만원 정도가 아니다. 억대를 넘어 조단위가 넘어가는 것이 우리 나라 예산인 것이다. 단순히 몇 조원이 아니라 지금 우리 나라 1년 예산은 무려 324조원이나 된다. 이런 어마어마한 돈이 세금으로 충당되는데, 그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국민들에게 알려야 정당하며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만약 이 돈을 국민을 위해 쓴 것이 아니라 특정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쓰였다면, 당연히 국민들은 정부 관료들을 비난할 수 있고, 정말 화가 난다면 야구단의 경우처럼 멱살까지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나라 국민들은 정부에 막대한 세금을 내고 있으면서 그 용도에 전혀 모르고 있다. 우리가 낸 세금이 어딘가로 새고 있어도 이것을 알 턱이 전혀 없기에 비난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우리 나라는 세금 투명성에 있어 여전히 후진국

 

영국은 영국 국민들이 낸 세금의 용도를 인터넷을 통해 정확히 알 수 있다. 만약 5만 파운드 ( 9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면, 소득세로 약 2만파운드 ( 3600만원) 정도의 세금을 내야 한다. 그리고, 2만 파운드의 세금 중 어디로 얼마나 지출이 되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 http://wheredoesmymoneygo.org

 

위 캡쳐는 영국에서 우리 나라 돈으로 5만 파운드 (9천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고 있는 사람이 하루에 내는 세금과 그 세금이 어디로 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 연봉이 약 9천만원 정도면 하루에 정부 운영비로 4.57파운드, 국방비 3.36 파운드, 국민 건강에 10.10파운드, 사회 취약층 보조금으로 18.74파운드 등으로 쓰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소분류로 더 세분화되어 있다. 가령, 사회 취약층 보조금으로 18.74파운드가 빠져나간다고 했는데, 이 중 노인분들에게 7.23파운드, 장애인에게 2.96파운드, 저소득층 가정에 2.08파운드, 사회 부적응자에게 1.86파운드 등으로 쓰이고 있음이 공개된 것이다. , 영국은 자신의 소득에 따라 그 소득에 맞는 세금이 계산되고, 그 세금이 어디로 가서 얼마나 쓰이는지 위와 같이 공개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정부가 세금 내역을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영국처럼 공개가 되는 것이 맞다. 세금을 걷으면서 그 돈이 얼마나 어디에 쓰이는지 공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치 동네 불량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세금을 어디에다 쓸지 공개를 하지 않고 걷어간다면 그것은 불량배가 아무 이유 없이 동네 아이들에게 돈을 빼앗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선진국일수록 돈의 흐름이 투명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각종 횡령, 이권 다툼, 비자금 등의 후진국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이 빈번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당장 정부는 세금 사용 내역을 공개해야

 

국민들은 국가의 주인이다. , 국민들은 주인으로서 한 나라의 대표자를 뽑고 그들이 국가를 잘 운영하도록 세금을 낸다. 그 세금을 받고 대표자가 대리자로서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낸 세금의 용도를 전혀 알 수가 없으니 주인으로서 답답하기만 하다. 그리고, 종종 4대강 사업으로 22조의 세금이 낭비될 것이라는 뉴스가 들리고, 무기 수입을 할 때 각종 이권으로 비싸게 주고 무기를 산다는 뉴스도 들린다. 당연히, 국민들은 주인으로서 답답함을 넘어 화까지 나는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하루빨리 세금 내역을 국민들이 손쉽게 볼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영국처럼 인터넷을 통해 해도 좋고, 이렇게 공개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최소한 자신이 살고 있는 동사무소에 가서 개인적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주인은 대통령, 국회의원 등 지금의 대리자들을 믿을 수 없다. 사실, 국가 운영을 하는 대리자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자신이 낸 돈이 얼마나 어디로 가는지 알고자 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에 속한다. 즉, 각종 교환, 거래 등으로 돈을 누군가에 건네줄 때 그 용도를 정확히 알고 있듯이, 우리가 내는 세금의 용도를 알아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권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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