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보통 새벽 5시 정도에 일어나는데, 주말을 맞아 9시까지 자려고 침대에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달콤한 아침 잠도 잠시, 8시 정도에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아래층인지 윗층인지 혹은 옆인지 모르지만, 아침부터 큰 소리로 싸우는 소리였다. 베란다로 나가 고개를 내밀어 보니 나처럼 뭔 일인가 둘러보러 고개를 내민 사람도 있었다. 그만큼 그 소리는 아주 컸고, 덕분에 나는 본의 아니게 윗집 아주머니랑 베란다를 통해 서로 아침 인사를 하는 웃지 못할 광경도 연출했다.
아직도 왜 아침부터 싸웠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나는 그 소음으로 주말의 달콤한 늦잠이 확 날아갔다는 사실이다. 이런 일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파트에서는 층간 소음이 큰 문제가 된다. 간혹 위층에서 아이들이 뛰어놀 때면 아래층에서는 진동이 느껴질 정도고, 옆에서 노래를 크게 틀어 놓으면 무슨 노래인지 제목까지 알아 맞출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아파트에서 살면 남을 배려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이럴 경우 우리는 결국 소음 공해를 안고 사는 것과 같게 된다.
층간 소음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여름 날에는 창문을 열고 있는
날이 많은데, 아래층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그 연기가 바로 윗층으로 흘러 들어간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도 아래층 사람들 때문에 간접흡연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말 못할 영아까지 있다면 낮잠을 자면서도 담배 연기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임산부도 담배의 악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담배를 집 안에서 편하게 피우는 것은 좋은데, 결국 담배를 피우는 행위는 다른 아파트 주민, 특히 윗층 사람들에
원치 않는 독가스를 내뿜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담배 피울 자유는 줄 수 있지만, 그 자유가 다른 사람의 자유(독가스를 마시지 않을 자유)를 침해하기에 여기서도 배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투척 문제도 들 수 있다. 며칠 전부터 우리 아파트 입구와 엘리베이터 안에는 사진 하나가 붙어 있다. 누가 아파트에서 음식물을 던져서 1층 사는 사람 화단에 떨어진 것을 1층에 사는 사람이 찍어 놓은 것이다. 아주 적나라하게 찍은 그 사진은 지금도 나를 안타깝게 한다. 만약 그 음식물에 지나가는 행인이 맞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꼬마 아이들이 뭣도 모르고 그랬다고 하더라도 노인분들이 맞을 경우 심하면 목숨까지 위험할 수도 있는데 그냥 장난으로 넘길 수 있을까.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부대끼며 같이 살아간다는 말이다. 그만큼 남을 위해 배려하려는 마음이 없다면 같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파트 건설 속도에 비해 사람들의 배려 의식 혹은 아파트 주민 의식은 그에 맞게 따라가지 못한 느낌이다. 흔히들 하는 말로 경제는 발전되었는데 우리 나라는 아직 선진국과 비교해서 멀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파트에 살면 솔직히 단독주택보다 편한 것이 많다. 하지만, 누구와 함께 살고 있느냐에 따라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 배려하는 마음이 하나도 없는 그런 아파트에 산다면, 누구라도 불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모두 편하게 살려면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하는데, 전혀 괜찮지 않다.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가 함께 서로를 위하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살면 그것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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