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복권은 그 당첨금이 지불되지 않을 가능성 존재
연금 복권은 국민들의 불확실한 미래를 연금처럼 대비하라고 만들어졌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연금 복권이 매달 지불될 지부터가 의문이다. 즉, 사람들은 연금 복권에 당첨되어 매달 꾸준히 돈을 받아 연금 형식으로 쓰길 원하지만, 나는 지금 연금 복권 당첨금이 제 때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여기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연금 복권 당첨은 20년동안 매달
500만원씩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오랜 기간 동안 어떠한 사건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가령, 그 20년 사이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고, 우리 나라 정부가 파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쩌면, 정치인들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연금 복권을 관장하는 법안이 바뀌어 당첨금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 이렇듯, 20년 사이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그런 일이 발생하여 정부가
자의든 타의든 연금 복권 당첨금을 지불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말하는 블랙스완적인 그런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극단적으로
예외적이고 알려지지 않아 발생가능성에 대한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금융 위기, 전쟁 등 우리 사회에
종종 일어나는 현실 같은 것이다.
따라서, 연금 복권이 당첨자에게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라고 하지만, 정작 연금 복권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로또는 다르다. 로또는 당첨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기만 하면, 당장 농협에 찾아가서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불확실성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차로 인해 태생적으로 불확실적인 연금 복권과 확실한 로또, 과연 어떤 것이 더 좋을까?
사람은 미래의 안정성보다 현재의 소비를 원해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 10억을 주는 것과 10년동안 매년 1억씩 주는 것과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는지 물어보면, 그 결과는 뻔하다. 물론,
100%는 아니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 당장
10억을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못 믿겠다면, 어느 게시판에라도
올려 댓글 반응을 살펴도 좋다)
즉, 사람들은 미래의 안정성보다 현재 돈을 가지고 소비(혹은 투자)하길 좋아한다는
것이다. 복권도 마찬가지다. 연금으로 매달 500만원 (세금 후 390만원)을 20년 동안 받는 것보다 12억을
지금 바로 받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는
비합리적인 사람들이 거액의 로또 당첨금을 순식간에 탕진한다는 핑계로 연금
복권을 만들었다. 그런데, 비합리적인 것은 로또 당첨자가
아닌 바로 정부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연금 복권과 로또에 순현재가치법을
적용해 분석해 보자. 지금 우리 나라 연금 복권이 당첨자에게 매달
500만원씩 20년 동안 총 12억을 지급하기에, 로또 당첨금도 12억으로 같은 금액을 적용하고, 당첨자가 각각 1명씩이며, 세금도
없다고 가정해보면, 그 계산 방법은 아래와 같다.
왼쪽 C는 1등 로또 당첨자가 받는 12억이고, 오른쪽은 연금 복권 당첨금 지급을 Y(500만원으로 일정)로 해서 계산한 것이다. (r은 이자율) 하지만, 위 식을 자세히 계산할 필요 없이 당연히 로또 당첨자의 당첨금이 훨씬 클 수 밖에 없다. 아래 식과 같이 등호가 로또 당첨금이 더 크다는 부등호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되면 한번 계산해 보면 좋다. 정확한 계산 결과는 여기서[링크] 볼 수 있다.)
즉, 로또 당첨금의 가치가 더 크기에 사람들이 연금 복권보다 로또를 원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정부는 로또 당첨자들이 당첨금을 원하는 것을 비합리적으로 몰아세우지만, 경제적으로 본다면 로또 당첨금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며, 이것을 비합리적으로 몰아세우는 정부가 오히려 비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거액의 로또 당첨금을 순식간에 탕진한다는 말도 당첨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가장 합리적으로 쓰였을 수도 있고, 탕진한다는 것 자체가 일부 당첨자에게만 해당될 뿐이지 모두가 그런 것도 아니기에 근거 자체도 빈약하다고 할 수 있다.
연금 복권 당첨금은 당첨금이 아닌 그저 생활 보조금?
위에서 금액으로 비교했으니, 이번에는 로또에 당첨된 사람과 연금 복권에
당첨된 사람의 기쁨 즉, 행복의 정도를 비교해 보자. 먼저, 로또 당첨은 그야말로 꿈이다. 로또 당첨이 되면, 집 한채를 사고, 멋진 자동차도 한 대 뽑으며, 당장 회사에 사표부터 던질 기분 좋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연금 복권에 당첨된 사람은 그런 꿈을 꿀 수가 없다. 즉, 연금 복권 자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로또가 아닌 그저 불황 심리에 나온 반짝 상품인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정부는 이런 상품을 내놓기
전에 먼저 우리 생활경제 수준을 개선시키려고 노력했어야 했다. 이런 현실이라면, 연금 복권은 당첨금이 아니라 차라리 생활 보조금이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리기 때문이다. 한번 이렇게 생각해보자. 연금 복권 당첨금은 500만원이지만 세금을 제하고 나면 20년 동안 매달 390만원이 지급되는데, 지금 우리 나라 상황은 매일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즉, 당첨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금부터 매달 5%의 물가를 고려한다면, 20년 즈음에 390만원의 가치는 143만원 정도로 감소한다. 말 그대로, 복권 당첨금이 아닌 그저 생활 보조금 수준인 것이다.
아직도 연금 복권이 로또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또 생각해보자. 정부는 매주 연금 복권과 로또의 판매금에서 각각 당첨금을 충당한다. 하지만, 로또는 총 판매금의 25% 정도를 바로 1등 당첨금으로 돌려주지만, 연금 복권에 당첨되는 사람에게는 판매금의
이자 정도만 매달 주고 있다. 똑같이 당첨되었는데, 연금
복권은 매주 63억의 판매금 (연금복권이 매진된다는 말은 매주 630만장이 팔린다는 의미다) 중 다음달 1000만원 (1등 당첨자 2명) 즉, 판매금액의 0.16%만 지급하는 셈이다. 그런데, 63억을 은행에만 넣어둔다면, 이자만 매달 2600만원(이자율 5% 가정)을 지급한다. 한 달에 4번씩 63억의 연금 복권이 판매되니까 산술적으로 이자만 1억4백만원(2600×4)이란 계산이 나온다. 즉, 정부는 연금 복권을 판매하여 매진되면 가만히 있어도 매달 9천4백만원 (1억4백만원-1000만원)을
버는 셈이다. 어쩌면, 정부가 연금 복권을 만든 진짜 이유가 이것 아닐까.
만약 정부에 소득세, 양도세, 부가가치세
등의 세금을 내는 것도 모자라 연금복권으로 국가 세수 확보에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라면, 굳이 연금 복권을
구매하는 것을 말리지 않겠다. 하지만, 만약 연금 복권을
사는 것이 자신의 노후를 걱정해서라면, 우선 자신이 지금 하는 일 혹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먼저이며, 그 다음 굳이 복권을 사고 싶다면 연금 복권이 아닌 로또를 사는 편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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