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는 베스트셀러가 있다. 가장 많이 팔린 책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나는 베스트셀러를 볼 때마다 항상 의문이다. 왜 서점은 베스트셀러라는 코너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위치시키는 것일까. 그리고, 왜 사람들은 베스트셀러 책에 그토록 열광할까. 이번 포스팅은 사람들은 잘 모르는 서점 베스트셀러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꼭 가장 많이 팔린 책을 읽어야 하나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 외양은 물론 정신 생각도 다르다. 그런데, 베스트셀러는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팔린 책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과 똑같지 않은데, 다른 사람들이 산 책을 내가 사야할 이유는 없다. 그 사람이 필요한 책이 나에게는 필요하지 않고, 당연히 내가 필요한 책이 다른 사람에게 필요 없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서점에 갈 때마다 베스트셀러 코너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우선, 어떤 책을 사고자 하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가는 것도 있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그 책이 내게 꼭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 방에 책 중 베스트셀러는 찾아보기 힘들다. 어느 누구도 똑같은 사람은 없다. 그런데, 꼭 베스트셀러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봤으니 다른 사람들도 봐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만 같다.
베스트셀러 집계의 오류
베스트셀러는 보통 일주일간의 판매 집계를 가지고 계산한다고 한다. 가령, 이주의 베스트셀러는 지난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많이 팔린 책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베스트셀러 집계의 오류가 숨겨져 있다.
바로, 지난주에 잘 팔렸다고 해서 이번주에 잘 팔린다는 보장이 없고 팔려야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주식투자와 같다. 주식이 오늘 아무리 많이 올랐다고 해서, 내일까지 오른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즉, 서점이 말하는 ‘이주의 베스트셀러’는 엄밀히 따지면 과거의 일이다. 그런데, 서점은 지난주에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이번주에도 많이 팔리도록 계산대와 가까운 곳 등에 배치하며 판매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베스트셀러는 서점의 광고전략
사람들은 대중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음악도 대중성이 중요하고, 영화도 마찬가지다. 책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고 광고를 하게 되면, 서점에 온 소비자들은 그 책을 한번이라도 더 들쳐보게 된다. 이것은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집단 동조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말이 어렵다면 공원의 비둘기를 상상하면 된다.
공원에 과자나 새 모이를 주는 사람이 나타나면 비둘기는 어디선가 한 마리씩 한 마리씩 날아오기 시작한다. 처음 모이를 주는 사람을 발견한 비둘기가 먼저 오고 이후 한 마리씩 날아 오는 것이다. 그러다, 이 모습을 본 공원 주변의 모든 비둘기가 떼로 날아와 그 사람 주변에 자리를 잡는다. 비둘기 한 마리를 신호로 모든 비둘기가 모이를 먹기 시작하는 것이다.
베스트셀러도 마찬가지다. 먼저, 베스트셀러가 되기 전에 어느 누군가가 책을 본다. 책의 인기가 높아져 많이 팔리게 된다. 많이 팔리게 된 소식을 듣게 된 다른 사람들 역시 어떤 책인지 궁금해 베스트셀러를 짚는다. 만약 어떤 내용인지 확인할 시간이 없는 바쁜 현대인들은 그저 책의 제목과 그것이 베스트셀러인지 확인만 하고 구매하기도 한다.
이렇게 잘 팔리게 하는 방안이 된다는데서 베스트셀러는 마케팅 전략일 수 밖에 없다. 베스트셀러는 이미 많이 팔린 책들을 광고함으로써 아직 이 책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 책에 대한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그리고, 베스트셀러는 서점의 유일한 마케팅 전략이며 아주 효과가 좋은 방법이다. 서점은 TV나 신문 광고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시간당 매출 혹은 면적당 매출을 중요시 여기는 서점은 베스트셀러가 많으면 많을수록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베스트셀러, 조작 가능성 있어
베스트셀러가 광고 효과가 뛰어나다고 할 때, 이를 조작하려는 부류가 꼭 있다. 더 많은 책을 팔기 위해 꼼수를 쓰는 것이다.
위에서 베스트셀러는 서점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했다. 한 마디로 말하면, 광고라는 뜻이다. 광고의 속성은 사람들의 마음에 일종의 감화를 일으켜 물건을 사겠금 유도한다. 하지만, 만약 광고에 사람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매출을 급격히 늘리기 위해, 판매자들은 특정 책을 베스트셀러로 올려 놓을 수 있다.
실제로, 베스트셀러의 조작은 아주 은밀히 진행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서점의 베스트셀러를 광고라고 보지 않아 신경조차 쓰고 있지 않지만, 베스트셀러의 조작은 너무나 쉽게 가능하기에 더 위험하다.
가령, 출판사가 하나의 책을 출판했고, 서점은 그 책을 출판사로부터 받아 전시하여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자. 베스트셀러의 조작은 출판사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즉, 서점에 있는 책을 다시 출판사가 되사고, 그 책을 다시 서점에 파는 방식으로 말이다. 물론, 출판사는 책을 되살때마다 서점이 책을 팔 때 남기는 마진만큼 손실을 보게 된다.
하지만, 만약 출판사가 이 책을 많이 사서 그 책을 베스트셀러로 올려놓는다면, 그 손실을 메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베스트셀러라고 하며 판매 호전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잔 머리를 더 굴리는 출판사가 있다면, 베스트셀러 조작 방법은 이것보다 더 다양하고 은밀히 진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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